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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플루언서] 야구 BJ 위드옹 "35년 두산 팬심…져도 행복한 '편파 방송' 만들죠"

입력 2020-08-03 06:00 | 신문게재 2020-08-0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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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TV 야구 전문 BJ 위드옹(본명 황의상)은 소통 중심의 ‘편파 방송’을 지향한다.(사진=이철준 기자)

 

지난달부터 경기장 관중 입장이 허용되면서 코로나19로 답답했던 야구팬들의 가슴이 조금씩 열리기 시작했다. 마스크를 착용한 채 거리를 두고 경기를 관람해야 하지만, 관중들은 오랜만에 현장에서 만난 선수들의 모습에 반가움을 감추지 못했다.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조금씩 안정되면서 스포츠 현장 관람 제한은 점차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확산하고 있는 비대면 트렌드는 스포츠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으로 온라인 응원이 가능하면서 감염병 확산의 우려를 없앤 1인 스포츠 중계방송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아프리카TV BJ 위드옹(본명 황의상)은 어릴 적부터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수시로 경기장을 방문하면서 자연스럽게 야구에 빠져들었다. 생후 100일도 지나지 않은 그를 야구장에 데리고 가려던 아버지를 어머니가 막아선 적이 있을 정도. 사는 곳이 잠실과 가깝던 그는 자연스레 두산 베어스의 팬이 됐다.

“시즌 초기 부진했던 2015년 두산 베어스를 응원하기 위해 팬들끼리 경기를 보는 방을 만들었어요. 처음에는 화면 없이 마이크로만 대화했죠. 시즌 막판에 70명이었던 시청자가 두산 베어스 가을 야구 진출 후 500명까지 늘었어요. 우승했을 때는 기뻐서 대놓고 울었습니다. 그때의 감동을 잊지 못해 편파 방송 BJ가 되기로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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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J 위드옹이 자신의 채널에서 시청자들과 두산 베어스의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제공=아프리카TV)

 

그간 위드옹은 1인 방송과 전혀 관련 없는 길을 걸어왔다. 대학에서 컴퓨터 공학과 미디어 경영학을 전공했다. 대기업 인사·교육팀에도 합격한 그는 노무법인에 입사해 3년 정도 영업사원으로 일했다.

“기존 캐스터 해설과 같은 포지션의 중계가 아니라 같은 팬의 입장에서 나란히 앉아 경기를 보는 느낌으로 소통 방송을 해요. 편파 방송에는 같은 팀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있습니다. 함께 섞일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죠. 배경으로 응원가를 틀고, 경기가 지고 있더라도 선수들을 열심히 응원합니다.”

위드옹은 재미는 물론, 유익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당시 국내 팬들에게 익숙하지 않았던 메이저리그 세이버 지표를 방송에 도입했다. ‘투승타타(투수는 승리, 타자는 타율로 평가)’ 분석으로 저평가받던 선수들을 경기에서 제대로 살펴볼 수 있도록 도왔다. 한때는 국내 프로야구 시즌에 메이저리그 방송도 했는데, 우리나라로 넘어오는 용병들을 미리 파악하는 기회가 됐다.

“야구 시즌에는 쉬는 날이 거의 없어요. 144경기 모두를 볼 수 있는 건 장점이죠. 매주 월요일에는 응원단장 등 야구 관계자들을 초대하는 매거진 형태의 방송을 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국시리즈를 현장에서 즐길 수 없는 게 가장 치명적인데, 올해는 한번 도전해보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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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J 위드옹은 시청자들이 유익하게 방송을 즐길 수 있도록 자신의 야구 방송에 메이저리그의 세이버 지표를 활용했다.(사진제공=아프리카TV)

 

위드옹은 두 대의 컴퓨터를 방송에 활용한다. 각각 방송용과 음악 재생, 효과 연출, 자료 검색 용도다. 방송 초기에는 직접 중계기를 설치해 TV의 방송 소스를 따와야 했다. 절차도 번거롭지만, 정기적으로 빠져나가는 비용도 무시할 수 없었다. 지금은 아프리카TV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프릭샷’을 사용하고 있다. 아프리카TV가 중계권을 보유한 스포츠 경기를 목록에서 선택해 자신의 채널과 연결하면 별도의 장비와 비용 없이 고화질로 방송을 할 수 있다. 피부 보정, 크로마키 효과도 지원한다.

“평일 오전 7시에서 12시까지 메이저리그,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KBO 리그를 중계합니다. 이후 2시간 정도 야구 게임 방송을 하죠. 방송이 소통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기본적인 정보 전달은 돼야 하기 때문에 캐스터와 해설위원의 멘트를 작게 깔아놓습니다. 필요할 때만 멘트를 지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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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J 위드옹은 본업을 유지한 상태에서 천천히 1인 방송을 경험하는 것이 수익 측면에서 안정적이라고 조언했다.(사진=이철준 기자)

 

위드옹의 월평균 수입은 대기업에서 대리 직급으로 근무 중인 친동생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한다. ‘무관심이 악플이다’라는 마음으로 날 서린 채팅에도 부드럽게 대응한다. 수익 때문에 방송을 반대했던 부인도 지금은 열심히 그를 응원하고 있다.

“크리에이터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행복한 직업입니다. 직장을 다니면서 방송을 하다 수익적인 면에서 성과가 나타났을 때 전업하는 것을 추천해요. 다양한 도전을 할 수 있는 일인 만큼, 많은 사람이 함께했으면 합니다.”

정길준 기자 alf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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