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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벤처 도전 청년에 '쿨하게' 1조 투자하는 패러다임 전환 필요"

[브릿지초대석] 박봉규 서울테크노파크 원장

입력 2017-02-09 07:00 | 신문게재 2017-02-0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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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봉규 서울테크노파크 이사장 인터뷰2
박봉규 서울테크노파크 이사장은 전국 테크노파크가 중소기업 벤처 육성의 중추가 되도록 정부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특정 몇 개 분야의 산업에 대해선 완전 네거티브 규제 정책을 펼쳐 4차산업혁명에 대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양윤모 기자yym@viva100.com

 


 

서울은 인구 1000만의 대도시지만 유독 산업 분야에선 빈약하다는 평을 듣는다. 산업은 도시 발전에 반드시 필요한 분야지만, 산업 도시로서 서울은 갈 길이 멀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 지역 내 중소·벤처 기업을 지원하는 서울테크노파크(원장 박봉규)6는 많은 고민을 떠안고 있다. 지난 해 12월 4대 서울테크노파크 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4차 산업혁명 도래에 발맞춰 ICT융복합 산업 육성을 위한 큰 걸음을 떼기 시작한 박봉규 원장에게서 서울 내 산업발전 지원 방향과 국가 경제 회생을 위한 방안 등을 들어보았다.


- 서울 테크노파크에 대한 소개부터 부탁드립니다. 이 곳만의 차별화된 강점도 소개해 주십시오.

서울 테크노파크는 전국 18개 지역에 위치한 테크노파크 중 하나로 서울 내 도시형 산업의 발전을 위한 전략을 짜고 중소기업의 기술지원, 창업 보육 기능 등을 수행하는 기관입니다. 기업과 대학, 연구소 간 교류를 지원하는 산학네트워크 기능도 맡고 있습니다.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는 다른 테크노파크들과 달리 서울 테크노파크는 민간의 지원으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서울테크노파크만의 강점으로는 펩(Fab,반도체 제작시설)과 클린룸 등의 보유를 들 수 있습니다. 반도체에 특화된 설비 덕분에 관련 기업들이 다수 입주해 있습니다.

- 올해 주요사업은 어떤 것인지요. 올해 기대되는 성과도 궁금합니다.

서울 전역을 아우르는 중소기업 지원 센터로 거듭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이달 말 용산에 ‘용산ICT융합센터’를 오픈할 계획입니다. 이곳은 기존 용산전자상가의 이미지를 벗고 ICT기술을 활용한 3D프린팅과 소프트웨어(SW) 등 4차산업 혁명을 선도할 수 있는 기술 기업들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관련 장비를 보강하고 용산 ICT융합센터 입주 기업들이 성과를 내는 등 소기의 성공을 이룰 경우 성수동, 용두동 등에도 용산 같은 형태의 기술 융복합 센터를 건설할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창업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펀드도 조성할 계획입니다. 설립초기 개발자금을 지원하고 향후 성과에 따라 자금을 회수해 또 다른 창업 기업을 지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계획입니다. 이밖에 서울 테크노파크의 설립 취지에 맞춰 인근의 원자력병원을 활용한 의료분야 창업기업에도 지원을 이어나가 향후 의료 바이오 단지를 만들려는 구상도 갖고 있습니다.

- 서울 테크노파크 운영에 어려운 점이 있다면 무엇인지.


서울테크노파크는 민간 지원으로 운영되어 운영자금이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 때문에 외부 프로젝트나 공모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습니다. 서울 내 비슷한 역할을 하는 기관이 다수 있다는 점도 어려운 점 중 하나입니다. 테크노파크의 역할 중 하나인 ‘산업 전략 기획’ 업무는 현재 ‘서울산업진흥원’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또한 서울 강남구는 자체적으로 창업센터를 만들어 입주 기업들을 지원하고 관리하고 있습니다. 이에 서울테크노파크는 기술 기업 및 중소기업 지원에 역점을 두고 사원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특히 서울시의 특성을 살린 생활밀착형 R&D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할 방침입니다. 도시 층간 소음 문제나 들고양이 문제, 겨울철 아파트 내 모기 문제, 생활쓰레기 처리 문제 등 우리 주변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연구 및 지원계획을 구상 중입니다.

- 서울 테크노파크가 이룬 주요 성과는 무엇인가요


서울 테크노파크는 지난해 사업 아이디어 발굴-구현-연계-확산에 이르는 전주기적 지원시스템 구축에 몰두했습니다. 그 결과 3D MEMS 기술 기반의 차세대 프로브 카드를 개발한 반도체 검사장치 제조회사인 ㈜마이크로프렌드가 코스닥에 상장했고, ㈜엠틱스 바이오는 KIST와 연세대학교가 보유한 차세대 항진균 치료기술을 이전 받는 등의 성과를 냈습니다. 올해에도 1개 기업의 코스닥 상장이 예정돼 있으며, 향후 이 같은 성공 사례가 늘어나도록 지원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 지난해 1인 창조 비즈니스센터와 시니어기술창업센터들을 운용한 것으로 압니다. 성공적인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주십시오.

성장가능성이 있는 1인 창조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1인 창조 비즈니스센터를 통해 지난해 15개 기업을 선정해 지원했습니다. 그 결과 15개 입주기업 중 7개 기업이 총 3억 8500만 원의 매출을 올리는 성과를 냈고, 4개 기업은 정부지원 사업으로 선정돼 5500만 원의 지원을 받는 성과를 냈습니다. 시니어들의 창업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시니어 기술창업센터를 통해선 지난해 선정한 16개 기업 중 7개 기업이 1억 2300만 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6개 기업은 정부지원 사업으로 선정돼 9200만 원의 지원을 받는 성과도 올렸습니다.
 

박봉규 서울테크노파크 이사장 인터뷰3
박봉규 서울테크노파크 이사장이 7일 브릿지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2017.02.07양윤모기자yym@viva100.com

 


- 정통 경제관료로 오랜 시간을 활동하셨는데, 우리 경제에 대한 진단과 함께 향후 전망, 발전방향에 관해 조언해주십시오.

올해를 비롯해 당분간 국가 경제가 좋아지긴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새로 들어설 정부는 단기적인 성과를 위한 정책이 아닌, 전체적인 판을 다시 짜는 시각과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컨대 ICT관련 1,2개 신사업 분야에 대해선 규제를 완전히 네거티브 방식으로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사회·경제적으로 문제가 될 경우 해당 문제에 대해서만 규제하는 방식으로 틀을 바꾸면 될 것입니다. 대기업주도 성장도 한계에 이르렀다고 생각합니다. 노키아의 예를 보십시오. 노키아는 망했어도 그곳에서 배출된 인력들이 핀란드 스타트업의 중흥을 이끌고 있지 않습니까? 경제 운용의 틀을 대기업 중심에서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수출 중심에서 내수 중심으로 바꿔야 합니다. 단기간 성과를 내긴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2,3년 안에 성과가 안 나오더라도 5년, 10년, 15년 뒤를 생각해 경제의 기본 틀을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예를 들어 벤처하려는 1만 명의 젊은이들에게 1인당 1억 씩 1조 정도를 ‘버리는 셈 치고’ 지원해 줄 수 있다는 식의 획기적인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합니다.

- 이제 취임하신 지 2달이 되어갑니다. 향후 서울테크노파크 육성 전략과 전국 테크노파크 활성화를 위한 중앙정부나 지자체의 역할에 관해 부탁하실 말씀이 있으신지요.


서울시의 중소·벤처 기업을 지원하는 명실상부한 기관으로 자리 잡기 위해 우선 입주기업을 중심으로 지원을 강화해 기업이 성공할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가겠습니다. 전국 테크노파크의 활성화를 위해선 정부 주도의 기술 개발지원 혁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있지만, 전국 테크노파크에 힘을 더 실어주었더라면 훨씬 좋아졌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산업부 미래부 중기청 등 정부의 기술개발 과제가 부처별로 따로 운용되는 것도 바로잡아야 합니다. 여기서 세는 돈이 꽤 많습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직접 지역별 기술 기업을 지원하는 방식의 도입이 필요합니다. 테크노파크로 자원배분 통로를 일원화해 지역 테크노파크가 지역산업 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고, 나아가 지역별 특성을 살린 기술 단지 조성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대담 = 조진래 편집국장
정리 = 선민규 기자 sun@viva100.com

 

◇ 박봉규 원장은?

 

1953년 경북 청도 출신으로 경북대학교 법학과,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대학원 경제학과(석사), 숭실대학교 대학원 경영학과(박사)를 나왔다. 행시 17기(1975년) 출신으로 산업자원부 무역투자실장 등을 두루 거친 산업·수출 정책 전문가다. 한국산업기술재단 사무총장, 대구광역시 정무부시장,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 대성에너지(주) 사장, 건국대학교 정보통신대학원 석좌교수를 거쳐 지난해 12월부터 서울테크노파크 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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