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 거리두기를 잘 지킨다면 3단계가 능사는 아니다. 사회적으로나 산업 전반에 엄청난 파급력이 있는 봉쇄 조치(록다운)를 피해가려는 고심은 이해된다. 방역과 경제의 균형 유지도 대단히 중요하다. 문제는 정밀 방역에 숭숭 뚫린 허점들이다. 2~3월의 1차, 8월의 2차, 12월의 3차 대유행을 돌아보면 단계 설정 잘못 때문은 아니었다. 소숫점과 플러스 알파까지 동원하며 5단계로 자른 거리두기 구분이 방역 당국만의 자의적인 ‘구획’이 아니었나 자성해볼 필요가 있다. 2.5단계+α(알파) 등의 명확한 의미와 단계별 차이에 대해 국민이 헷갈린다면 효과는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
전파력이 70%까지 추정되는 변이 바이러스가 새로운 공포로 느껴지는 것은 백신 접종을 아직 시작도 못했기 때문이다. 백신과 함께 코로나19 대응의 세 축인 방역과 치료제 모두 뒤처져 있다. 유럽연합(EU) 국가도 27일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들어갔다. 인구당 확진자 규모가 OECD 국가 중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는 자기위안은 방역에 전연 도움이 안 된다. 변이 바이러스가 무섭다면 런던발 인천행 항공편만이 아니라 제3국을 경유해 입국해도 더 과감하게 대처해야 한다. 할 만한 방역조치는 다 취했다는 것은 일종의 합리화다. 3단계보다 강한 조치라는 명분에만 갇혀 있다가 설상가상의 국면을 맞지 않아야 할 것이다.
확산세를 잠재우는 것은 감소 추이를 잠재운다는 기대감이 아니다. 3단계 격상이 없어 더 악화되는 불길한 예언이 실현되어서도 안 된다. 사활을 걸고 코로나19 대응의 허점을 막는 ‘특별방역’이 돼야 할 것이다. 카페를 막으니 브런치 카페로 가고 시간 제한을 피해 9시 이전 이전에 사람이 몰리는 것과 같은 단계의 빈틈을 잘 살피기 바란다. 식당 문을 닫자 코인빨래방에서 술 마시는 시민의식까지 잡아내야 한다. 당국 대응력이 부족하면 거리두기는 간접적인 방법의 한계에 머물 것이다. 같은 2.5단계라도 지금부터는 사회적 실천력을 높이는 데 집중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