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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총선 당선인에게 듣는다] 미래통합당 유경준 “사회안전망에 투자 절실…보수도 분배 이야기해야”

"코로나19 충격, 소득주도성장 부작용과 유사해 경제실정 구분하기 어려워져 여당 총선 승리"
"재정지출, 퍼주기 아닌 고용서비스 향상 등 사회안전망 투자에 쏟아야 노동시장 개혁도 '쉬운 해고' 프레임 피해 가능해져…보수가 분배 대안 내놔야"
"긴급재난지원금, 전 국민 지급하고 연말정산에서 사후 정산해야"

입력 2020-04-27 13:15 | 신문게재 2020-04-28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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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준 미래통합당 21대국회의원 당선자
유경준 미래통합당 21대 국회의원 당선자(서울 강남병)이 23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서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철준 기자)

 

21대 총선 서울 강남병에서 당선돼 국회에 첫 입성하게 되는 유경준 미래통합당 당선인은 노동경제에 일가견이 있는 전문가다. 한국노동경제연구원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을 거쳐 박근혜 정부에서 통계청장을 맡았다.

전공과 이력에 맞게 유 당선인은 23일 브릿지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경제의 과제로 ‘사회안전망 투자’를 제시했다. 실업자들의 재기를 위한 재교육·취업알선·치료 등 맞춤형 복지를 제공할 수 있는 질 높은 고용서비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어 고용보험의 광범위한 사각지대에 있는 주15시간 미만 단시간 근로자와 자영업자, 특수고용노동자들을 편입시켜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유 당선인이 이 같은 사회안전망 강화에 무게를 두는 건 이것이 선행돼야만 경제성장에 필요한 노동시장 개혁이 가능하다는 주장에서다.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가 좁아지지 않으면 사회적 합의를 이룰 수가 없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사회복지 제도가 선진화된 유럽도 사회안전망 구축에 주도적으로 나선 건 보수정권이었음을 상기시키며 우리나라 보수 세력도 성장만 외칠 게 아니라 제대로 설계된 분배 대안을 내놔야 한다고 일갈했다. 

 

유경준 미래통합당 21대국회의원 당선자

유경준 미래통합당 21대 국회의원 당선자(서울 강남병)이 23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서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철준 기자)

 

-국회에 첫 입성하게 됐다. 소감과 현실정치에 뛰어든 이유를 말해 달라.



사실 통계청장을 지낸 후에 건강이 안 좋아져서 관리 중이었다. 정치권 제의도 거절하며 산을 타고 다녔는데 결국 불려 나오게 됐다. (웃음) 총선에 나온 동기는 현 정부에 대한 분노다. 제가 통계청장을 할 때 소득 통계에 대해 분기마다 계절성 요인이 커 2018년부터 1년에 한 번 하도록 했었다. 그런데 이 정부가 들어서 2017년 4사분기에 추석으로 인해 좋게 나온 수치를 가지고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효과인양 자랑하고는, 이듬해 1분기에는 제가 바꾼 방침을 핑계로 발표를 안 하려다 기획재정부 출입기자들의 항의로 울며 겨자 먹기로 발표했다. 당연히 최악이었고 언론 비판이 쏟아지자 장하성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은 통계 표본이 잘못됐다고 했다. 그런데 황수경 당시 통계청장이 문제가 없다고 하자 통계 표본 문제제기를 한 장본인인 현 강신욱 청장으로 갈아치웠다. 그럼에도 2018년 월평균 취업자 증가수는 9만7000명에 그쳤고 2019년에는 노인일자리 등 공공재정일자리를 투입해 30만1000명을 찍었다. 이러니 당연히 최저임금 인상 및 근로시간 단축과 맞물려 정규직은 적게 늘고 비정규직 등 나쁜 일자리만 크게 늘어나게 돼 분배가 악화됐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말 비정규직 근로자는 748만1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만7000명 늘었다. 그러자 통계조사방식 변경이라는 헛소리를 시작했다. 제가 2년 3개월 동안 건강까지 해쳐가며 통계청장으로 일했는데 이렇게 망가뜨리니 화가 나서 논문과 언론 인터뷰를 통해 비판했지만 무시당했다. 그런 차에 당에서 제 공천 이야기가 나오고 보수 원로들이 권유를 해 총선에 도전하게 됐다.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정책에 대해 평가해달라.

이론적 기반인 국제노동기구(ILO)에서 나온 임금주도성장은 임금근로자 위주 경제에 적용된다. 우리나라는 25%가 자영업자라 현 정권이 소득주도성장이라고 이름을 바꾼 것이다. 그런데 내용은 임금근로자만을 위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을 하니 그 부작용이 모두 자영업자에 가면서 탈이 났다. 두 가지 모두 해야 할 일이지만 너무 급했던 거다. 가장 아쉬운 게 최저임금이다. 처음 2년은 도합 29%를 올렸다가 부작용이 나자 올해는 2.5%로 인상률을 뚝 떨어뜨렸지 않나. 이럴 거면 차라리 집권 5년 동안 매년 8~9%씩 올리고 자영업자 배려를 위한 차등적용 등을 준비했으면 부작용을 충분히 줄일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근로시간 또한 급격하게 단축시킬 필요가 없었다.



-이런 경제실정에도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래서 앞으로 우리 경제는 계속 어려워질 거라고 본다. 우리나라 올해 잠재성장률은 2.5% 정도로 예측했었다. 잠재성장률은 노동과 자본의 투입, 기술 혁신 세 가지 요인으로 정해지기 때문에 가만히 둬도 고령화로 인해 하락하는데, 소득주도성장과 기업 규제로 노동·자본 투입이 줄어드니 총공급과 총수요에 충격을 줘 물가는 오르지 않고 잠재성장률만 더 떨어지게 돼서다. 여기에 더해 코로나19 사태가 일어났다. 이 또한 총공급과 총수요를 모두 떨어뜨리는 유사한 효과를 내 올해 잠재성장률 저하가 소득주도성장 때문인지, 코로나19 탓인지 구분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경제실정을 코로나19가 덮어버린 꼴이다. 저는 올해 잠재성장률은 1.5%, 실질성장률은 마이너스로 내려갈 것이라고 예상한다. 코로나19 영향을 구분하려면 올해 잠재성장률 하락 폭이 파악된 후에 지난해 하락 폭을 제해야 하는데, 이마저도 코로나19가 더 장기화되면 어려워질 수 있다. 

 

유경준 미래통합당 21대국회의원 당선자

유경준 미래통합당 21대 국회의원 당선자(서울 강남병)이 23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서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철준 기자)

 

-총선 참패로 현 정부 정책기조 전환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

현 정부 기조대로 돈을 많이 쓰되 사회안전망 투자에 쓰도록 해야 한다. 고용보험과 국민연금이 문제다. 고용보험의 경우 주15시간 미만 단기근로자, 자영업자, 특수고용노동자이 빠지는 광범위한 사각지대가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플랫폼 경제와 긱 이코노미가 커지면 반은 자영업자, 반은 임금근로자 성격인 사람들이 많아지는데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이들을 실업급여·재훈련·취업알선 등 고용서비스를 제공받는 고용안전망에 편입시키는 게 변화하는 사회에 필수적이다. 고용서비스의 질 향상도 필요하다. 우리나라 고용센터에 실업급여를 신청하면 형식적으로 5분 가량 상담을 한다.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회안전망이 잘 조성된 북유럽 국가들은 1시간 이상 심층면접을 하는데 이는 가족 문제나 정신질환, 마약중독 등 실업자들이 겪는 여러 문제들에 맞춘 조치를 취하기 위해서다. 우리나라는 이런 인프라가 돼있지 않으니 돈을 퍼주거나 공공부문 재정일자리나 늘리는 것이다. 공공부문 일자리를 늘리려면 고용서비스 부문을 늘리고 전문적인 상담사를 양성토록 해야 한다.

또 국민연금 소득대체율도 보험료를 인상해 실질적으로 올려야 한다. 현재로서는 35년을 부어도 100만원대를 받는데 노후생활에 부족한 금액이다. 정부가 국민 설득에 나서 국민연금 보험료를 올렸어야 했는데 오히려 문재인 대통령은 나서서 막았지 않나. 보험료를 올리는 게 정부로서 부담스럽다면 보험료를 현행 기업과 개인 분담에 더해 세금을 더하는 방법도 있다. 북유럽은 우리나라에선 준조세인 사회보험료를 아예 조세화시킨 곳들도 있다.

사실 개인적으로 이 정부, 진보세력에 기대했던 게 이런 것들이었다. 그런데 사회안전망 인프라 조성과 사회적 합의 등 국가가 해야만 하는 장기간 투자가 필요한 일들은 하지 않고 당장 표가 되는 일들만 하고 있다. 결국 돈을 퍼주기만 하는 꼴이 된 것이다. 진보는 퍼주기만 하고 그 와중에 보수는 성장만을 이야기하지, 어떻게 취약계층에 돌려줄지는 말하지 않는 게 문제다. 앞으로 보수가 다 같이 잘 살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야 하는 이유다. 이에 저는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을 사회안전망에 편입시키고 양질의 고용서비스를 마련하기 위한 한국형 실업부조제도를 연구해 법안으로 내고, 관련된 정부 노력에 대해선 적극 찬성해 힘을 실을 계획이다.



-그간 통합당 기조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보수가 이런 방향으로 가지 않으면 답이 없다고 본다. 유럽도 사회안전망 구축 기반을 다진 건 진보가 아닌 보수와 사용자 측이었다. 가장 최근 당이 내놓은 경제 대안인 민부론도 사회안전망 부분이 빠지고 성장만 강조됐는데, 이는 작동하지 않는다는 게 드러나 국민이 이미 다른 대안으로 소득주도성장을 선택했다는 점을 직시하고 제대로 설계된 분배 대안을 내놔야 한다. 사회안전망이 마련되지 않으면 우리가 강조해온 노동시장 개혁도 할 수 없다. 박근혜 정부 때 시도했다가 ‘쉬운 해고’ 프레임에 걸려 좌초된 것도 실제로 사회안전망 사각지대에 있어 해고 당하면 정말 생계가 어려운 사람들이 많아서다. 사회안전망이 보완돼야만 노동시장을 개혁해 청년 일자리 창출과 임금체계 개선을 도모할 수 있다.



-여권에서는 사회안전망 보완보다 기본소득제 이야기를 많이 한다.

사회안전망을 촘촘히 만들지 않고 퍼주기만 해 망가진 국가가 남미나 그리스와 이탈리아 등인데, 반면 오랜 사회안전망 투자를 해온 북유럽 국가들은 복지 과투자 양상이 벌어지니 이럴 거면 나눠보자고 해서 나오는 게 기본소득이다. 우리나라는 사회안전망 완성 단계를 거치지도 않고 퍼주기로서 기본소득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기본소득제에 대해서도 개인적으로 부정적이다. 실제로 실험하는 국가는 핀란드뿐인데 현재까지의 결과만 보면 인간 존엄성을 높이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근로 욕구 고취에는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로서는 실패할 가능성이 큰 정책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더욱 앞서 말한 개별 상황에 맞춘 복지제도가 필요하다. 한 예로 노숙자 재사회화는 극소수만 성공하는데, 재교육이나 취업 알선보다 정신질환 치료 등 다른 조치가 더 필요하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이런 맞춤형 복지를 위해선 북유럽처럼 프로파일링에 준하는 수준의 상담사부터 키워야 한다. 북유럽 국가들을 방문해 물어보니 이런 인프라 조성에 10~15년은 걸린다고 한다. 지금처럼 기본소득 운운하며 퍼줄 게 아니라 당장 사회안전망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다. 

 

유경준 미래통합당 21대국회의원 당선자

유경준 미래통합당 21대 국회의원 당선자(서울 강남병)이 23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서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철준 기자)

 

-하지만 당장은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해 재정지출이 필요해 보인다.

그렇다. 긴급재난지원금의 경우 재정 걱정은 뒤로 미루고 하루빨리 전 국민에 지급돼야 한다. 그래야 총공급과 총수요 개선에 효과를 볼 수 있다. 선별지급은 작년과 현재 경제상황 차이가 커 기준을 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본다. 우선 모두에게 지급하고 연말정산이나 근로소득세제(EITC)를 하는 방식으로 사후 정산을 해야 한다. 거의 모든 사람들의 소득은 빅데이터가 발전한 현재엔 파악이 가능해서다. 그런 점에서 지금 정치권은 불필요한 논쟁을 하고 있다고 본다.



-강남 국회의원 당선인이라 보유세 문제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강남 사람들을 만나보면 제대로 쓰기만 한다면 세금을 더 낼 의향이 있다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 그럼에도 현 정부는 공시지가를 올려 보유세를 너무 급격히 올려 반발을 산다. 집을 두세 채 가진 분들도 있지만 한 채만 가지고 은퇴 후 생활을 하는 분들도 많은데, 이들은 소득도 없는데 세금폭탄을 맞은 꼴이다. 이는 사실상 부자 징벌로 강남 대 비(非)강남 구도를 만들어 표를 모으려는 의도라고 본다. 이번 총선 결과를 보면 실제 성공을 거둔 것 같지만 대한민국을 위해 도움이 되지 않고 지속가능하지도 않다. 헌법59조에 따르면 조세는 법률에 근거하기 때문에 국토교통부 주도로 보유세는 물론 건강보험료에도 영향을 끼치는 공시지가를 올리는 건 위헌 소지도 있다고 판단한다. 저는 이를 연구해 국토부 임의로 공시지가를 함부로 올리지 못하도록 하는 안을 1호 법안으로 내놓으려 한다. 공시지가 근거를 만드는 감정평가원이 사실상 공공기관화된 현실을 감안해 중립성과 독립성을 강화하고, 공시지가 인상 폭의 상한을 정하는 방식 등을 생각하고 있다.

김윤호 기자 uknow@viva100.com



◇유경준은 누구

21대 총선 서울 강남구병에 당선돼 국회에 첫 입성한 유경준 당선인은 노동경제에 정통한 전문가다. 부산 해동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에서 경제학 석사를 취득한 후 한국노동연구원에서 활동하면서 코넬대학교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아 초빙교수를 맡기도 했다. 이어 한국개발연구원(KDI)으로 옮겨 연구를 하면서 중앙노동위원회 공익위원과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 최저임금심의위원회 공익위원 등을 맡았다. 박근혜 정권 때인 2015년부터 2017년까지는 통계청장을 역임하고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서 교수로서 교편을 잡다 총선에 뛰어들어 초선 의원으로 21대 국회에 입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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