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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가수 크리스탈 만큼 빛나는 '애비규환'의 배우 정수정

[人더컬처] 독립영화광...아토(ATO)제작 '애비규환'에서 임신 5개월차 대학생 역할 열연
"배우로서 가수로서 언제나 열려있다.영화로 더욱 많은 관객 만나고파"

입력 2020-11-09 18:00 | 신문게재 2020-11-1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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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애비규환’으로 첫 스크린 도전한 배우 정수정.(사진제공=에이치앤드)

 

“에프엑스 크리스탈이 임산부 역할? ‘왜 안해? 뭐가 어때서?’ 그랬죠.”  

도도하고 차가울 거라 생각했다. 10대 초반에 언니 제시카와 함께 국내를 대표하는 SM엔터테인먼트라는 거대한 아이돌월드에 입성하고 무대 위의 모습 또한 화려 그 자체였다. 

 

오는 12일 개봉을 앞둔 영화 ‘애비규환’에서 정수정이 연기하는 토일은 연하 남친과 사고(?)를 친 뒤 5개월 간 임신사실을 숨긴 인물이다. 지우라고 할 게 뻔한 부모를 피해 낙태가 불가능한 시기에 임신사실을 공개하면서 양가어른들에게 출산 후 5년 계획을 알차게 브리핑하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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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애비규환’으로 첫 스크린 도전한 배우 정수정.(사진제공=에이치앤드)

“주변에서 말리기도 하고 많이 놀라서 개인적으로 의외였어요. 저는 그럴 때마다 ‘왜 하면 안돼?’라고 되물었죠.(웃음) 사실 그간 무대 위 크리스탈은 항상 화려했어요. 하지만 제가 센터를 원한 것도, 항상 예쁜 모습만 보여주려고 했던 것도 아니었어요. 평소의 저는 굉장히 털털하고 소소한 일상을 보내요. 그런 의미에서 대학생 임산부 토일이는 저와 그리 동떨어진 인물은 아니라고 봐요.” 

 

극 중 정수정이 연기하는 토일이는 낳아준 아빠와 길러준 아빠가 각각 한 명씩 있다. 

 

친부는 15년 전 헤어져 기억이 희미하고 새 아빠와는 데면데면한 사이다. 설상가상 예비아빠인 남친마저 갑자기 사라지면서(?) 토일이의 모험은 시작된다. 


누군가의 딸에서 한 아이의 엄마가 되기에 앞서 사회적으로나 생물학적으로 ‘위기’를 겪는 토일에 대해 정수정은 “자신을 우선적으로 믿고 당친 모습은 나와 70% 비슷하다”면서도 “극단적으로 5개월이나 임신을 숨길 ‘깡’은 솔직히 없다”고 웃었다.

“아무래도 엄마와 바로 상의를 했겠죠.(웃음) 솔직히 언니나 엄마도 제 첫 스크린 데뷔작이 임산부라고 했을 때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쿨해요. 의견은 나눠도 선택을 터치하지 않는 건 모녀가 비슷하달까요. 도리어 신경 쓴 건 제가 실감나게 연기해야 할 임산부로서의 자세나 행동이었어요. 그것도 촬영용 복대를 차니 자연스럽게 나오더라고요.”

배의 무게로 다리를 오무리지 못하고 자세가 구부정해지는 경험은 스물 일곱 정수정에게도 ‘신세계’였다. 평소 독립영화의 기발함을 즐기고 영화사 아토(ATO)의 작품을 챙겨 볼 정도로 영화광인 그였기에 ‘애비규환’ 시나리오를 받아 들었을 때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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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일 개봉하는 영화 ‘애비규환’.(사진제공=리틀빅픽쳐스)

 

“우리 영화를 만든 회사가 ‘우리들’ ‘소공녀’를 만들었다는 걸 알아서 더욱 믿음이 가기도 했어요. 좋은 작품이 나올 거란 확신이요. 게다가 ‘기생충’의 장혜진 선배님이 엄마로 나온다는데 얼마나 기대가 되던지. 새아빠 역할의 최덕문 선배님은 저를 부를 때마다 ‘세젤예(세상에서 제일 예쁜)’를 붙여주셨어요. 두달을 촬영했는데 2주 밖에 안 지난 것처럼 꿈같이 흘러갔어요. 무엇보다 배우 정수정으로 성장하는 현장이었습니다.”

 

제목인 ‘애비규환’은 비참한 지경에 빠져 울부짖는다는 뜻의 ‘아비규환’에서 파생된 단어다. 영화 속에서 새아빠의 직업은 한문 선생, 서로 다른 사자성어를 읊으며 어색했던 부녀는 ‘부모가 된다는 것’에 대한 공통점으로 진정한 가족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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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애비규환’으로 첫 스크린 도전한 배우 정수정.(사진제공=에이치앤드)

 

“상황은 달라도 어딘가에 토일이란 캐릭터가 있을 거란 생각으로 연기에 임했습니다. 배우와 가수의 차이요? 뭐가 됐든 올인한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없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감독님이 저랑 두살 차이인데 참 공통점이 많아요. 좋아하는 감독, 드라마, 음악이 많이 겹치더라고요. 포지션은 달랐지만 좋은 친구가 생겼다는 점에서 ‘애비규환’은 남다른 작품으로 남을 것 같아요.”

 

20대 후반의 최하나 감독과는 정작 이혼 가정과 혼전 임신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어떻게 토일이란 캐릭터를 안 미워 보이는 당돌한 여자아이로 만들까’에 대해 수많은 밤을 지새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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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애비규환’으로 첫 스크린 도전한 배우 정수정.(사진제공=에이치앤드)

토요일과 일요일을 거쳐 태어나 이름이 토일인 이 캐릭터는 일요일과 월요일의 진통을 겪은 아이에게 일월이란 이름을 지어주며 영화적 재미를 더한다.

 

“자라고 보니 언니와 같은 길을 가고 있다는 게 큰 힘이 되더라고요. 서로 지지는 하는데 큰 관심을 갖지 않는 게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그만큼 잘 할거란 믿음이 강해요. 어렸을 때부터 언니와 엄마가 사는 방식이 멋있었고 지금도 그 생각엔 변함이 없어요. 다만 저에게 얼음공주라고 하는 부분에 있어서 언니가 ‘네가 공주면 나는 여왕이야’라고 놀리는 것만 빼고요.(웃음)” 

 

현재 방송 중인 ‘써치’를 비롯해 ‘거침없이 하이킥’ ‘슬기로운 감빵생활’ ‘상속자들’ ‘플레이어’ 등 드라마에서 다양한 직업군과 캐릭터를 연기해온 정수정은 에프엑스 멤버로서도 언제나 열려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로맨틱 코미디와 사극 장르에 제가 나오면 어떨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요. 무대도 아직 포기하지 않았고요. 멤버들하고도 여전히 잘 지내고 있거든요. 너무 어린 나이에 데뷔해서인지 대중의 반응에 꽤 덤덤한 편인데 연기는 하면 할수록 궁금해져요. 저의 이런 고민이 표출될 수 있도록 열린 마음으로 작품에 임하겠습니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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