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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기업 족쇄 강행하는 정부…지금은 아니다

입력 2020-12-08 13:53 | 신문게재 2020-12-0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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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명
한지운 산업IT부장

중국의 디스플레이, 반도체, 배터리 등 핵심 부품 산업의 성장은 혀를 내두를 정도다. 대형 LCD 시장은 불과 몇 년 만에 중국이 장악했다. 전기차에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 역시 중국은 지난해 157억2000만개를 생산해 글로벌 1위를 거머쥐었다.


중국은 지난 10여년간 보조금을 바탕으로 한 산업 성장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수많은 업체에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주며 빠른 성장을 유도하고, 이후 경쟁력이 낮은 업체를 대상으로 보조금을 끊어가며 1~2위 업체로의 합병을 유도한다. 보조금을 통해 성장한 업체들에게 보조금이 끊기는 것은 일종의 사형선고나 다름없다. 이들은 보조금을 바탕으로 장비를 도입하고, 한국 등에서 인력을 스카우트하고, 제품 판가를 낮춰 시장에 대응했지만, 보조금이 끊기는 순간 이 같은 프로세스는 더 이상 진행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수율이나 원자재 가격을 생각지 않고 사업을 진행해온 이들 업체는 그야말로 맨몸으로 치열한 가격 경쟁의 시장으로 내몰리는 셈이다.

소형 LCD를 생산하던 BOE나 스마트폰 배터리를 만들던 CATL은 이렇게 보조금이 끊긴 업체들의 합병을 통해 순식간에 몸집을 불렸다. 이들 기업은 전 세계 시장에서 1위 기업으로 거듭나며 성공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이것이 바로 중국의 산업 성장의 공식이다.

하지만, 중국의 이런 성공 방정식이 최근 흔들리고 있다. LCD의 경우 한국 업체들의 철수에 공급가를 올리는 등 수익 확보에 나선 상황이지만, O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부분에서는 아직 근접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 업체들은 OLED 분야에서 수많은 특허로 진입 장벽을 치고 있어 ‘LCD→OLED’로의 전환은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전기차 배터리 역시 올해 들어 한국 업체들의 약진에 중국 업체들이 주춤하는 모양새다. 유명 자동차 브랜드가 중국산 대신 한국산 배터리의 채택 비중을 높이면서 올해 들어 LG화학은 CATL을 1위에서 2위로 끌어내리고 전기차 배터리 1위에 등극했다. 3위였던 중국의 BYD도 5위로 물러섰고, 대신 삼성SDI가 4위로, SK이노베이션이 6위로 치고 올라왔다.

미·중 무역 갈등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국가 보조금 지원을 통한 폭발적인 우상향 성장이 둔화하고 있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최근 중국이 가장 역점을 두고 육성 중인 반도체는 미국의 견제로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미국의 상무부와 국방부는 중국의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인 SMIC를 블랙리스트에 올려 규제를 걸고 있다. 특히 미 국방부는 블랙리스트 기업의 주식을 사지 못하게 막아 자금줄에 제약을 가하고 있다. 지속적인 자금 투자가 필요한 반도체 사업 특성상 자금 말리기 전략은 치명타다. 결국 중국은 악화한 미·중 관계를 계기로 그간의 산업 육성 전략을 뒤바꿔야 하는 시점에 직면했다.

중국에는 악재지만, 핵심 부품 산업에서 중국의 성장에 속수무책이었던 한국으로서는 절호의 기회다. 이 기회를 살리지 못한다면 10년, 20년 후에 한국 경제는 하청업체 수준으로 전락할 수 있다.

그러나 정부의 시각은 경제 3법 강행 등, 이런 현실과는 상당한 괴리감을 보인다. 현 상황에서 정부의 역할이 족쇄를 채우고, 기업의 경영에 위험 요소를 심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다. 오히려 중국이 굴기하는 분야의 기업에 대폭적인 힘을 실어줄 때며, 특정 기업에 대한 제재도 지금은 적기가 아니다. 우리 기업의 위축은 중국을 미소 짓게 하는 결과로 돌아올 뿐이다.

한지운 산업IT부장 goguma@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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