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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허동원 AEA 대표 "한-아세안 잇는 희망 다리로 글로벌 리더 육성하죠"

[브릿지 초대석] 허동원 아시아교류협회 대표

입력 2019-12-17 07:00 | 신문게재 2019-12-17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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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동원 (사)아시아교류협회 대표가 지난 12일 서울 종로 변호사회관에서 브릿지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사진=이철준 PD)

 

국내 다문화 및 취약계층 아이들의 글로벌 진출 교두보 역할을 자처하는 인물이 있다. 아이들이 어려운 생활여건에서 벗어나고 아시아 지역 유망 인재들과 만나 교감할 수 있는 대화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국제개발협력 사업의 일환으로 메콩 유역 국가에 향후 500개의 다리를 짓겠다는 과감한 인프라 투자 계획도 세웠다. 회사 수익까지 쏟아 부으며 아이들의 성장 가능성에 투자하는 허동원 (사)아시아교류협회 대표가 그 주인공인다.

 

허동원 대표가 처음부터 아시아 유망 인재 교류 사업에 뛰어든 것은 아니다. 법학 박사인 그는 1999년부터 2013년까지 자신의 모교인 한국외대에서 회사법과 기업법 등에 대한 강의를 했다. 그러던 중 세미나 참석을 위해 중국을 방문한 것이 그의 생각을 180도 바꾸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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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CJ ENM 오쇼핑부문이 주최하고 아시아교류협회가 주관하는 다문화 가정 청소년 글로벌 인턴십 프로그램 ‘드림 온 에어’의 발대식에서 참가학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CJ ENM)

 

“중국 산동대학교 세미나를 다녀온 뒤 교육자적인 관점에서 아이들을 대륙으로 많이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당시 중국의 경제 사정에 좋지 않았지만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는 것을 보면서 위기의식을 느꼈죠. 곧바로 프로그램을 기획해 산동대를 한달 동안 통째로 빌렸습니다. 한국외대 학생 150명과 중국으로 건너가 현지의 언어를 배우고 유적을 탐방했어요. 장보고 기념관과 삼성전자 프린터 공장 등 중국에서 확인할 수 있는 우리나라의 역사와 기업 활동에 대한 자긍심을 키워주고 싶었죠. 저는 세계 문명의 중심이 다시 아시아로 올 것이라 믿고 있어요. 우리나라가 아시아를 잇는 역할을 하기 위해선 미래 세대에 대한 투자가 선행돼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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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동원 (사)아시아교류협회 대표가 지난 12일 서울 종로 변호사회관에서 있었던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아시아 문화교류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이철준 PD)

한국외대 학생들의 중국 연수를 지원한 뒤 다른 학교에서도 프로그램 참가를 희망한다는 문의가 쇄도했다. 이에 아주대와 덕성여대, 삼육대 등 몇 개 대학의 학생회장들을 만나 팀을 꾸려 중국 연수 프로그램을 확장했다. 이 과정에서 허 대표는 제대로 된 지원시스템 구축이 절실하다는 것을 깨닫고 2001년 아시아교류협회를 설립했다. 2005년에는 외교부로부터 정식으로 NGO(비정부기구) 승인을 받아 지원 프로그램이 탄력을 받았다.


힘겹게 조직을 구성했지만 여전히 난관은 있었다. 지속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선 자금 확보가 필수적이었던 것. 중국 물가도 많이 올라 학생 1명을 유학 보내기 위해선 10년 전과 다른 수준의 지원금을 확보해야만 했다.

“12년 전 고향인 경남 고성에서 협회 1호 지부를 냈습니다. 이 때 군수가 아시아 교류 사업을 제안했어요. 그때부터 취약계층 아이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시작해 중국 대학 진학 희망자 3명을 선발했습니다. 아이들이 고등학생이 됐을 때 방학 때마다 중국으로 보내 언어를 익힐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대학 진학 후에는 학비와 생활비 등 전부를 지원했죠. 사업 초창기에는 중국 물가가 높지 않아 1년에 1인당 400만원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1인당 900만원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허 대표는 지원금 마련을 위해 ㈜아시아리서치앤컨설팅을 2008년 설립했다. 2004년 박사 학위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통계와 회사법을 접목한 경험을 토대로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사업으로 마련한 수익금으로 협회 운영비와 경비를 충당하고 있다. 외교부 등 정부기관과도 협력해 예산의 일부를 지원받고 있으며, 협회가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방식으로 진행 중이다. 부족한 협회 운영비는 후원과 기부를 통해 채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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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경기도 파주에서 있었던 아시아 청년 DMZ 평화 포럼에서 참가학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아시아교류협회)


협회는 소외계층의 해외탐방활동을 뛰어넘어 아시아 청소년들이 글로벌 리더십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만남의 장을 꾸준히 만들어가고 있다. 아시아 각국의 청소년들이 아시아 공동체의 정치·경제·문화·이슈 등을 서로 나누면서 국경을 초월한 미래 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다양한 문제들의 협력방안을 모색하고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포럼과 학술 교류, 초청 사업 등을 실시하고 있다. 10년간 이어진 한-아세안 프론티어 포럼과 한중일 청소년 모의정상회의, 한-중앙아시아 모의정상회의, 동북아시아 청소년 포럼, 아시아 청년 DMZ 초럼, 한-중 특별교류 초청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음악과 스포츠 등 문화적 교류가 가능하도록 △K팝 월드 페스티벌 △한-라 교류의 밤 △퀴즈 온 코리아-라오스 △한-중 유소년 축구 교류전 등의 프로그램도 이어가고 있다.

CJ ENM 오쇼핑부문과 손잡고 국내 다문화 가정 아이들을 위한 글로벌 인턴십 프로그램의 운영도 눈길을 끈다. 부모님의 나라에서 취업 기회를 얻는 동시에 현지에서 우리나라 소통창구 역할을 하는 다목적 차원의 프로그램이다.

 

사진 2. 프렌들리 브릿지 1호다리
지난 7월 완공식을 마친 베트남 껀터 트롱콩 마을의 프렌들리 브릿지 1호 다리.(사진제공=아시아교류협회)

 

“이제 중학생이 된 베트남 이주 여성 자녀가 해당 프로그램으로 엄마 나라를 자세히 알고 나중 베트남 하노이 국립대 등 명문대 입학 기회를 부여받을 수 있습니다. 이들이 양국 가교 역할은 물론 미래 엘리트로 성장할 것이란 확신입니다. 특히 부모님의 나라에서 좋은 학교에 진학하고 취업시키는 과정은 20여년 동안 이주 여성들이 가진 한을 해소하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협회는 안전 인식이 부족한 개도국을 대상으로 국제개발협력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오토바이가 핵심 교통수단인 베트남 등에 교통안전 캠페인을 실시하고 헬멧을 지급하고 있다. 메콩 유역의 노후된 다리는 지역사회 안전을 위해 새로 짓거나 보수한다. 허 대표는 “메콩 유역에서 우기에 홍수가 발생하면 물이 넘쳐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며 “올 1월 베트남 껀터를 시작으로 2~3호 다리를 빈농성에 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5개국에 100개씩 500개의 다리를 짓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최근 한-메콩 정상회의와 함께 국제개발협력 사업도 추진력을 얻게 될 것이라 희망한다”고 말했다.

 

정길준 기자 alf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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