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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1가구 1주택법’ 발의 자체가 난센스다

입력 2020-12-29 16:49 | 신문게재 2020-12-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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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 또는 도덕의 깃발을 들고 입법 만능주의를 보검처럼 휘두른 사례로 기록될 만만 법안이 주거기본법 개정안의 경우다. 주거 정책의 기본 원칙에 1가구 1주택 보유를 명문화해 1가구 1주택법으로 불린다. 주택 시장 교란을 막고 보편적 주거권을 보장한다는 설명도 별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모든 국민이 쾌적한 주거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헌법 제35조 제3항)해야 할 국가의 책무와도 잘 연결이 되지 않는다. 무리수이기 때문이다. 하나의 난센스다.

개정안에 담긴 취지에는 주택 소유 구조의 불평등을 개선하려는 선의도 있다. 따라서 이것만으로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근간을 흔든다고 주장한다면 이 역시 오버센스일지 모른다. 그러나 국민의 10명 중 4명이 무주택자에 해당한다고 해서 법의 타당성을 입증한다고 본다면 이는 확대해석이다. 무주택 기간 11.2년 등 소요 기간하고도 그다지 상관이 없다. 사는 집이 투기 목적이 되고 시장을 교란하는 걸 막자는 논리를 옹호하려 해도 집값 폭등과의 인과관계가 불분명하다. 왜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는 반시장 법안의 하나에 분류되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여론도 비우호적이다. 1가구 다주택 소유를 인정하지 않는 게 아닌 기본 원칙에 대한 강조라면 그런 추상적인 법은 불필요하다. 처벌 조항 등 강제규정이 없다는 것이 법의 정당성을 담보해주지는 못한다. 오히려 탈 많은 고강도 부동산 규제 정책을 가능하게 하는 빌미로 작용할 수도 있다. 2년 전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두고 1가구 2주택 청약이 인륜을 파괴할 만큼 잘못한 거냐는 여론의 뭇매로 무산된 전례를 기억해야 한다. ‘무주택자 및 실거주자 우선 공급’도 과잉 입법으로 해석될 여지가 남는다. 정책 방향 제시냐 소유 제한이냐를 떠나 사유재산 제약으로 보는 견해도 만만찮다.

개정안은 또한 집값 문제의 난맥상을 투기 세력에 덮어씌우려 한다는 의심에서도 자유롭지 않다. 1가구 1주택 유지라는 기본 틀은 핀트가 벗어나 있다. 이것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대체입법들을 제정하거나 개정해야 할 것이다. 잘못하면 주택시장 교란이라는 부작용과 폐해가 뻔히 예견된다. 주택 정책은 규제의 실험 대상이 아니다. 다수결로, 법으로 뭐든 할 수 있다는 발상이 끊임없이 무리한 입법 독주를 재촉할 것이다. 부동산 투기를 막고 집값을 잡겠다는 의지가 넘치더라도 사유재산권과 시장경제의 선을 침범할 수는 없다. 그런 사태로 이어지는 인과의 고리는 이제라도 끊어내는 것이 타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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