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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동 大기자의 창업이야기] 베이비부머의 우울한 생존경쟁

입력 2018-11-28 07:00 | 신문게재 2018-11-28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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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박사
베이비부머란 전쟁과 같은 돌발적 위기상황이 끝난 뒤 결혼이나 출산을 미뤘던 커플들이 의욕적으로 아이들을 낳으면서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는 현상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6·25전쟁이 끝난 직후인 1955년부터 1963년까지 출생한 사람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나 일본에서 태어난 베이비부머는 자국에 풍부한 노동력을 제공하고 구매력이 큰 소비자로 자리잡으면서 경제 성장에도 크게 이바지했다.

인구학에서는 만 15~64세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생산성이 증대되고 소비가 진작돼 경제가 급격히 성장하는 현상을 ‘인구 보너스(demographic bonus)’라고 한다. 지금 우리나라는 인구 보너스가 일찌감치 끝나고 지난해부터 인구 절벽 단계에 들어갔다고 학자들은 진단한다.

2020년부터 2028년까지 690만명에 달하는 베이비부머들이 순차적으로 65세 이상 노인인구에 편입된다.

전체 인구의 7분의 1이 삽시간에 노인층에 진입하면서 한국도 일본에 이어 초고령사회로 ‘인구 시프트’가 일어난다. 2020년대 대한민국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는 대부분 여기서 비롯된다.

이들이 20년 이상 버티는데 필요한 경제적 원천은 대략 세가지로 요약된다. 첫 번째는 연금이다. 공무원연금이나 교원연금이 여기에 해당한다. 두 번째는 근로에 따른 임금이다. 주로 단기 근로형태가 될 것으로 짐작된다. 마지막으로 비임금 근로자, 즉 법인 및 개인 사업자이다. 최근 60대 이상 자영업 창업이 부쩍 늘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3분기 60세 이상 가구주의 사업소득은 60만1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3%(10만6000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60세 이상 가구주의 사업소득이 10만원 이상 감소한 것은 2003년 가계동향 조사가 시작된 이후 처음이며 감소율도 최대폭이라고 한다.

정부 관계자는 “60세 이상 가구주의 사업소득 부진은 본격적으로 은퇴를 시작한 베이비붐 세대의 창업 열풍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비붐 세대가 치킨·커피 전문점 등 상대적으로 진입이 쉬운 식음료 사업에 뛰어들면서 출혈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는 게 정부의 분석이다.

통계청의 전국 사업체 조사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대표자가 60세 이상인 사업체는 87만5000여개로 전년보다 5만2000개(6.3%)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사업체가 7만285개 늘어난 점에 비춰보면, 1년간 늘어난 사업체의 74%가 60세 이상 고령 대표자가 창업한 것이란 결론이 나온다.

은퇴해도 쉴 수 없는, 고단한 베이비부머들의 자화상이 자영업 시장에도 투영된다. 우울한 연말이 다가온다.

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박사 cdkang198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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