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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농어촌 빈집 숙박업’ 허용… 빈집 재테크 길 열리나

빈집 살려 민박집으로… 마을 흉물이 '비즈니스' 된다

입력 2020-11-24 07:10 | 신문게재 2020-11-24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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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농어촌의 빈집을 고쳐 숙박업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갈등을 겪던 기존 민박업계와 신규 업계가 정부 중재로 지난 6월 ‘한걸음 모델’이라는 이름으로 타협한 덕분이다. 이번 조치는 고향집을 방치해 온 타지의 5060 세대 빈집 주인들에게 ‘빈집 재테크’ 가능성을 열어주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지자체들도 앞다퉈 신청을 받는 등 동참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사업 성공 가능성은 미지수다. 시골 ‘빈 집’이 과연 수익사업화 대상이 될 수 있을 지 현실적 회의론이 적지 않다. ‘숙박’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한 보다 면밀한 대책이 요구된다.



◇ ‘규제 샌드박스’ 시범사업으로 한 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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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 빈집 숙박업은 2년 한시적으로 규제샌드박스 실증 특례 시범사업으로 추진된다. ‘빈집 및 소규모주택정비에 관한 특례법(빈집법)’에서 규정하는 ‘빈집’이란 ‘지자체장 확인 후 1년 이상 거주나 사용이 없는 주택이다. 정부는 연면적 230㎡ 미만 단독주택을 대상으로 광역자치단체별로 1곳씩 5개 기초자치단체에 총 50채 이내로 먼저 진행키로 했다. 영업일수는 300일 이내로 제한했다.

사업자는 농어촌정비법에 따른 농어촌민박 서비스·안전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상생을 위해 마을기금을 적립하고 소음 환경 문제 등은 인근 거주자들과 협의를 거쳐야 한다. 안전 문제가 발생하면 영업정지 조치를 감내해야 한다. 정부는 리모델링 및 건축 비용으로 4억5000만원을 우선 책정했다. 철거 명령을 따르지 않는 빈집 소유주에는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빈집등록제 도입도 추진된다.



정부 조사에 따르면 전국에 빈집은 10만 9000호 정도다. 한국감정원에서 전기와 상수도 사용량 등을 조사해 1년 이상 방치된 집이라고 판단한 규모다. 통계청 기준으로는 142만호에 이른다. 미분양 주택과 1년 이내 미거주·미사용 등 일시적 빈집까지 포함한 경우다.

참고로 도심지역도 사업 대상이 된다. 국토교통부가 도시재생 뉴딜사업 차원에서 ‘빈집 특화재생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서울 서대문구와 경기 동두천시, 인천 동구, 전북 전주시, 경남 사천시 등 5곳이 이미 시범사업 대상지도 선정됐다. 슬럼화가 우려되는 빈집 밀집 지역에 생활SOC 등이 반영된 복합건축물이나 공공임대주택 등을 지어 주거환경을 대폭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 지자체마다 빈집 철거 및 매입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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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지자체들이 빈집 철거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하지만 빈집 상당수가 외진 곳에 위치한 폐가들이 많아 정부가 기대하는 대로 수익성까지 잡으려면 보다 면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도시의 경우 내년에, 농어촌은 2022년까지 빈집 실태 조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이를 토대로 지자체가 빈집 정비 계획을 세워 추진하면 지자체 빈집이나 토지를 정부가 LH를 통해 우선 매입해 ‘빈집 비축사업’을 병행하는 방식이다. 농어촌 빈집에 살지 않더라도 숙박업으로 활용 가능한 사업 모델을 올해 안으로 개발하고, 빈집상담원 제도를 2022년까지 도입해 지원도 한다.

농어촌 빈집사업은 ‘다자요’라는 스타트업이 처음 시작했다. 2017년에 크라우드펀딩을 받아 나름 성공적으로 사업을 이끌었다. 하지만 ‘농어촌 민박 숙박업은 해당 주택에 거주하는 농어민만 할 수 있다’는 현행법에 발목이 잡혔다. 그러다 9월에 ‘규제 샌드박스 실증 특례’를 통해 농어촌 빈집 개발 프로젝트가 시범 사업으로 확정되면서 다시 사업 기회를 갖게 됐다.

5개 지자체로 제한되자 빈집 문제로 골머리를 앓던 지자체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은 고무적이다. 강원도는 빈집정비계획을 세워 빈집 철거사업을 진행 중이다. 농어촌정비법 관련 조항에 따라 동당 150㎡를 기준으로 정비하되, 소요 비용의 최대 20%를 주인이 부담케 했다.

홍성군은 가구 당 500만 원 범위에서 철거를 지원하고, 초과 사업비는 자부담 원칙이다. 주요 도로변 가시권 빈집이 1순위 대상이다. 홍천군은 군비를 100% 들여 직영철거한다. 주요 도로변이나 각종 국내·외 행사장(동계올림픽 등), 관광지 주변 및 접근 도로변 지역 주택을 1순위로 했다. 경남 의령군, 남해군 등 많은 지자체들은 지붕이 슬레이트냐 일반이냐에 따라 50만원에서 최대 336만원을 지원한다.

 


◇ 현장감 있는 추가 지원대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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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법’ 상 정비사업의 대상인 144곳 도시지역 시·구 가운데 지난 6월말 현재 빈집 실태조사를 완료한 지자체는 79곳으로 55%에도 약간 못 미친다. 빈집 정비계획 수립을 끝낸 지자체는 16곳으로 11% 수준이다. 아직 수익사업화까지는 한참 멀었다는 얘기다.


정작 집 주인에 대한 매력적인 유인책이 부족하다는 것도 문제다. 정부는 철거 비용 지원 외에, 빈집을 공익사업 시행자에게 팔면 양도세를 10% 포인트 줄여줄 방침이라고 한다. 세금을 이 정도 낮춰준다고 시골집을 팔 유인책이 될 지 의문이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농어촌 빈집의 상당수가 외진 곳에 거의 폐허 수준으로 방치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시골집을 리모델링해 숙박사업을 하려면 최소한 근접성과 볼 거리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집이 많지 않다.

농어촌 귀향·귀농을 돕는 박인호 전원칼럼니스트는 “현재 정부 안대로라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단언한다. “시골에는 넘치는 게 빈집인데 대부분 외진 곳인데다 폐가 수준도 많다”며 “그런 수요가 있었다면 이미 뭐라도 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정부사업의 방향성에 대한 재검토를 주문한다. 단순히 귀농·귀촌 공간을 무료 또는 싸게 공급해 준다고 해도 현지에 ‘일’이 없으면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관광이든 무엇이든 지역 경제기반부터 마련되어야 이 사업도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지, 자칫 지금도 넘쳐나는 단순 농어촌 체험 시설과 충돌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번에 한걸음 모델로 함께 논의됐던 ‘산림관광’이라든가 ‘도심 공유 숙박’ 같은 사업이 배제되었다는 점이 이런 우려를 뒷받침한다. ‘타다’ 논란에서 보았듯이 확실한 법 개정 없이 지금처럼 특례 사업으로 추진되는 한 중장기 사업 전망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현장과 동떨어진 탁상 행정, 시장원리를 도외시한 차별성 없는 정책은 아닌지 정부와 지자체는 지금이라도 사업성 검토를 다시하고, 사업 참여자들에게 이익이 갈 수 있는 현실성 있는 지원책과 추진 전략을 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조진래·채훈식 기자 jjr201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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