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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재취업 전 일단 쉼표…진로탐색 시간 반드시 가져야"

<브릿지초대석> 황정애 대한은퇴자협회 회장

입력 2017-04-06 07:00 | 신문게재 2017-04-06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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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애 대한은퇴자협회 회장.(사진제공=대한은퇴자협회)

 

‘고령화’는 준비되지 않은 사회나 개인에게 ‘재앙’이다. 우리 국민들은 세계 어느 누구보다 치열하고 열심히 살았으며, 한국의 압축적 경제 발전에 이바지했다. 하지만 현재 한국은 최고수준의 노인 빈곤율과 자살률에 허덕이고 있다. 열심히 살아왔고, 현재도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지만 ‘개인’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다 보면 여지없이 한계에 부딪힌다. 한국의 ‘선진 은퇴 문화’ 정착을 위해 15년 넘게 NGO 활동을 해 온 황정애 대한은퇴자협회 회장을 만나 고령화 사회의 현주소와 대책 등을 들어봤다. 

 

 

- 대한은퇴자협회에 관해 간략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대한은퇴자협회(KARP)는 저출산 고령화 사회로 줄달음하고 있는 노령사회의 당면한 사회적 과제를 풀기 위해 2002년 1월 15일 창립한 NGO(UN NGO KARP)입니다. KARP는 노령사회의 미래주역이 될 젊은 세대와 함께 장·노년층을 위한 불합리한 사회제도 개선운동과 권익 옹호로 미래사회를 준비하는 동시에 삶의 질을 향상시키며, 선진 은퇴문화를 소개·정착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KARP는 정년연장, 조기퇴직종용금지 입법추진, 연령차별금지법 제정, 주택연금제도의 소개와 도입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습니다. 앞으로도 선진 은퇴문화 정착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 저출산·고령화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른 사회적 이슈들도 다양하게 노정되고 있습니다. 해결책이 있을까요.

저출산 고령화 문제의 핵심은 ‘일자리’입니다. 현재 한국은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인구절벽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결국 고령인력의 활용 여부가 국가 잠재성장력을 좌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입니다.

하지만 장·노년 노동시장의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비정규직 근로자 중 50대 이상은 전체의 42.5%(2015년 8월 기준)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전체 32개 파견허용직군 중에서 고령자 적합 직종은 배달원, 청소원 등에 불과합니다. 더욱이 앞으로는 제2차 베이비 붐 세대라는 더 큰 ‘파도’가 우리 사회를 덮칠 예정입니다.

때문에 정부는 행동으로 실천해야 합니다. ‘인구지진’을 앞둔 우리 사회에 기업과 사회, 정부는 장·노년층의 활용을 통해 사회복지비용의 국민부담을 덜고 경제성장을 위한 고용, 일자리 제공에 관한 법제화를 시급히 추진해야 합니다.


- 은퇴기의 장·노년들도 상황은 어렵지만 취업을 포기할 수 없는 게 현실입니다. 어떻게 재취업을 준비해야 할까요

아무리 급해도 일자리를 허겁지겁 구해서는 안 됩니다.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재취업에 있어서 잠시 ‘쉼표’를 찍자는 것입니다.

당장 생활비가 필요하고 상황이 급박하더라도 경비원, 청소부, 배달원 등 무작정 급하게 일자리를 구하면 본인의 손해일 뿐입니다. 인생이라는 산의 정상에서 ‘하산’하기 위해 무작정 굴러 떨어지면 개인과 사회 모두에게 피해입니다. 정상에서 계획을 짜고, 어떤 하산길이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헛된 꿈과 희망보다는 현실적일 필요가 있으며, 자력으로 노후 설계를 해야 합니다. 자신을 가장 잘 아는 것은 당사자입니다. 내가 잘하는 것, 하고 싶은 것 등을 지금의 현실과 잘 버무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조금씩 미래의 직업이 보이기 시작할 것입니다. 시간이 필요한 작업이지만 이 과정에서 나에게 필요한 자격증·기술 등이 있다면 그때 가서 새로운 걸 배우거나 준비해도 늦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자신을 되돌아보고, 진정으로 나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진정으로 행복한 삶을 살게 해주는 게 어떤 것인지를 현실적으로 이해하는 과정입니다.


- 젊은이가 첫 직장을 구하기 위해 ‘진로 탐색’을 하는 것과 거의 비슷해 보입니다. 노후 일자리 준비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앞서 제시한 방법은 나이와 상관없는 ‘일자리’ 선택 과정입니다. 물론, 나이가 많은 사람보다는 젊은 사람이 상대적으로 선택의 폭이 넓고 기회가 많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많건 적건 우리는 모두는 ‘행복한 삶’을 위해 살아가고 있습니다.

일자리는 세대 구분 없이 누구에게나 자신의 행복을 위해 필요한 경제 활동입니다. 지금은 100세 시대이지만 현재 한국에 살고있는 젊은 세대에게는 120세 시대 혹은 그 이상의 시대가 도래할 수 있습니다. 결국, 지금의 ‘젊은이’는 앞으로의 ‘늙은이’인 셈입니다. 때문에 나이가 어리고 아직 시간이 많은 세대라면 노후 준비를 일찍 시작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앞으로의 미래를 책임질 젊은 세대가 ‘지나친 이기주의’를 버리고 함께 더불어 사는 사회, 공존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면 한국의 ‘은퇴 문화’는 지금보다 한층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차기 대선 후보들이 복지정책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요.

제가 NGO 활동을 15년 동안 해오면서 강조한 것은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 제공이다”라는 것입니다. 이미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점차 현존하는 직업의 절반이 사라질 것이라는 예상 아래, 고용 없는 미래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때문에 성장률 대신 ‘고용창출’을 경제 목표로 삼아야 하는 것이 우선 과제입니다.

현재 노년층 일자리는 청소부·경비 등이거나 파지를 줍는 일이 대부분 입니다. 더는 나빠질 직업의 질이 없는 게 현실입니다. 즉, 실속 없는 일자리 사업에 혈세를 낭비하지 말고 복지형 일자리 창출에 초점을 맞췄으면 합니다. 지도자는 ‘지휘자’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지휘자가 각각의 소리를 내는 악기를 잘 지휘에 하모니를 만들어 내듯이, 훌륭한 지도자는 국가의 ‘큰 그림’을 보며 각 관계부처와 정치권 등의 화합을 이끌어내야 합니다. 

 

 

◆ 황정애 회장은…


1952년생으로 이화여자고등학교를 거쳐 이화여자대학교 법정대를 졸업했으며, KARP NGO 창립멤버다. A.H.S.I. Inc 사장, (주)나눔사회 대표이사, (사)에이지연합 상임이사 등을 역임했다. 

 

KARP는 ‘남은 생애를 어떻게 보내시렵니까?’라는 모토 아래 자원봉사를 통한 장·노년층의 지속적인 사회활동으로 삶의 가치를 갖도록 하며, 경험과 능력을 사회에 환원하기 위한 활동을 통해 선진 사회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 

 

황 회장 개인적으로는 노년유사체험교육 강사 양성 교육을 비롯해 은퇴·전직·생애 설계 등의 강의, 각종 매스컴에 출연하며 한국사회의 선진 ‘은퇴 문화’ 정착에 앞장서고 있다.

 

 

박규석 기자  seok@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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