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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진주환 마켓컬리 RM팀 "신선식품 위기관리, 정공법이 답이죠"

[열정으로 사는 사람들] 컬리 '1% 클레임 룰'로 위기 발생시 정면 돌파
품질에 대한 대표 철학 덕에 RM팀에 힘 실려
온라인에서도 식품 안심 구매할 수 있도록 최선 다할 것

입력 2020-11-02 07:00 | 신문게재 2020-11-02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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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환 컬리 RM팀 리더가 브릿지경제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이철준 PD)

마켓컬리는 신선식품에 특화된 이커머스 기업이다. 최근 생활용품이나 화장품도 판매 품목에 추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취급 상품의 80%는 신선식품이다. 사실 이커머스 기업이 주력 상품을 신선식품으로 택한다는 것은 꽤 어려운 결정이다. 

 

상할 염려가 없어 재고 관리가 용이한 공산품과 달리 신선식품은 재고 관리가 까다롭고, 운송 과정에서도 상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신선식품은 직접 보고 골라야 한다는 소비자들의 인식을 뛰어넘어야 한다.

 

그래서 마켓컬리는 2018년 초 대표 직속으로 ‘RM(리스크 매니지먼트)팀’을 만들었다. 내가 고른 상자에 무른 과일은 없는지, 채소가 시들시들하진 않은지 직접 확인하던 소비자들의 발길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돌리기 위해 식품 안전 및 위기관리 팀을 만든 것이다. 

 

지난달 중순 컬리 본사에서 만난 진주환 RM팀 리더는 이 팀의 책임자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평소 오프라인 매장을 찾던 소비자들도 온라인으로 발걸음을 옮기면서 진주환 리더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그에게 컬리의 제품은 왜 신뢰하고 먹을 수 있는지 말해달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봤다. 그는 대번에 컬리의 ‘1% 클레임 룰’을 꼽았다.

 

진 리더는 “품질에 문제가 있으면 100% 환불해준다거나, 그 이상을 배상해준다고 광고하는 회사들은 많다”며 “하지만 이는 모두 품질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해당 소비자에게만 국한되는 내용으로, 문제가 있을 시 가지고 오면 책임져준다는 방식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반면 마켓컬리는 품질 관련 클레임(항의)이 1% 이상 접수되면 클레임을 건 소비자에게만 보상해주는 게 아니라 해당 상품을 구매한 모든 소비자에게 동일하게 환불 보상을 해준다”며 “안 건드려도 되는 문제까지 짚고 넘어가는 게 부담되기도 하고, 비용 문제도 있지만 대표가 힘을 많이 실어주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컬리 사옥에서 만난 진주환 컬리 RM팀 리더.(사진=이철준 PD)

 

실제로 김슬아 컬리 대표는 자신을 ‘소비자에게 집착하는 편’이라고 평가한다. 회사에서 고객의 소리(VOC)를 가장 많이 보는 사람도 김 대표다. 가끔은 RM팀이 놓친 VOC를 김 대표가 먼저 발견하고, RM팀에게 대응을 지시하기도 한다. 이처럼 품질에 대한 대표의 철학이 확고하다 보니 RM팀도 업무를 처리할 때 힘을 받는다는 것이다.

 

컬리의 RM팀은 소비자뿐 아니라 상품을 납품하는 파트너를 대상으로 하는 위기관리에도 매우 적극적인 편이다. 일례로 고객 불만이 계속 올라오는 한 파트너사가 있었는데 위기를 최소화해야 하는 RM팀 입장에서는 해당 파트너사와 거래를 중단하는 것이 손쉬웠지만, 소비자들이 꾸준히 그 상품을 찾았고 소비 트렌드와도 들어맞았다.

 

이에 진 리더는 “상품을 뺄 수 없다면 파트너사를 개선해보자는 의지로 매달 해당 파트너사를 직접 방문했다”며 “파트너사와 컬리 모두 1년 넘게 노력한 끝에 지난 9월부터 해당 상품에 대한 고객 불만이 눈에 띄게 줄어들기 시작해 현재는 고객 불만이 절반가량으로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돌아가지 않고 위기에 정면 돌파하는 위기 대응 방식이 마켓컬리가 온라인에서도 신선식품을 잘 팔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진 리더는 말한다. 그는 “코로나19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온라인으로 신선식품을 구매하게 된 소비자들에게도 한 번의 경험으로 믿고 쓸 수 있겠다는 신뢰를 줘야 한다”며 “그렇게 하기위해선 신선한 제품을 납품받고, 안전하게 공급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역할을 해내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 여름철이 되면 식품이 상할 우려가 커지기 때문에 RM팀은 그 어느 때보다 바빠진다. 파트너사들을 위한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이 있긴 하지만, 직접 방문하는 것만큼 확실한 방법도 없기에 파트너사를 찾는 RM팀 직원들은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모두 베스트 드라이버가 됐다.

 

정량화할 수 없는 위기도 RM팀을 긴장하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다. 진 리더는 “점점 VOC가 급증한다든지, 정량화할 수 있는 위기는 비교적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며 “반면 SNS에서 갑자기 발생하는 이슈나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는데 소비자원에서 안전성 차원의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는 정량화해서 대응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진주환 컬리 RM팀 리더가 브릿지경제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이철준 PD)

 

이럴 때 중요한 건 ‘속도’다. 오프라인 점포를 운영하는 전통적인 유통기업에서도 오랜 기간 일했던 진 리더는 이와 관련해 “전통 유통기업의 경우 조직이 크다 보니 의사 결정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하고, 오프라인 점포 특성상 물건이 다 빠지는 데 오래 걸리면 하루가 소요되기도 한다”며 “이에 비해 이커머스는 사이트에서 상품을 내리고 물류 출고를 막는 게 거의 실시간으로 이뤄진다”고 말했다.

 

이처럼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 위한 노력에 코로나19 영향까지 겹치며 마켓컬리의 몸집은 최근 1년 새 2배가량 커졌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9월 마켓컬리 사용자수(MAU, 안드로이드 OS 기준)는 119만6736명으로, 전년 동기(63만8389명) 대비 약 2배 증가했다. 

 

빠르게 커가고 있는 온라인 장보기 시장에 대해 진 리더는 “대외적 상황이 계속 바뀌고,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도 계속 변화하고 있다 보니 끊임없이 발전해야 한다”며 “결국 물건은 제조사에서 만드는 것이고, 마켓컬리는 이를 유통하는 것이기 때문에 파트너사가 좋은 물건을 납품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상품 수가 많으면 이렇게 업무를 하기가 쉽지 않은데 마켓컬리는 다른 이커머스 기업보다 상품 수가 적어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수 있다”고 했다. 마켓컬리는 약 2만 개의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쿠팡이 취급하는 상품 종류는 4억 종에 이르고, SSG닷컴도 1000만개의 상품을 취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늘 ‘안전 최우선, 품질 유지’라는 기본을 잊지 않기 위해 되뇐다는 진 리더는 마지막으로  “위기 관리의 궁극적인 목적은 소비자들이 안전한 상품을 즐겁게 이용할 수 있도록 경험을 제공하는 것으로, 마켓컬리 RM팀이 이를 위해 항상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으니, 소비자들이 많이 믿고 찾아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밝혔다.  

 

노연경 기자 dusrud1199@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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