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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배우의 눈을 보고 싶다!

입력 2020-11-29 13:28 | 신문게재 2020-11-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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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승 문화부 차장

배우들을 만나 인터뷰를 한 게 까마득한 일이 돼버렸다. 여기서의 인터뷰는 ‘일대일’을 말한다. 인터넷 매체의 범람과 더불어 취재 영역이 모호해진 최근 10년 간 가장 많이 변한 분위기는 취재 현장이다.

 

이전의 배우당 인터뷰 시간은 기본 3시간. 배우들마다 의상을 갈아 입고 헤어 스타일을 바꾸는 시간이 주어졌다. 2시 타임에 A매체와 긴 웨이브에 치마를 입었다면 4시에는 바지 정장과 질끈 묽은 매니시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게 기본 매너였다. 


잘 나가는 배우일 수록 호텔이나 경치 좋은 카페를 빌려 하루에 몰아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나마 1시간에 한 매체, 기자의 질문 난이도와 취재에 따라 여러 상황이 맞물려 다양한 기사가 나오는 게 재미였다.

하지만 시대가 달라졌다. 아침 10시 타임은 기본적으로 기사를 빠르게 써야 하는 5대 매체가 포진돼 있다. 다른 매체보다 기사를 먼저 내지 않으면 네이버 메인에 걸리지 않는 시스템에 맞추어진 특별 명령이다. 배우가 “배고팠다” 혹은 “울었다”라는 멘트 하나만 나가도 인터뷰 도중에 그 멘트만 잘라 뉴스가 도배되곤 했다.

과도기는 하나의 인터뷰 시간대에 10개 매체가 들어간 최근 몇년 간의 모양새다. 그나마 코로나19 확산 이후로는 칸막이가 세워졌고 잘 들리지 않는 뒤쪽을 배려해 마스크까지 대동되고 있다. 하지만 그마저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견고해지면서 줌 인터뷰가 대세로 자리잡았다. 

배우가 화면에 나타나면 질문이 있는 기자가 마이크를 키면 된다. 그마저도 이제는 카메라를 가리고 대화방에 질문을 올리는 분위기다. 최근 오달수는 ‘이웃사촌’ 인터뷰에서 “이런 자리를 두러워하지 않는 편이었다. 사적인 이야기도 하고 눈도 마주치며 사는 이야기를 하곤 했다. 이제는 그런 분위기는 엄무가 안난다”는 말로 간만에 복귀한 소감을 밝혔다.

아마도 지난 3년간 더욱 살벌해지고 눈맞춤을 하지 않는 취재 현장에 대한 아쉬움의 토로였으리라. 바로 앞 타임에서 말한 발언이 기사를 통해 논란이 되면 바로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 이제는 비일비재해져 버렸다. 한 배우는 “오전에 한 이야기는 그 뜻이 아니고요”라며 하소연을 하느라 초반 15분을 흘려보낸 적도 있다. 빠른 게 다가 아님을 시대가 다시금 강조하고 있다. 더 주옥같은 기사는 나오지 않겠지만 적어도 노트북 화면이 아닌 배우의 눈을 보고 인터뷰를 하고 싶다.

이희승 문화부 차장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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