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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유통·식품기업 이사회 '때늦은 여풍'

입력 2021-03-29 14:03 | 신문게재 2021-03-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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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연경 생활경제부 기자

상장 기업들의 주주총회가 몰리는 ‘슈퍼 주총 위크’가 마무리됐다. 올해 유통·식품 기업의 주총에서 눈에 띄는 점은 새로운 이사회에 여성이 다수 포함됐다는 것이다.


이마트는 김연미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부교수를 사외이사로, 롯데쇼핑은 전미영 트렌드코리아컴퍼니 대표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이마트가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식품 쪽에서는 CJ제일제당이 김소영 AN사업본부장(부사장 대우)을 사내이사로, 삼양식품이 강소엽 HSG휴먼솔루션그룹 동기과학연구소 소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두 사람 역시 각각 기업의 첫 여성 사내이사, 사외이사 타이틀을 달았다.

선임 배경은 같다. 이사회의 다양성 강화가 목적이다. 유통업과 식품업은 모두 여성을 주요 소비자로 두고 있지만, 보수적인 문화 탓에 고위 경영진이나 이사회 구성에서 여성을 찾아보기 어렵다.

지금이라도 변화된 모습에 박수를 쳐줘야 할까. 그러기에는 시기나 구성 비율에 있어서 아쉬움이 남는다.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라 내년 8월부터 자산이 2조원 이상인 상장회사는 이사회를 구성할 때 특정 성(性)으로만 구성할 수 없다.

또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투자를 검토하는 단계에서 중요 요소가 되면서 지배구조 다양성이 투자 유치와 직결되고 있다. 법으로 이사회 구성에서 여성 참여를 강제하고, 투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니까 이사회에 여성을 참여시키기 시작한 것은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비율도 여전히 낮다. 포브스 선정 200대 기업의 여성 등기임원 비중은 30%에 이른다. 반면 국내 유통 ‘빅3’인 롯데쇼핑, 신세계그룹(신세계백화점·이마트), 현대백화점의 여성 등기임원은 이번에 선임된 김연미, 전미영 사외이사 단 2명 뿐이다. 국내 유통·식품 업계에서도 시대에 따라가는 변화가 아닌, 앞서가는 변화를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노연경 생활경제부 기자 dusrud1199@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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