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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한글 폰트 기반 NFT, 재미와 예술성 둘다 잡는다"

[스타트업] 국내 1위 폰트 업체 산돌 기술 전문 자회사 '산돌메타랩'

입력 2022-05-09 07:15 | 신문게재 2022-05-0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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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돌메타1
조성민 산돌메타랩 대표. (촬영=이철준PD)

 

“NFT의 필수 요소는 ‘스토리텔링’과 ‘명확한 사용처’라고 생각합니다. NFT에 담긴 스토리텔링과 게임 내 재화, 재미 요소, SNS 프로필 사진에 쓰이는 프로필 픽처(ProFile Picture·PFP)등의 사용처가 있으면 가치가 떨어지지 않는다고 봅니다. 티피(TYPY)는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조합해 단어를 만드는 재미에 초점을 맞춘 국내 최초 한글 NFT프로젝트입니다.”


대체불가능토큰(NFT)은 원본 증명서로 불린다. 이미지와 동영상, 게임 내 아이템 등과 같은 디지털 저작권 콘텐츠에 고유성을 넣어 변조 방지 및 사용권을 증명할 수 있는게 특징이다. 티피는 산돌메타랩의 모회사이자 국내 1위 폰트 업체인 산돌의 폰트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탄생했다. 

 

오픈씨 홈페이지 캡처
세계 최대 NFT 거래 플랫폼인 오픈씨(Open Sea)에서 거래되고 있는 산돌메타랩의 격동고딕 폰트. (출처=오픈씨 홈페이지 캡처)

 

◇한글의 무한함 이용한 NFT

최근 브릿지경제와 만난 조성민 산돌메타랩 대표는 “외국인들에게는 한글의 자음과 모음이 하나의 예술 작품처럼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첫번째 NFT 프로젝트 티피를 소개했다. 티피는 한글의 자음(19개)과 모음(28개)을 대체불가능토큰(NFT)에 연결해 다양한 한글 단어를 조합할 수 있는 국내 최초 한글 폰트 기반 NFT프로젝트다. 사용자는 개별 민팅이나, NFT 거래 플랫폼인 오픈씨(2차 마켓)거래를 통해 얻은 자·모음을 조합해 자신이 원하는 단어를 제작할 수 있다. 만약 조합한 단어가 마음에 들지 않거나, 새로운 단어를 제작하고 싶을 경우에는 ‘NFT 분리’ 기술을 통해 새로운 단어를 조합할 수 있다.

조성민 대표는 티피의 특징으로 ‘게임성’을 꼽았다. 그는 “완성된 단어를 전시하는 등의 ‘콜렉터블(수집)’ 기능도 있지만, 자음과 모음을 가지고 거래를 하거나 사용자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게임성이 주목적”이라고 했다. 이런 점을 강조하기 위해 조 대표는 ‘암호화폐 이름’ 조합에 성공한 사용자들에게 보상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단순히 단어를 조합하기만 한다면 재미가 없을 것”이라면서 ”사용자들이 ‘비트코인’이라는 단어를 만들기 위해 민팅에 참여하거나, 2차 마켓을 통해 서로 보유한 자·모음을 사고파는 등의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소유자들에게 한글 단어의 가치와 재미를 지속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더리움
세계 최대 NFT 거래 플랫폼인 오픈씨(Open Sea)에서 진행 중인 ‘암호화폐 이름 조합’ 이벤트. (출처=오픈씨 홈페이지 캡처)

 

◇한글 기반 최초의 ‘분해’ 기능

산돌메타랩의 티피와 다른 NFT프로젝트와의 차별점은 회사가 자체 개발한 ‘NFT분리·결합’ 기술의 여부다. 다른 NFT프로젝트들에는 NFT끼리 결합되는 방식만 존재했다면, 티피에는 NFT 분리 기술을 적용해 차별화를 뒀다. 사용자는 글자별로 행과 열, 정렬을 선택해 조합하고, 분리 시에는 일부 글자를 소각해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 조 대표는 “기존 NFT에는 조합만 가능했다. 고양이 두 마리를 교배시키면 교배된 새로운 형태의 고양이가 나오는 기술만 있었다. 두 개의 NFT를 조합하면 결국 새로운 하나의 NFT만 만들어졌다”며 “티피는 조합과 분리 둘 다 가능하기 때문에, 조합되는 NFT의 가치가 지속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자음(ㅁ,ㅌ,ㄹ,ㅂ)과 모음(ㅔ,ㅏ,ㅐ)을 조합해 ‘메타랩’을 만든 사용자가 ‘메타몽’이라는 단어를 만들고 싶을 때 메타랩을 분해한 뒤 메타몽에 필요한 자음(ㅁ,ㅇ)과 모음(ㅗ)만을 추가하면 되는 식이다.

 

 

교촌주세요
세계 최대 NFT 거래 플랫폼인 오픈씨(Open Sea)에서 올라온 한글 단어 조합. 사진은 ‘교촌 주세요’라고 적힌 문장. (출처=오픈씨 홈페이지 캡처)

 

전 세계 NFT시장은 거래액이 250억 달러(29조 9100억원)에 달할 정도로 성장성이 높은 시장으로 평가받는다. 데이터 분석업체 디앱레이더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NFT 거래액은 1년 전인 2020년 9490만 달러 (1135억 4800만원)보다 260배 이상 상승했다. 이 때문에 NFT시장은 ICT업종이 아닌 유통, 금융권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도 발을 들이고 있다.

산돌메타랩 역시 이 같은 흐름에 올라탄 기업 중 하나다. 다만 경쟁사들이 수익에 목적을 두고 사업을 진행하는 것과 달리 산돌메타랩은 모회사와의 시너지를 우선순위로 잡았다. 산돌메타랩은 앞으로 모기업 산돌의 지향점인 ‘크리에이터 콘텐츠 플랫폼’ 내 기술 부문을 맡아 크리에이터 생태계 구축에 힘을 쏟을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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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성수동에 위치한 산돌메타랩 사무실에서 조성민 산돌메타랩 대표가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촬영=이철준PD)


◇크리에이터들을 위한 생태계 꿈꾸다

조성민 대표는 “유튜브, PPT를 만드는 학생, 일반인 등 우리 서비스(폰트)를 이용하는 고객은 모두 크리에이터라고 생각한다. 이들이 폰트, 이미지, 동영상, 음원, 출판까지 원스톱으로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게 모회사의 방향성”이라며 “산돌메타랩은 산돌이 요구하는 기술을 개발 및 적용하는 자회사의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이다”고 말했다.

산돌메타랩은 올해 안에 알파벳을 활용한 2차 프로젝트와 자체 코인(TP코인·가칭)을 발행할 계획이다. 알파벳은 한글과 달리 수집 기능에 집중한다.

조 대표는 “영문 버전의 경우는 한글처럼 단어를 조합하는 개념은 아니다. 한글이 단어를 만드는 즐거움을 주는것에 초점을 맞췄다면 영문은 예술작품에 좀더 공을 들이고 있다”고 했다. 산돌메타랩은 이를 위해 국내 영문 캘리그라퍼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들이 제작한 영문 캘리그라피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전시될 계획이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유명 영문 캘리그라퍼인 슬로리 작가도 참여한다. 조 대표는 “캘리그라퍼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NFT를 제안한 상태”라며 “슬로리 작가와 함께 작가들을 섭외하고 있다. 작품 수는 100개 정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남궁경 기자 nkk@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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