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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소재·부품 대일 무역수지 적자 아직도 크다

입력 2020-11-26 14:08 | 신문게재 2020-11-2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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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 무역수지 흑자’, ‘대일 무역수지 적자’는 우리 무역구조를 설명해주는 수식어처럼 쓰였다. 수출 위주 경제를 지탱하기 위해 일본산 소재와 부품을 사용은 거의 필연처럼 보였다. 일본의 수출규제가 모든 것을 바꿔놓은 듯 했지만 무역수지 적자는 그 이전으로 서서히 회귀하고 있다. 자동차 수입 증가 영향도 크지만 무역수지 적자 60% 이상이 소재·부품에서 나온다. 대한상공회의소 통상 포럼에서 지적된 대로 수출규제 3대 품목마저 흔들린다. 불화수소(플루오린화수소)를 제외하면 일본 수입의존도가 여전히 높다. 

 

수출규제 이후 지난 1년 4개월은 기술자립과 구조 고도화에 충분한 시간은 아니었다. 소부장 2.0 전략이나 제조업 K-스탠더드 등을 통해 소재·부품·장비 산업에 공을 들였고 성과도 냈다. 다만 고질적인 대일 적자를 줄이기엔 부족했다. 이제 극일(克日)을 넘어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소재·부품 제조업이 강한 국가가 위기에 흔들리지 않는다. 일본이나 독일을 봐도 알 수 있는 일이다. 제조업 밸류체인(가치사슬)을 목표로 소재와 부품, 장비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체 현황을 보면 우리 나름의 강점은 많다. 규모로 볼 때 세계 6위 부품·소재 공급기지라는 평을 받기도 한다. 그런데 핵심 소재가 문제였다. 우리 심장부를 겨냥한 일본이 아니라도 핵심 소재와 장비의 국산화율을 높이지 않고는 반도체·디스플레이 강국 입지를 지키기 어려워진다. 일본은 세계 반도체 장비 톱 10에 들어간 기업이 4곳이나 된다. 부가가치가 큰 공정 장비와 핵심 부품 시장을 우리가 장악해 나가야 한다. 이는 자동차 등 다른 분야에서 똑같이 적용된다. 자동차 부품·소재도 일본과 미국, 독일이 전체의 65%를 차지한다. 우리는 중국에 밀려 5위로 내려앉았다. 부품·소재 강국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만 국한된 사안은 아니다. 

 

치졸한 수출규제를 단행한 일본이지만 배울 점은 있다. 특히 상호보완적으로 부품소재 산업을 지원하는 내각 시스템이다. 소부장 경쟁력강화위원회가 구조재료 연구와 산업을 지원하는 일본을 뛰어넘어야 한다. 

 

그렇다고 일본에만 집중해서는 안 된다. 중국도 우리 소재·부품 산업을 압박하고 있다.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로 번질 수도 있는 상황에 대비해야 할 정도다. 이를 위해서도 대한상의 포럼에서도 제기된 비민감 전략물자나 다른 기초소재로 전선을 넓히지 않도록 관리해야 할 것이다. 일본과는 외교·통상 정상화 노력을 병행하면서 부품·소재 제조강국으로 도약할 시간을 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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