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오피니언 > 명의칼럼

[명의칼럼] 절주로 알코올성 치매 예방하세요…‘상습음주, 뇌 위축’

입력 2021-02-04 13:52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이동규 원장
이동규 윌스기념병원(수원) 뇌신경센터 원장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바꾼 풍경 중 하나가 여럿이 모이는 술자리가 많이 없어진 것이다. 송년회나 신년회를 핑계 삼아 밤늦게까지 ‘부어라 마셔라’ 했던 적이 옛날처럼 아득하다.

반면 요즘은 가족끼리 간단히 즐기거나 혼자 마시는 ‘홈술’ ‘혼술’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적당한 음주는 기분을 좋게 하지만, 필름이 끊길 정도의 과음은 뇌 기능을 떨어뜨리고 치매까지 발생시킬 수 있다.

치매는 보통 70대 이상의 나이가 많은 어르신들에게 생기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치매환자 10명 중 1명은 65세 미만의 젊은 치매환자이다. 젊은 치매의 원인 중 하나는 과도한 음주로 인한 알코올성 치매이다.

알코올성 치매란 오랜 기간 알코올을 과다 복용해서 생기는 신경손상과 인지장애를 말한다. 즉, 술을 많이 마셔서 생기는 치매 증상이다. 알코올은 혈관을 통해 우리 몸에 흡수된다. 술을 많이 마시면 혈액 속의 알코올이 뇌세포에 손상을 입힌다. 음주하지 않는 동안 회복되는데 그 전에 또다시 술을 마시는 게 반복되면 뇌가 쪼그라들며 뇌기능 저하에 이르게 된다.

상습 음주의 대표적인 증상은 필름이 끊긴다는 ‘블랙아웃(black out)’ 현상이다. 술을 마시는 도중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현상이다.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술을 마시는 사람에게 흔히 나타난다. 피곤한 상태나 공복 시 음주, 잦은 술자리는 블랙아웃 위험성을 높인다.

알코올성 치매와 노화에 의한 치매는 구분이 가능하다. 노화에 의한 치매는 건망증이나 기억력 저하가 주된 증상이지만 알코올성 치매는 성격변화나 이상행동이 나타난다. 이유는 알코올성 치매는 주로 앞쪽 뇌인 전두엽에 손상을 많이 일으키기 때문이다. 전두엽은 충동조절, 판단, 의지 등의 기능을 한다. 전두엽에 손상이 가면 충동조절이 힘들거나 판단능력 결여, 무기력감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것이 알코올성 치매의 증상이다.

알코올성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올바른 음주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가능하면 금주하고 어려울 경우 절주하거나 공복에 마시는 것을 피한다. 물이나 과일, 채소 등 수분이 많이 함유된 안주를 곁들여 먹고 여러 종류의 술을 섞어 마시지 말아야 한다. 어쩔 수 없이 과음을 했다면 최소 3일 이상은 술을 마시지 않는 게 좋다.

금주하고 싶은데 본인 의지만으로 힘들다면 전문기관의 상담을 받거나, 의료기관의 금주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등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는 게 좋다. 알코올성 치매는 진행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방치하면 짧은 시간에 노인성 치매로 발전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이동규 윌스기념병원(수원) 뇌신경센터 원장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