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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금융혁신 '맹신'은 곧 위기… 규제·장려 '균형' 중요"

[브릿지 초대석] 마이클 바 美 미시건대 제너럴 포드 공공정책대학원장

입력 2019-05-16 07:00 | 신문게재 2019-05-16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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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바 교수는 금융혁신을 활성화와 리스크 관리를 동시에 가능케 하는 ‘유연한 규제’로 향후 예상되는 금융 리스크에 사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사진=이철준 기자 bestnews2018@viva100.com)

 

“우리는 ‘금융 혁신’에 관해 뭔가 오해를 하고 있다. 경제 발전을 촉진하는 긍정적인 측면도 많지만 여러 리스크도 내포하고 있다. 긍정적인 효과는 극대화해야 하겠지만 부작용은 사전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그래서 ‘균형되고 유연한 규제’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과거 리먼 사태나 외환위기 때처럼 ‘기억 상실증’에 걸려 또 다른 금융위기를 반복할 가능성이 있다.”

세계경제연구원(원장 전광우)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 마이클 바(Michael Barr) 미국 미시건대 제너럴 포드 공공정책대학원장은 지난 13일 프레스센터에서 ‘금융 시스템의 성패를 좌우할 5가지 요인(5 Ways the Financial System Will Fail Next Time)’이라는 제목의 특별 강연과 이후 이어진 브릿지경제신문과의 추가 인터뷰에서 이 같이 강조했다. 특히 그는 제2, 제3의 금융위기를 사전에 막기 위해선 ‘유연한 규제’를 통해 혁신을 활성화하면서도 ‘충분한 감시와 견제’로 위기 때 우려되는 충격을 흡수할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바 교수는 이와 관련해 향후 금융산업에 있어 주의해야 할 5가지를 강조하고 나름의 해법을 제시했다. 그가 강조한 첫째 주의사항은 ‘기억상실증’이다. 금융기관들이 과거 리먼 사태나 금융위기 때의 기억을 너무 쉽게 잊어버리고 있다고 그는 질타했다. 자칫 금융위기가 반복해 발생할 수 도 있는 위기상황이 올 수 있음을 간과해선 안된다는 지적이다.



둘째는 유동성과 레버리지 과잉이다. 그는 “지난 10여 년간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유동성이 과다하게 풀리고 부채는 크게 늘었다”며 늘어난 유동성과 부채비율을 ‘리스크 요인’으로 특별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셋째는 자산 거품이다. 중국은 물론 우리나라도 부동산 시장의 거품 문제가 핫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서둘러 연착륙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넷째는 글로벌 리스크다. 그는 “금융시장의 위험요인들이 국경간에 쉽게 파급되는 경향이 있다”고 우려하면서 이를 관리할 체계 마련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과거 리먼 사태 등을 경험했음에도 오늘날 과연 금융부문의 국제협조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며 반문했다. 따라서 이제라도 글로벌 금융협조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바 교수가 가장 길게, 그리고 각별히 강조한 마지막 요인은 ‘혁신에 대한 과신 혹은 오해’다. 금융혁신에 대한 잘못된 이해가 금융시스템의 붕괴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따라서 ‘유연한 규제’로 혁신의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혁신의 혜택까지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특별히 강조했다. 

 

특별강연
1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 주최 특별강연에서 마이크 바 교수가 강연을 하고 있다.

 

그는 과거 전 세계를 위기로 몰아넣었던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도 결국 혁신 금융, 파생 상품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되었음을 상기시켰다. 상품에 대한 이해가 낮았던데다, 잘못 되었을 경우 파장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업보라는 얘기다. 최근 국내에서도 열풍이 일고 있는 블록체인이나 핀테크 등 금융혁신 바람에 관해 그는 “금융시장 발전에 기여하는 등의 장점이 많은 것은 분명하지만 그 부작용도 반드시 함께 고려해 철저한 관심과 사전 관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 교수는 특히 “금융시장에 혁신이 일어나면 필연적으로 복잡한 금융상품이 등장한다”면서 “이에 따른 거래로 투자자들이 부당한 손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 혁신의 양면성을 잘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금융시장 특정 부분의 니즈를 충족하려 등장한 상품이 기존 금융 시스템만큼 정교하지 못해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면서 그 대표적 예로 최근 인기를 끌었던 ‘고빈도 매매(HFT)’를 들었다. 금융과 IT기술의 접목이라는 ‘모양’은 좋았지만, 일반투자자들은 HFT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투자하는 사태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초청자인 전광우 세계경제연구원 원장은 이와 관련해 “4차 산업혁명으로 금융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면서 “혁신은 장려되어야 하겠지만, 소비자 보호라든가 시장 안정성 훼손 같은 부작용에 대해선 철저히 사전에 대비하고 긍정적인 부분은 극대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거들었다. ‘잠재적 리스크’에 대한 세심한 사전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금융혁신’과 ‘적정한 금융규제 시스템’ 간 균형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바 교수도 “혁신에 따르는 리스크를 제대로 관리하는 것, 그리고 그 혁신의 수혜를 고루 받도록 하는 것은 서로 가치가 상충되는 부분”이라면서 “그렇기에 ‘균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규제 당국은 금융 기관을 좀 더 개방해 경쟁력을 높이고 혁신을 도모하는 동시에 충격에 대응할 수 있는 완충 여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즈음에서 바 교수는 금융 혁신에 대한 맹신은 소비자뿐 아니라 규제 당국도 간과해선 안될 문제라고 지적했다. “규제 당국이 금융혁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혁신 정책을 장려한다 해놓고 실상은 전통적인 기술들에만 지원이 국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탁상 행정’으로는 금융산업의 혁신을 따라잡을 수 없는 만큼, 규제당국도 더 열심히 공부하고 연구하면서 세심한 정책적 접근이 필요함을 주문했다.

특히 새롭게 등장하는 복잡한 금융상품에 대한 ‘적절한 건전성 규제’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혁신’에 대한 맹신이 어느 나라보다 심한 우리 현실을 빗댄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나 미중 무역분쟁 등의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치솟고, 과도한 유동성과 과다 부채 문제로 해법을 못 찾고 골머리를 앓고 있는 우리로선 꼭 명심해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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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바 교수는 금융회사들이 과거 리먼 사태나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기억을 쉽게 잃어버린 듯 하다며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각별히 강조했다. (사진=이철준 기자 bestnews2018@viva100.com)

 

 

◆ 마이클 바 교수는 누구?

 

금융 리스크 관리 부문에서 독보적 영향력을 가진 학자 겸 관료다. 2008년에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습 과정에서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도입된 금융규제안 ‘도드-프랭크법(Dodd-Frank Rule)’의 산파 역할을 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특별 고문을 거쳐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는 재무부 금융기관 담당 차관보를 역임한 바 있다. 미국 금융시장 개혁을 진두지휘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으며, 현재는 미시건대학 제너럴 포드 공공정책대학원의 수장으로 여전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정길준·노연경 기자 alf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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