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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초대석] "문제부모 '성장기 상처' 치유해야 아동학대 대물림 근절"

김은정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아동복지연구소장 "자녀는 부모 소유물이 아니다"

입력 2016-01-28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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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초록우산 아동복지 연구소장은 25일 인터뷰에서 "무너지고 있는 가정을 바로세우기 위해 문제가 되는 '부모교육','아동관리'와 함께 지속적인 사후 관리 체계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사진=양윤모기자)

 

“연이은 충격입니다. 아동은 가정을 떠나서 생활할 수 없습니다. 아버지와 동거녀에게 학대받은 11살 인천 여아 사건을 보고 가슴을 쓸어내렸는데 이번 부천 초등생 시신이 유기, 훼손된 사건을 보면서 저부터 반성을 하게 됐습니다. 부모들이 바로서야 아동들이 잘 살 수 있는 사회가 되는 것입니다. 가정은 사회의 기초이니까요.”

낮은 목소리로 아동학대 사건의 원인과 앞으로 우리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를 제시한 김은정(55) 초록우산 어린이 재단 아동복지 연구소장. 그는 계속되는 부모에 의한 아동학대 문제에 대해 “내 몸이 허약해지고 면역력이 약화되면 각종 증상이 나타나는 것처럼 이 또한 복합적인 문제들이 곪아서 이제서야 터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28일 김 소장의 연구실에서 진행된 인터뷰 내내 그는 ‘가정의 기초’, ‘교육의 기초’, ‘사회의 기초’ 등 ‘기초’를 강조했다. 기초가 탄탄해지면 가정 붕괴나 아동학대, 문제아 또는 문제부모 양산이 줄어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30년 넘게 아동복지와 함께한 김 소장이 생각하는 아동학대의 문제점과 구체적인 대안은 무엇일까.


 

-점점 잔인해지는 아동학대 원인은 무엇인가.

 

“1998년 발생한 ‘영훈이 남매사건’이 발단이 돼 사회가 아동 인권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그 전에는 ‘아동학대’라는 개념이 아예 없었으며 아동은 가족의 소유물이란 생각 때문에 사회기관 및 공공기관 등 외부에서 개입하기가 힘들었다. 취약계층에서 아이를 키우다 아이를 학대하고 사망에 이르게 하더라도 외부에서 들어갈 수 있는 법제도가 없었다. 결국 2000년에 학대아동에 대한 보호 및 제도적 지원의 내용을 담은 아동복지법이 개정되면서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 후 가정에 대한 기관 개입이 시작됐지만 첫 단계에서 민간이 개입을 하다보니 한계가 있었다. 다행히 2014년 아동학대에 대한 처벌 강화와 피해아동 보호를 골자로 한 ‘아동학대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으로 아동학대가 범죄로 변경되면서 경찰청이 같이 개입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아동학대가 점점 잔인해지고 있는 이유는 세상이 너무 각박해진 부분도 있지만 잔인해지고 있는 범죄사건과 함께 아동학대도 그 흐름을 따라가고 있는 것 같다.”

 

 

-해외처럼 강제성을 띤 법 제도가 적용되면 아동학대 근절에 도움이 될까.

 

“우리는 유교문화터전에서 살아왔기에 접근이 달라야 한다. 한 예로 미국은 중국계 미국인들과 아동학법에 대한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방임·학대 등에 대한 구속력이 강한 미국 아동법은 중국계 미국인들의 유교적 사고와 대치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 역시 유교적인 풍습과 아동 인권 존중이 과도기에 있기에 강압적으로 해서 나아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폭력의 대물림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문제부모 교육 시스템이 필요하다. 특히 소외계층들은 생계유지가 관건이기 때문에 국가가 이들에게 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도 부모교육을 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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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초록우산 아동복지 연구소장이 25일 브릿지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양윤모기자)
-부모에 의한 아동학대 대물림이 심각하다. 문제 가정에 대한 재발방지 방안은.

 

 

“성장기에 사랑을 받았던 부모는 절대로 아이를 때리지 않는다. 취약계층에서 부모의 폭력과 무관심에 노출된 상태에서 성장한 아이들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이들 대부분은 부모가 될 준비가 안된 상태로 임신을 하고 아이는 태내에서 분노조절장애인 ADHD영향을 받아 또 다른 사회 부적응자를 양산하는 악순환 과정을 겪고 있다. 부모에 의한 폭력의 대물림을 끊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이들을 고위험군으로 분류해 가족과 부모를 변화시키는 전문가들과 기관의 개입이 들어가야 한다. 그 다음 상처를 안고 있는 부모들의 심리상담을 통한 상처 치유 작업이 진행되고 부모와 아이의 새로운 애착관계를 만들어 가족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일련의 과정들이 필요하다. 이것은 부모교육과 정신· 심리상담을 통해 가능하다. 또한 가장 중요한 것은 사후관리다. 6개월에서 1년 후 가족구성원이 민주적으로 의사소통이 잘 되고 있는지 점검이 필요하며 지속적인 부모교육, 심리-정서 지원 , 경제적 지원이 받쳐줘야 한다. 사후관리에 실패하면 부모에게 돌아간 아이는 또 다시 발생할 수 있는 부모의 폭력과 함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동관리에 있어 현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아동·청소년청’, ‘아동·청소년국’ 등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현재는 아동관리는 보건복지부에서, 중학교부터는 여성가족부에서 담당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소외계층 아이들 관리에 연계성이 부족하다. 또 주무부처가 달라짐으로써 이들에 대한 안전망이 끊어지는 측면이 있어 통합관리를 할 수 있는 중앙관리처의 설치가 절실하다. 현재 6000여개의 지역아동센터에서 11만 취약가정 아이들이 저녁을 제공받고 공부도 하면서 보호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곳은 초등학교까지만 관리를 하기 때문에 결국 센터에 의존했던 아이들은 중학교에 올라가게되면서 사춘기를 겪고 방황을 하게 된다. 나쁜 게임에 빠진다거나 가출하게 되면서 채팅 등 사회범죄 흐름에 따라가게 되는 것이다. 또한 초등학교 3학년까지는 취약계층에 대한 노출을 최대한 막고 있기 때문에 학교 선생님들의 가정 방문도 쉽지 않다. 이는 어려운 가정에 개입하기 힘든 장애요소 중에 하나다. 때문에 각각 따로 놀고 있는 지역아동센터와 학교와의 촘촘한  연결이 필요하며 동네마다 저소득 가정에 대해 이웃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아동복지 전문가로서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가정의 롤모델은 부모다. 부모의 모습을 보고 아이들이 크지 않나. 하지만 아동과 부모 그리고 가정이 흔들리고 있다. 때문에 지금은 흔들리고 있는 가정들이 바로 설 수 있도록 위기 가정 및 위기 아동의 조기 발견과 지원이 필요하다. 더불어 모두들 삶이 각박하긴 하지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소외된 이웃들에 대한 관심이 우선된다면 사회의 기본인 가정의 기초를 탄탄하게 만들 수 있지 않겠나 싶다.”

 

 

▶ 김은정 소장 약력 : 숙명여대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하고 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과 경기대에서 각각 사회복지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6년부터 어린이재단 본부에서 결연후원국 해외후원팀장, 제주특별자치도 아동보호전문기관장, 경기지역본부장 등을 역임하고 현재 아동복지 연구소장을 맡고 있다경기도지사, 충청남도지사, 제주특별자치도지사, 경기도지사,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노은희 기자 selly21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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