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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MZ세대 사로잡고 싶다면 ‘팬덤’부터 형성하라 ‘팬덤경제학’

[책갈피] MZ 겨냥한 新 비즈니스 전략 '팬덤경제학'

입력 2021-02-23 18:00 | 신문게재 2021-02-24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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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 경제학’|데이비드 미어먼 스콧·레이코 스콧 지음 | 1만 6000원 | 사진제공=미래의 창

월드스타 방탄소년단의 성공 신화 뒤에는 전 세계에 포진한 아미(ARMY)가 있었다. 한국의 원로배우 김갑수, 미국 해리스 부통령 등 연령과 인종, 지위 고하를 가리지 않고 곳곳에서 아미임을 인증하곤 한다. 방탄소년단은 매 시상식에서 가장 먼저 아미를 향한 감사 인사를 건넨다. 

 

 나이키의 ‘마이클 조던’ 시리즈는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수많은 스타들이 사랑하는 아이템이다. ‘빈티지 조던’ 시리즈는 지금도 각종 중고 물품 시장에서 웃돈을 얹어 거래되곤 한다. 스타벅스가 매 시즌 출시하는 한정판 굿즈는 매년 매진 사례를 빚는다. 이 굿즈를 사기 위해 매장 오픈 전부터 고객들이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흔히 팬이라고 하면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의 극성맞은 ‘빠순이’(여성 팬을 비하하는 은어)를 떠올리곤 한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사례는 아니다. 해외에서도 팬의 전형적인 모습은 TV 앞에서 늘어진 티셔츠를 입고 팝콘을 우적우적 씹는 배 나온 아저씨로 표현한다. 하지만 이제 팬덤은 비즈니스를 위한 필수 아이템으로 등극했다. 한국의 ‘프로듀스’ 시리즈나 트로트 붐을 일으킨 ‘미스트롯’ 시리즈만 봐도 팬은 이제 시장의 강력한 ‘큰 손’으로 자리잡은 형국이다. 

‘팬덤경제학’을 집필한 데이비드 미어먼 스콧과 레이코 스콧 부녀는 거래 촉진과 비용 절감을 주요 업무로 알고 있는 기업의 낡은 철학을 타파하고 MZ세대를 사로잡기 위한 제1의 과제로 팬덤을 형성하라고 요구한다. 팬덤을 형성하기 위해 기업들은 무엇에 집중해야 할까. 저자들은 인간관계의 본질에 주목한다. 각종 디지털 문명에 지친 사람들을 위해 ‘의미있고 활동적인 인간관계’라는 근본적인 요소에 관심을 기울이라고 말한다. 부족한 인간관계로 인한 욕구불만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가장 열정을 가지고 있는 부분을 개발하고 육성하는 것이다. 

저자들은 팬덤이 통치하는 문화를 ‘패노크라시’라 정의하며 오늘날 급부상한 비즈니스 전략이라고 정의했다. ‘패노크라시’는 공동의 노력을 통해 의식적으로 사람들을 결속시키는 행위를 의미한다. 팬덤은 주변 곳곳에 포진해 있다. 콘서트, 북클럽, 달리기, 골프, 십자수, 학회, 요가, 정원가꾸기, 낚시 등, 저자들은 이런 일상의 팬덤이 기업들로 하여금 성공적으로 사람을 끌어 모을 수 있는 열쇠라고 강조한다. 

해외 기업 중 고객의 높은 충성도를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가 스타벅스다. 저자는 스타벅스의 성공요인은 사람들에게 편안하고 안전한 근접성을 판매하는 데서 나온다고 적었다. 스타벅스의 매출은 2015년 109억 달러에서 2018년 247억으로 증가했다. 커피와 서비스, 커뮤니티와의 관계가 스타벅스의 성장을 견인했다. 

미국 배터리 제조업체 듀라셀도 똑똑한 마케팅으로 팬덤을 형성한 대표 사례다. 듀라셀은 자연재해로 피해를 본 지역에 무료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팀을 별도로 꾸렸다. 고객이 필요로 하는 순간 곁에 있어 줌으로써 충성 팬으로 만든 것이다. ‘에어조던’으로 젊은 시대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나이키는 논란도 거침없이 활용했다. 인종차별에 항의한 미식축구 선수 콜린 캐퍼닉을 나이키 캠페인 모델로 기용한 게 그 예다. 많은 이들이 이에 반발했지만 더 많은 이들은 이를 공개 지지했다. 

리스크에는 솔직하게 사과해야 한다. 2018년 영국 KFC가 물류 업체를 변경하면서 치킨 배달을 하지 못해 영국 전역 KFC에 치킨 재고가 바닥나는 사태가 발생했다. KFC는 소셜미디어와 신문 전면광고를 통해 사과했다. 저자는 “기업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팬들이 알아야 할 때는 진실을 말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은 없다”며 “문제를 직시하고 이를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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