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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8주년] 해외자금 유출 빨간불… 킹달러 대책 멀리 보자

[쇠락하는 대한민국, 돌파구를 찾아라] 3高 파고 넘어라-고환율

입력 2022-09-15 06:00 | 신문게재 2022-09-1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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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3년 5개월여 만에 1380원을 돌파하는 등 변동성을 이어가고 있다. 고환율로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 수입물가가 오르고 국내에서 생산되는 재화나 서비스가격에 전가돼 국내 물가 압력을 가중시킨다.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확대된다. 외환당국에서 구두개입 등에 나서고 있지만 글로벌 달러 강세 기조에 환율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환율, 13년 5개월만에 1,380원 돌파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며 13년 5개월 만에 1380원대를 뚫은 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사진=연합뉴스)

 

15일 금융권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글로벌 달러 강세 기조가 지속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크게 상승해왔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해 말 95.67에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잭슨홀에서 강도 높은 금리인상을 시사한 이후 지난 12일(현지시간) 108.33으로 연초 대비 13.20% 상승했다. 달러인덱스가 13.20% 오르는 동안 미 달러화 대비 유로화와 엔화는 각각 11.0%, 19.4% 약세를 기록했다.

 

달러인덱스&환율 그래프(업댓)
달러인덱스 및 원·달러 환율 추이 (자료=국제금융센터, 한국은행)

 

원·달러 환율(종가기준)은 지난해 말 1188.8원에서 지난 13일 1373.6원으로 올랐다. 연초대비 상승폭은 15.55%다. 글로벌 달러 강세가 원·달러 환율을 끌고 올라간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원·달러 환율은 지난 7일 1384.2원에 거래를 마치며 13년 5개월 만에 1380원대를 뚫었다.

 

FILES-US-BANK-ECONOMY-RATE-INFLATION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AFP=연합)

 

고물가를 잡으려는 연준의 긴축 가속화는 강달러를 유발하는 주요인으로 꼽힌다.

박성욱 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지금은 외환위기 때처럼 대규모로 자금이 유출되거나 외화자금이 부족해서 달러를 빌려야 하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미국이 금리를 올리는 속도와 한국이 금리를 올리는 속도의 차이가 환율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이나 중국 등 주요국 경제보다 상대적으로 견조한 미국 경제도 강달러 요인이다.

무역수지 적자가 5개월째 이어지면서 원화 약세 압력도 나타나고 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반도체 수출은 7월까지 플러스였는데 시스템반도체를 제외한 메모리반도체가 7월부터 마이너스로 꺾이기 시작했다”며 “그동안 원자재 수입액 증가로 무역수지가 적자였지만 이제는 반도체 수출이 줄어들면서 무역수지 적자가 더 커질 수 있다는 부담에 원화 약세 압력이 나타났다”고 짚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무역수지 적자가 발생하면 수입업체들의 수입이 늘어나 달러화를 더 많이 사게 되고 외환시장에서 달러 수요가 커지면서 환율을 상승시키는 압력으로 작용한다”며 “역외에 있는 외국인들의 투기수요도 가미되면서 환율의 변동성을 더 키우는 역할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9월 1∼10일 무역적자 24억달러
지난 13일 오후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달러 강세 등의 영향으로 환율 변동성이 증가했지만 국내 외화유동성 상황은 안정적인 것으로 정부와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금융권 한 전문가는 “환율이 오르는 게 우리나라만 그런 것이 아니고, 글로벌 달러 강세가 심화된 영향”이라며 “단기적으로 환율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외환당국이 구두개입이나 미세조정을 할 수는 있겠지만, 그 영향 자체도 일시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단기적으로 환율 변동성을 완화하지는 못해도 중장기적으로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의 필요성은 커졌다.
환율 1,330원 돌파, 외화예금 33억 증가
지난달 22일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을 통해 외국인 투자환경을 개선하는 것도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 방안의 하나이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WGBI를 관리하는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이 9월중에 우리나라를 관찰대상국으로 등재한다면 내년도에 편입 여부가 최종적으로 결정된다”며 “원화채권 편입이 성사되면 원화 기준으로 75~90조 원가량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금융사들은 최근 환율 변동성 확대에 자체적으로 대응 가능한 수준으로 판단되지만, 추가 변동리스크에 대비해 선제적인 외화유동성 확충방안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외화유동성이나 신용도 위험에 대한 대비 방안으로 거론되는 한미 통화스와프도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면에서 도움이 될 것이란 예상이다.

이창용 총재는 “상시로 미국과 통화스와프를 하는 영국, 유로존, 캐나다 모두 달러강세로 전부 (자국의) 통화가치가 약세인 상황”이라면서도 “통화스와프는 유동성·신용도 위험에 대한 대비는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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