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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김선호 “‘연기’에 투자한 청춘, 후회하지 않아요”

[人더컬처] 드라마 '스타트업' 마친 김선호

입력 2020-12-14 18:30 | 신문게재 2020-12-15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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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선호 (사진제공=솔트엔터테인먼트)

 

배우 김선호는 주연급 남자배우에 목말라있던 안방극장에 모처럼 나타난 ‘대어’다. 대학로의 ‘아이돌 스타’로 통했던 그는 연극무대에서 갈고 닦은 실력을 바탕으로 TV연기를 시작한 지 3년만에 주연급 남자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스타트업’은 ‘주연배우’ 김선호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극 중 투자계의 ‘금손’ 한지평을 연기한 김선호는 또 다른 남자 주인공 남주혁을 위협하는 매력으로 여심을 사로잡았다. 김선호는 최근 서면 인터뷰에서 “한지평처럼 자금이 풍부해도 투자는 못할 것 같다”며 “굳이 하나를 선택하자면 ‘연기’에 투자를 한 게 아닐까 싶다”고 지난 날을 되돌아 봤다. 

 

 

드라마 ‘스타트업’의 한장면 (사진제공=tvN)

 

“저는 투자에는 재능이 없어요. 고스톱도 칠 줄 모르고 누군가의 투자를 분석하는 것도 전혀 재능이 없죠. 다만 연기에 제 청춘을 투자했어요. 보통 투자할 때 목표치를 잡곤 하는데 저는 아예 목표를 잡지 않았어요. 투자 자체에 의미가 있기 때문에 후회한 적도 없죠.”

 

‘연기 모범생’답게 한지평 역을 제안받을 때부터 캐릭터의 사소한 부분을 연구하고 분석했다. 표정, 걷는 방법, 서있는 모습, 주머니에 손을 넣는 행위, 수트핏까지 모두 김선호의 계산된 연기였다. 그는 “무엇보다 한지평이 지인을 만날 때 어떤 표정을 짓고 어떻게 행동할지 오충환 PD님과 이야기를 나누며 인물을 만들어 나갔다”고 설명했다.

 

 

배우 김선호 (사진제공=솔트엔터테인먼트)

극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는 1회에서 원덕(김해숙)이 어린 지평의 신발끈을 묶어주며 “성공하면 연락하지 마”라고 당부하는 신을 꼽았다. 

 

또 자신이 출연하지는 않았지만 원덕이 달미(배수지)에게 “넌 코스모스야, 아직 봄이니 가을에 예쁘게 필거야”라는 대사를 꼽기도 했다. 자신이 나오는 장면이 아닌데도 대본의 전체 흐름을 짚는 모습이 영락없는 연극인이다. 

 

함께 호흡을 맞춘 서달미 역의 배수지에 대해서는 “집중력이 뛰어나고 현장분위기를 유쾌하게 이끌 줄 아는 좋은 배우”라고 평했다. 

 

김선호는 “16회 마지막 장면을 촬영할 때 배수지씨와 ‘지평이와 달미의 마지막 신이다. 고생했다’는 이야기를 주고받는데 배수지씨가 발 아래 있던 난로를 저에게 돌려주었다”며 “무척 추운 날인데 그 순간이 기억에 남았다”고 털어놓았다. 

 

또 극 중 사랑의 라이벌이었던 남도산 역의 남주혁에 대해서도 “좋은 배우이자 동생”이라며 “연기할 때 통통 튀는 아이디어와 센스들이 빛을 발했고 함께 하는 내내 많이 배웠다. 덕분에 저도 함께 연기하는 순간을 즐길 수 있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두 사람은 촬영장에서도 적지 않은 애드리브를 주고 받곤 했다. 이를 테면 3회에 남도산이 달미에게 문자를 보내는 장면을 촬영할 때 남주혁이 애드리브로 ‘받아적어요’라고 적자 김선호는 ‘받아적지 말고’라고 적는 식이었다. 절친 두 사람의 유머와 센스가 합쳐진 순간이다. 

 

남도산과 한지평이 각각 이과형 천재와 문과형 천재로 설정된 것도 재미있다. 김선호는 “굳이 따지자면 현실 속 나는 문과에 가깝다. 수학문제를 푸는 것보다 글을 읽는 게 훨씬 더 좋은 것 같다”면서도 “남도산과 한지평 중 어떤 쪽에도 가깝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배우 김선호 (사진제공=솔트엔터테인먼트)

 

‘스타트업’을 끝낸 김선호는 자신의 고향인 연극무대로 돌아간다. 차기작은 내년 1월에 개막하는 2인극 ‘얼음’이다. 최근 코로나19로 연극계가 어려운 시기에 의외의 선택이다. 그는 “쉽지 않겠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안전수칙을 잘 지키고 주어진 현재에 최선을 다하면 평범했던 일상을 마주하는 날이 올 것”이라며 “그때가 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연극을 보러 가고 연극계에도 활력이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렇다고 TV에서 그의 모습을 볼 수 없는 건 아니다. KBS2 ‘1박2일’은 김선호의 또다른 반전매력을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김선호는 ‘1박2일’에 대해 “여행지에서 좋은 풍경을 보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무엇보다 멤버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힐링하는 순간들이 많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연극 외에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나 캐릭터가 있을까. 김선호는 “어떤 장르나 캐릭터를 하고 싶다는 마음보다 주어진 역할을 잘 해내는 배우가 되고 싶다”면서도 “그래도 ‘스타트업’에서 한강뷰 아파트에 살며 외제차를 운전했으니 다음 번에는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시골 청년 역할을 해보면 어떨까 싶다”고 웃었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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