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비바100 > Encore Career(일)

[비바100] "소년사건 가장 좋은 변호는 스스로 깨닫게 돕는 것"

[열정으로 사는 사람들] '법률사무소 모건' 이다슬 대표 변호사

입력 2021-04-05 07:15 | 신문게재 2021-04-05 14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사진2(이다슬)
법률사무소 모건의 이다슬 변호사

 

“유학생활도, 변호사가 되는 과정도 녹록지 않은 힘든 과정이었지만, 제가 선택한 것이기에 최선을 다해 끝까지 버텼습니다. ‘버틴다’는 것이 너무나 힘든 과정이라는 것을 알지만, 버티는 과정에서 진정한 나를 깨닫는 소중한 시간이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법률사무소 모건’의 이다슬 대표 변호사는 어릴 때부터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자 중학교 때 미국으로 유학, 인디애나 주립대학교 캘리캠퍼스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이후 법률적 지식을 겸비한 경영인이 되고자 변호사가 됐다. 

 

이다슬 변호사는 “미국으로 유학을 가고 싶다고 부모님께 말씀드렸지만 부모님은 반대하셨어요. 하지만 전 미국에 가고 싶은 의지가 확고했고, 제 나름대로 미국 유학을 왜 가야 하는지를 정리해서 부모님에게 말씀드리고 설득했어요. 부모님은 제가 미국 유학을 가고 싶은 것이 단순히 새로운 세상을 동경해서가 아니라, 진심으로 미국에서 경험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시고는, 결국 미국 유학을 보내주셨어요. 그리고 미국에 갈 때 저에게 ‘선택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말씀하셨어요. 근데 막상 미국행 비행기를 타니 너무 두렵더라고요. 유학시절 동안 솔직히 돌아가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내 삶이고 내가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당시 저는 세상을 변화하는 기업가들이 너무 멋있었어요. 그래서 저는 경영학과 진학을 위해 열심히 공부했어요”라고 말했다.

그는 대학시절 공부에 점점 흥미를 느꼈다. 이 변호사는 “제가 대학교 1학년 때 스티브잡스가 첫 맥북에어를 소개하는 프레젠테이션을 봤는데 그게 너무 강렬해서 기억에 남아요. 스티브잡스가 노란색 서류봉투에서 맥북에어를 꺼내요. The world’s thinnest notebook.(세계에서 가장 얇은 노트북) 서류봉투 하나로 그 제품의 장점을 명확하게 소개했어요. 이때부터 기업의 경영전략과 마케팅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즐겁게 열심히 공부했어요”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 컨설팅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법률 리스크가 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장애요인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경영적 지식만으로는 어려움에 부닥친 기업을 구제하기 어렵다는 것을 느꼈다.
 

사진1(이다슬)
법률사무소 모건의 이다슬 변호사

오랜 기간 미국에서 공부를 하다가 한국 로스쿨에 입학한 이다슬 변호사는 또 다른 나라에 유학온 느낌이었다. 그는 “첫날 수업을 듣는데 설렘은 두려움으로 바뀌었어요. 법학을 한 번도 공부한 적이 없던 저는 법률용어가 너무 생소했고, 온갖 한자로 적혀있는 법률서적을 한 페이지도 읽기 어려웠을 정도였어요. 고독과 외로움을 책상 앞에서 견뎌야만 했고, 남들보다 몇 배의 노력을 해야만 했습니다. 그땐 너무 힘들었지만 돌이켜보면 로스쿨에서의 시간은 법조인으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인내력과 책임감을 깨닫게 하는 소중한 시간임을 알게 되었어요”라고 말했다.


이다슬 변호사는 원래 M&A나 기업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변호사가 되고 싶었으나, 여러 사건을 접할수록 기업보다는 ‘사람’ 자체에 더 관심이 생겼다. 그는 “전 기본적으로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이더라고요. 기업의 문제를 해결할 때보다는 개인의 문제를 해결하였을 때 의뢰인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었다는 생각에 더 뿌듯하고 성취감을 느꼈어요. 대부분의 법적 분쟁은 관계에 대한 분쟁에서 비롯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인연이 된 사건들도 사람들의 관계에 대한 것들이 많아요. 민사, 형사, 이혼소송 등 다양하게 사건을 다루어 본 것은 저의 큰 재산이에요. 다양하게 사건을 다루면서도 그중에서 이혼, 상간자소송, 형사소송을 집중적으로 경험했어요. 이런 전문성이 인정되어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인증하는 이혼 전문, 형사 전문 자격을 취득했어요”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많은 민사, 이혼, 형사 사건을 다뤘지만 가장 마음이 많이 가는 사건은 ‘소년범죄’, ‘학교폭력’ 사건이었다. 그는 현재 서울시립청소년드림센터 법률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이다슬 변호사는 “제가 청소년기에 많이 외롭고 힘든 시간을 보내서 그런지 몰라도 청소년들에게 많이 마음이 가요. 여러 청소년들을 만났어요. 보통 처음에 저희 사무실에 방문할 때에는 마음이 닫혀 있고 말도 잘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그런 아이들에게 억지로 다가가려고 하지는 않고 천천히 시간을 가지고 친해져요. 저는 변호사와 의뢰인과의 좋은 관계가 좋은 결과를 이루어낼 수 있다고 믿고 이 신뢰관계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거든요. 저는 아이들에게 잘못한 행동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알려주려고 해요.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아야 바로 잡을 수 있고 재범을 막을 수 있어요. 청소년 재범률이 성인 재범률의 두 배 이상이 된다고 해요. 매우 높은 재범률이죠. 그렇기에 단순히 변호를 잘해서 사건을 잘 해결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에요. 저는 변호사이지만 저와 함께한 아이들이 진심으로 잘 되길 바라고 행복한 인생을 살길 바라요. 그래서 제 부모님이 제가 말씀하신 것처럼 저와 함께한 아이들에게 자신이 선택한 것과 행동에 대한 책임감에 대해 강조하는 편이에요. 잔소리이긴 하겠지만 진심으로 아이들이 깨달았으면 하는 바에요. 그래도 제가 맡은 아이들은 재범률이 ‘0’이에요. 아이들로부터 대학 입학소식, 전교 10등 안에 들었다는 이야기 등 좋은 소식을 들을 때가 있어요. 그럴 때마다 저도 너무 기쁘고, 연락해주고 절 기억해주는 아이들한테 고마워요”라고 말했다.

그는 소년범죄 사건에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는 건 아이들의 부모님에 관한 이야기라고 말한다. 이 변호사는 “많은 사람들은 소년범죄가 부모님이 무관심해서 일어난다고 하고, 문제있는 가정이라고 속단하죠. 그런데 꼭 그렇지만은 않아요. 부모님과의 관계가 좋더라도 아이의 학교생활을 완벽히 알 수는 없거든요. 부모님은 아이의 문제가 발생하고 매우 혼란스러워하고 힘들어하세요. 그래도 부모님은 아이를 사랑하기에 힘든 상황에서 함께 이겨내고자 노력하죠. 그 과정에서 부모님과 아이의 관계가 돈독해지는 모습을 많이 봤어요. 소년범죄 사건의 성공은 부모님의 역할이 커요. 저는 부모님들의 눈물을 기억해요. 부모님이 아이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아이를 바라보려고 해요. 그래야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아요”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 변호사는 “변호사는 실력과 전문성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새로운 판례들과 부족한 법률지식을 계속해서 공부하고 있어요. 전문성과 저만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부단히 공부하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래야 의뢰인들도 저를 더 신뢰할 수 있겠죠. 의뢰인의 인생에서 가장 힘든 순간에 저를 의지할 수 있도록 ‘든든한 변호사 이다슬’이 되었으면 좋겠어요”라고 포부를 밝혔다.

채훈식 기자 chae@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