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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동 대기자의 자영업 이야기] 한국서도 맥도날드 나와야

입력 2021-03-17 07:10 | 신문게재 2021-03-17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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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 박사
최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한국 기업 최초로 직상장한 쿠팡은 숱한 화제를 뿌렸다. 한국 유통시장 점유율로 보면 기존의 오프라인 강자인 롯데와 신세계에 밀리는데도 불구하고 시가총액이 지난 15일 기준 865억달러(약 97조원)에 달했다. 국내 증시 기준으로 하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이은 3위다. 같은 유통업종인 롯데와 신세계의 시가총액이 3조∼4조원대임을 감안하면 경천동지할 일이 아닐 수 없다.

쿠팡이 한국 증시상장을 추진했더라면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설령 상장에 성공했더라도 데뷔하자마자 단숨에 시가총액 3위로 뛰어오를 수 있을까.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새벽배송이나 집앞반품 서비스와 같은 혁신경영은 물류노동자 과로사 이슈에 묻힐 것이다. 로켓배송도 무면허 물류사업이란 공격을 받고 있다. 천신만고 끝에 한국 증시에 상장했더라도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늘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을게 틀림없다. 미국 증시에 상장함으로써 김범석 이사회 의장은 클래스A 보통주의 29배 차등의결권이 보장되는 클래스B 주식을 보유, 경영권 방어에 신경 쓸 필요가 없게 됐다.

지난해 11월 한국 프랜차이즈 업계에도 의미있는 한 사건(?)이 일어났다. 교촌치킨 브랜드를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가 한국 프랜차이즈 업계 최초로 직상장에 성공한 것이다. 지난 15일 현재 교촌의 시가총액은 4500억원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세계적인 프랜차이즈 브랜드 맥도날드는 미국 증시에서 지난 15일 현재 시가총액이 약 1643억 달러(약 186조원)에 달한다.

레이 크록이 맥도날드 프랜차이즈 1호점을 1955년 4월 미국 시카고에 오픈한 지 36년이 지난 1991년 3월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은 경북 구미에 교촌 1호점을 열었다. 한 세대가 넘는 연륜의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기업가치 격차가 매우 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운영하는 정보공개서에 등록된 브랜드가 7052개, 가맹본부가 5626개에 이르는 한국 프랜차이즈 업계의 초라한 현실이다.

한국 프랜차이즈 시장에서도 쿠팡과 같은 혁신 기업이 등장할 수 있을까. 가능성은 제로(0)에 가깝다. 공급과 수요, 양쪽 다 문제점 투성이기 때문이다. ‘가맹사업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은 시장의 혼탁을 방지한다고 하지만 등록은 매우 자유롭다. 직영점이 없어도, 자영업 경험이 없어도 누구나 가맹본부를 설립할 수 있다. 공급 측면에서 영세한 가맹본부들이 난립한 배경이다. 수요 측면에선 대부분의 창업희망자들이 주먹구구식으로 브랜드를 선택한다. 명확한 기준을 모르기 때문이다. 제도적 맹점과 한탕주의가 방치되면서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한 묶음으로 매도당하는 현실이 이어지고 있다. 우량한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많은 일자리를 창출해내고, 퇴직자들이 안정적인 인생 2막을 꾸릴 수 있도록 발판을 깔아주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은 그림자 뒤에 묻히고 있다. 창업희망자들이 옥석을 구분할 수 있는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

강창동 유통전문 대기자·경제학 박사 cdkang198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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