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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오달수, 미움받을 용기… 그가 대중 앞에 선 이유!

[人더컬처] 오는 25일 영화 '이웃사촌'통해 가택연금 당한 야당 총재 역할 맡아
"민낯 드러낼 용기 없어도, 찍은 영화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파"

입력 2020-11-23 18:00 | 신문게재 2020-11-24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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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웃사촌’을 통해 3년 만에 대중 앞에 선 오달수.(사진제공=씨제스)

 

“아직 맨 얼굴을 그대로 드러내는 용기는 없습니다만…”

‘천만요정’이란 별명으로 수많은 영화의 주·조연으로 활약해 온 배우 오달수. ‘암살’ ‘7번방의 선물’ ‘신과함께’까지 대한민국의 1000만 영화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영화계의 미투운동이 한창이던 지난 2017년, 오래 전 연극을 함께 했던 두 여성에 의해 과거가 공개돼 대중 앞에서 사라졌다.

25일 개봉을 앞둔 ‘이웃사촌’은 그 즈음 촬영을 마치고 개봉일을 조율하던 상황이었지만 주연 배우 논란으로 무기한 개봉이 늦춰졌다. 긴 시간 경찰의 취조와 사건 조사 결과 무혐의로 처리됐지만 고향인 부산과 형님이 살고 있는 거제도에 칩거한 지 3년. 영화 개봉과 함께 취재진 앞에 선 그의 심정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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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웃사촌’을 통해 3년 만에 대중 앞에 선 오달수.(사진제공=씨제스)

“작품에 대한 책임감으로 언론 홍보에 나서지만 아직 무대 인사나 일반시사회에 나서는 것은 솔직히 용기가 안납니다. 맨 얼굴을 드러내는 것에 대해선 자중하려고 하지만 이렇게나마 작품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어서 숨통은 트이네요.”

 

‘이웃사촌’에서 그가 맡은 역할은 1980년대 야당총재다. 서슬퍼런 정권에 의해 가택에 감금된 채 민주화 운동의 불쏘시개 역할을 철저히 차단 당한다. 

 

자연스럽게 자택 격리되는 불운을 격고도 대통령에 오른 김영삼과 김대중 대통령이 연상되는 부분이다.

 

“저에 의해 본의 아니게(?) 작품이 만져지는 시간이 길어져서 인지 일단 시나리오보다 영화가 잘 나온 것 같아요. 처음에는 여러 번 고사했습니다. ‘7번 방의 선물’ 이환경 감독이 직접 써온 시나리오는 이상하게 한번에 읽히지를 않았어요. 중간에 너무 울컥한 부분이 많거든요.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해야 해서 그 핑계를 댔죠.”

 

경상도에서 나고 자란 그는 자신의 억양을 핑계대고 극중 대권주자이자 민주화 운동의 씨앗인 의식 캐릭터를 거절했다. 당시 충무로에는 영화의 감초 역할을 더하고 웃음을 유발하는 모든 시나리오가 오달수에게 갈 정도였다. 

 

기발하고 다양함을 지닌 1990년대 한국영화의 시대가 지나고 흔히 ‘되는 영화’만 투자되는 영화계 보릿고개를 지나가는 시기였다. 그렇기에 진중한 역할인데가 영화의 주연이기도 한 ‘이웃사촌’의 러브콜은 그에게 로또에 가까웠다. 하지만 쉽게 출연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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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웃사촌’을 통해 3년 만에 대중 앞에 선 오달수.(사진제공=씨제스)

 

그는 “전라도 사투리를 연기적으로 잘 소화한다고 해서 조금이라도 영화의 진정성이 어긋나는 상황은 용납할 수 없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결론적으로 극 중 인물이 경험하는 타의에 의한 창살 없는 감옥을 미투운동으로 인해 실제로 겪게된 그의 표정에는 만감이 교차하는 듯 했다.

 

“당시의 연기적인 접근은 가족과 함께 있어도 외로운 사람이었어요. 그가 항상 꿈꾸고 이루고자 하는 사회를 차단 당한 상황이니까요. 누군가 화장실 소리까지 도청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견디는 걸 보면 참 강단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현실의 저 역시 가족의 힘으로 버티기도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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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의 ‘괴물’ 목소리 연기로 출연했던 그는 “쉬는 동안 ‘기생충’의 화제성과 작품성은 당연히 실감했다”면서 “개인적으로 ‘찬실이는 복도 많지’의 강말금이 보여준 연기는 정말 최고라고 본다.그런 영화를 보고, 큰 위안을 얻었다”고 강조했다.(사진제공=씨제스)

 

오달수는 ‘이웃사촌’을 영화적으로 봐주길 바랐다. 상황적으로 개인 오달수와는 다른 ‘차단’을 당한 이에게 대중의 시선이 겹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대화 내내 내비쳤다.

 

“제가 87학번이에요. ‘이웃사촌’은 제가 부산에서 실제 6.10 항쟁 때 3일간 구류를 살았던 경험이 녹아있어요. 당시 언론은 폭력을 행사한 사람을 잡아갔다고 했지만 전혀 무관한 사람들이 대거 가둬졌죠. 그때의 부조리함을 몸소 겪고 거리로 나갔던 제가 연기로나마 이 역할을 한다고 했을 때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당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민주화를 외치며 거리로 나갔던 ‘청년 오달수’는 경찰에 의해 닭장(당시범인을 호송하던 차량)에 갇혀 부산 전역의 경찰서를 전전했다. 어린 아이부터 길거리 아줌마, 장애인까지 무작위로 잡아가던 시기였다. 

 

쌀 한톨 없는 꽁보리밥에 단무지 한개로 3일을 버티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이게 나라냐?’는 생각에 한동안 우울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 같은) 이런 시대가 반드시 올 거란 생각엔 조금의 의심도 없었다”면서 “영화적이나마 그런 비극의 시대가 실존했다는 사실을 관객들이 다시금 상기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아직 차기작은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저로 인해 묵힌 영화들이 개봉한다면 신작을 찍는 재미 이상으로 저에겐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칩거하면서 본 영화로는 ‘기생충’이 있고 최근에는 강말금이라는 대단한 배우를 발견한 ‘찬실이도 복도 많지’를 봤어요. 근래 본 영화 중 정말 최고더군요. 그런 작품들을 보며 더욱 연기를 하고 싶었고 깨달았습니다. 제가 있을 곳은 바로 ‘여기’라는 것을요.”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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