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비바100 > Encore Career(일) > Challenge(창업‧창직)

[비바100] 김민욱 데일리샷 대표 “주류 슈퍼앱 기대하세요”

[스타트업] 주류 할인·O2O 서비스 앱 '데일리샷'

입력 2021-04-07 07:00 | 신문게재 2021-04-07 12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21040616
(사진출처=게티이미지)

 

“쿠팡이나 배달의 민족, 야놀자, 다방, 당근마켓처럼 각 영역마다 ‘슈퍼앱’이 있지만 술은 그렇지 않잖아요. ‘데일리샷’의 최종 목표는 슈퍼앱입니다. ‘술’하면 딱 떠오르는 그런 플랫폼을 만들고 싶어요.”

김민욱 데일리샷 대표와의 첫 만남은 스타트업이 가지고 있는 열정과 패기, 젊음이라는 수식어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고등학생 때부터 창업을 꿈꿔왔고, 서울대 경영학과 재학 당시 강의를 통해 시도한 모의 창업이 지금의 데일리샷으로 이어졌다.
 

김민욱 데일리샷 대표[스타트업]
김민욱 데일리샷 대표가 5일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이철준 기자)

 

◇“왜 소주와 맥주만 마셔요?”

2018년 설립한 데일리샷은 단순한 질문이 창업의 동기로 작용했다. 세상에는 수많은 종류의 술이 있지만, 왜 우리는 소주와 맥주 등 일부 주류만 줄기차게 마시는 것인지 의아했던 것이다. 시장을 분석해보니 와인과 위스키 등의 프리미엄 주류는 높은 가격과 함께 취급 매장이 많지 않아 대중성 확보가 쉽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김 대표는 이를 해결한다면 국내 주류 문화의 다양성 확대는 물론, 수요 증대로 인한 주류 가격 하락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그동안 국내 주류 시장의 편식은 매우 아쉬운 대목이에요. 다른 품목은 다양성을 중시하는 문화를 형성했지만, 주류는 오랫동안 바뀌지 않았죠. 시장의 구조적인 문제도 있지만 이를 바꿔보자는 시도가 적었던 것도 큰 이유인 것 같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데일리샷은 소비자들에게 주류 선택의 다양성과 구매 편의성을 높이고, 제휴점과 주류 공급사에는 매출 확대와 구매 관련 데이터를 확보해 체계적인 마케팅을 펼치자는 ‘윈-윈(win-win) 비즈니스 모델’을 꺼내들었다.

“시장에서 각종 맛집 페이지 광고나 소셜커머스의 과도한 할인 경쟁, 수수료 제도 등 비효율성이 만연했어요. 마케팅 비용 대비 효과를 측정할 수 없는 구조인 데다, 소셜커머스 입점을 위해 제품 가격 할인은 물론이고 20~30%의 수수료를 내야 하는 구조로는 제대로 된 프리미엄 서비스를 기대하기 힘듭니다.”

매월 9900원의 유료 구독서비스에 가입하면, 전국 제휴점에서 수제 맥주부터 칵테일, 와인, 전통주 등 원하는 프리미엄 주류 한 잔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사업성을 인정받아 2019년 부산대기술지주, 스프링캠프, 연세대기술지주, 테크인베스트로부터 4억원 규모의 투자금도 유치했다.

[이미지2] 데일리샷 대표 이미지

 

◇스마트오더, 날개를 달다

김 대표의 아이디어와 사업 추진은 사업 초기 즉각적인 성과로 나타났다. 수백 가지 주류를 앱 하나로 확인할 수 있고, 주류에 대한 역사 등 다양한 콘텐츠 결합이 젊은 층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김 대표는 주류 스마트오더 시스템 개발도 추진하면서 사업에 탄력을 붙여나갔다. 스마트오더는 앱으로 주류를 주문·결제하고 매장에서 픽업하는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다. 기존의 멤버십 서비스와 함께 고객 편의성을 크게 강화하면서 사업 시너지를 높여줄 것이란 계산이었다. 그러나 스마트오더는 출시와 함께 시장 규제에 막혀버렸다. 김 대표에게 닥친 첫 번째 시련이었다.

“주류 관련 규제가 매우 까다롭습니다. 당국의 면허권에 근거해 주류 제조·유통·판매 등 단계별 사항을 엄격히 준수해야만 하는 거죠. 스마트오더는 해당 사항에 부합하지 않았습니다. 규제 리스크를 꼼꼼히 대비하지 않았던 불찰이었죠.”

그러나 스마트오더는 지난해 4월 국세청이 주류 관련 규제를 완화하면서 숨통이 트였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산업 위축을 막고자 당국이 관련 규제 문턱을 낮춘 것이다.

“일반 음식점 매출에 보탬이 될 것이라는 주류 규제개선방안에 스마트오더가 기사회생했습니다. 지난달 스마트오더 거래량은 지난해 12월과 비교했을 때 3배나 성장할 정도로 거래량이 크게 증가하는 중입니다.”

특히 김 대표는 스마트오더에 대한 당국의 우려는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청소년 음주 등 스마트오더로 인한 픽업 주문이 빈번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스마트오더로 인한 성인인증이 매우 까다롭기 때문에, 되레 청소년 음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을 해킹하거나 주류 수령처에서 거짓말을 하지 않는 이상 스마트오더가 청소년 음주 문제를 조장할 수 없을 것이라는 단언이다.

 

김민욱 데일리샷 대표[스타트업]
김민욱 데일리샷 대표가 5일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이철준 기자)

 

◇“국내 주류문화 긍정적 변화 이끌겠다”

김 대표는 스마트오더 외에도 여러 규제 측면에서 이를 효과적으로 아우를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위스키의 경우, 일반음식점과 가정용에 들어가는 제품과 가격이 달라 소비자 이질감이 크다는 특징이 있다. 같은 제품인데 가정용은 왜 싸고 일반음식점용은 비싸냐는 소비자 반발에 부딪힐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주류 공급처에서는 소비자 가격 공개를 꺼리기도 한다.

“주류 산업이 보이지 않는 규제로 인해 효과적인 방안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저희 플랫폼이 가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지만, 주세로 인한 가격 차이에 수입사 입장에서도 곤란한 경우가 많죠. 한국주류수입협회 등 여러 단체와 이러한 문제를 풀어보기 위해 협력하고 있으며, 결국 장기적인 숙제인 것 같습니다.”

김 대표에게 최종 목표를 묻자 주류 슈퍼앱으로 등극하는 것과 고품질 주류 생산에 도움을 주고, 장애인 고용도 창출하는 사회적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또한 올해부터 서비스 지역 전국 확대를 앞두고 있다. 기존에는 수도권과 광역 도시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펼쳤지만, 전국 소비자들의 빗발치는 요구를 들어줄 수 있는 인프라 확장과 구축이 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국내 주류 문화가 즐기는 측면보다는 많이 마시는 측면에서 부정적인 경향이 있잖아요. 데일리샷은 국내 주류 문화의 긍정적인 측면을 부각시키고 싶어요. 특히 젊은 층의 창업을 이끌면서 규제를 푸는 시장 발전의 도구로 성장했으면 해요. 데일리샷이 사회적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응원해주셨으면 합니다.”

글=김상우 기자 ksw@viva100.com
사진=이철준 기자 bestnews2018@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