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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장세속, 글로벌 기업들은 AI·빅데이터 인수전

2020년 AI·빅데이터 등 첨단기술 분야 M&A 737조원 규모

입력 2021-01-10 17:02 | 신문게재 2021-01-11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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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2020년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뉴욕증시에서 3대 지수가 최고치 행진을 이어갈 수 있었던 뒷배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대규모 유동성 공급이었다.

유동성 장세 속에 투자금은 코로나 사태에 영향을 덜 받고 ‘포스트 코로나’를 이끌 것으로 기대되는 기술주로 흘러 들어갔다.

미국의 반도체기업 엔비디아와 어드밴스드마이크로디바이스(AMD)는 높아진 주가를 활용해 주식교환 방식으로 인수합병(M&A)을 진행할 수 있었다.

글로벌 기업들은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해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분야에서 치열한 쟁탈전을 벌였다.

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시장정보제공업체 리피니티브를 인용해 2020년 AI와 빅데이터 등 기술관련 기업의 M&A 규모가 6750억 달러(약 737조1000억 원)로, 2015년(5670억 달러·약 619조원) 기록을 뛰어넘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전체 M&A 규모는 3조5800억 달러로 전년 대비 10% 가량 감소한 수준이었으나, 같은 기간 기술 분야의 M&A는 5% 늘었다.

업종별로는 첨단기술 분야가 전체 M&A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9%로, 2000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어 금융(14%), 에너지(12%), 제조업(11%), 헬스케어(8%), 부동산(8%), 기타(28%) 순으로 비중이 컸다.

특히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는 첨단기술 관련 기업을 대상으로 한 M&A가 70% 이상 증가했다. 차세대 성장분야에서 대규모 M&A가 잇따른 것이다.

AI에 필수인 반도체 분야에서 미국의 엔비디아는 지난해 9월 영국의 반도체 설계업체 암(ARM)을 최대 400억 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AMD도 경쟁사 자일링스(Xilinx) 인수 계획을 지난해 10월 밝혔다.

이 같은 M&A의 배경에는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확대되는 등 디지털화가 전 세계적으로 가속화되고 있는 것과 데이터를 둘러싼 패권 다툼 격화가 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코로나19 감염 재확산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미국을 중심으로 주식시장에는 첨단 기술 종목에 투자금의 유입이 지속됐다. 성장잠재력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의 자금이 기술주로 향했고 주가를 띄웠다. 미국의 전기차업체 테슬라는 연일 신고가를 경신했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부동의 억만장자 1위였던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창업자를 제치고 세계 최고 부자에 등극했다. 블룸버그빌리어네어인덱스에 따르면 머스크의 자산은 10일 기준 2090억 달러로 베조스(1860억 달러)를 2위로 밀어냈다. 머스크 CEO는 지난해 12월 불어난 테슬라의 시가총액을 활용해 기존 자동차업체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데이터 패권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회사 S&P글로벌은 금융정보업체 IHS마킷을 430억 달러 이상으로 인수하기로 해 지난해 최대 규모의 M&A 기록을 세웠다. 뉴욕에 본사가 있는 S&P글로벌은 신용평가 사업과 금융정보 제공, 상품 및 에너지 정보 제공, S&P500 지수를 비롯한 각종 지수 제공 사업을 영위하는 세계적인 금융서비스 업체다. IHS마킷은 지난 2016년 IHS와 마킷의 합병으로 탄생한 금융정보업체로 본사가 런던에 있다.

올해 들어서도 나스닥을 비롯해 주요지수는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기술주 강세가 이어지면서 새로운 M&A의 기폭제가 되어 2021년 이후에도 미국 기업을 중심으로 활발한 움직임이 예상된다는 게 투자은행(IB) 임원들의 전망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 기업들의 경우 대규모 국내 재편 움직임은 활성화됐으나 기술 분야 관련 해외 M&A는 저조한 편”이라며 “일본의 첨단기술 기업을 대상으로 한 인수는 70% 감소해 미국과 대조적으로 부진한 모습”이라고 전했다.

이어 “첨단 기술 분야에서 세계적인 규모의 M&A 경쟁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일본 기업이 적어 향후 성장력에서 격차가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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