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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동 大기자의 창업이야기] 해외서 물 만나거나, 물 먹거나…K-프랜차이즈의 경영 처세술

입력 2018-08-01 07:00 | 신문게재 2018-08-0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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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박사

국내 프랜차이즈 업체들에게 해외진출은 ‘뜨거운 감자’다. 먹음직스럽지만 한 입 베어물다 입 천장을 통째로 데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런 사례가 속출했다. 재빨리 오판임을 깨닫고 철수한 업체가 있는가 하면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으로 돈을 쏟아붓다가 국내 사업까지 휘청거린 사례도 발견된다. 뚝심으로 해외시장에서 차근차근 보폭을 넓혀가 이젠 안정궤도에 접어든 업체도 간혹 눈에 띈다.

이디야커피도 일찌감치 해외시장으로 달려나간 프랜차이즈 기업 중 하나다. 문창기 회장은 이디야커피를 인수한 지 1년 5개월만에 중국 베이징의 오피스 밀집지역에 첫 해외점포를 열었다. 13억의 나라 중국의 잠재력에 이끌린 결정이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개점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인근 건물에 입주해있던 대기업들이 하나둘씩 빠져나가고 술집들이 들어서기 시작한 것이다. 직장인들을 타깃으로 오픈했는데, 회사원들은 사라지고 거리에는 술집을 찾는 주당들만 가득했다. 문 회장은 2008년 드디어 중국시장 철수를 결정했다. 10년이 지난 지금 그는 본사 사옥 1층에 꾸민 커피랩을 모델로 중국 베이징에 진출할 계획을 구체화 하고 있다. ‘실패가 성공의 어머니’ 역할을 한 셈이다.

해외진출에 공격적으로 나섰지만 자본과 인재 부족으로 고전한 업체들은 국내 사업에도 큰 지장을 받았다. 카페베네가 대표적이다. 김선권 전 회장은 커피의 본 고장인 미국 뉴욕 맨해튼의 황금상권, 세계인들이 주목하는 타임스퀘어에 미국 1호점을 낸다는 야심을 현실에 옮겼다. 국내외를 합쳐 1000호점을 돌파하던 날, 그는 2020년까지 전세계에 1만개 매장을 열겠노라고 호언장담했다. 하지만 김 전 회장 옆에는 해외시장을 주름잡을 만한 경륜과 실력을 겸비한 참모가 아무도 없었다. 두 번째 브랜드인 ‘블랙스미스’를 비롯한 사업다각화의 실패로 모아놓은 돈도 바닥을 드러냈다. 실패는 예정된 것이었다.

반대로 오랜 세월 온갖 풍파를 이겨가며 현지화에 성공, 해외사업을 반석에 올려놓은 기업도 없지는 않다. 주점 체인 ‘투다리’를 운영하는 ㈜이원이 여기에 해당한다.

투다리 설립자인 김진학 회장은 1995년 ‘투딸르(土大力)’란 간판을 달고 중국시장에 과감하게 진출했다. 국내와 마찬가지로 식사후 2차를 위해 들르는 간이주점 콘셉트로 소형 매장을 전개했다. 하지만 매장은 파리를 날렸다. 한국과 판이한 중국의 음식문화를 전혀 파악하지 못한 실패작이었다. 10년이 지나 김 회장은 ‘투딸르’의 콘셉트를 완전히 뜯어고쳤다. 적어도 15가지 이상 코스메뉴를 3∼4시간에 걸쳐 느긋하게 먹을 수 있는 초대형 음식점으로 자리매김했다. 초대형 식당인만큼 투자비도 엄청났다. 이를 현지 유력 자본가들을 동업자로 끌어들여 해결했다. 토박이 자본가들은 ‘투딸르’의 홍보맨을 자임했다. 현지화의 생생한 사례가 아닐 수 없다.


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박사 cdkang198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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