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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소통이 가능한 집들이 모여 '마을을 만들다'...고수혁 레이어드홈 대표

입력 2022-11-14 07:00 | 신문게재 2022-11-14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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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혁 레이어드홈 대표(사진=레이어드홈)

 

서울에서 자동차로 40분 가량 갔을까. 경기도 양평 한 숲속에 남한강 전망이 돋보이는 작은 마을이 눈에 들어온다. ‘양평 숲속마을’이다. 이 곳 마을의 특징은 주민들 대부분이 3040 젊은 세대라는 점이다. 8년 전 획일화 된 서울 아파트 문화에서 벗어나, 땅을 밟으며 자유롭게 살고 싶은 젊은 세대가 모여 지금의 마을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현재 73세대 가량이 살고 있는데, 이들은 대부분 서울로 출퇴근하고 있다.

젊은 층으로 구성된 마을인 만큼 집들도 하나같이 도시적이고 각자의 개성이 담긴 디자인으로 설계 돼 있다. 풀장 딸린 정원, 캠핑장, 영화관, 취미관, 책으로 꾸며진 집 등 마을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그런 마을 한켠에선 신기한 벌레라도 발견 한 듯 옹기종기 모여 있는 동네 아이들 모습이 양평 숲속마을의 분위기를 한결 훈훈하게 만드는 듯 했다.

이 마을은 ‘마을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고수혁(45) 레이어드홈 대표로 인해 만들어졌다. 레이어드홈은 2011년부터 가족구성원의 라이프스타일에 집중한 맞춤형 주택 위주로 토지 선정부터-설계-시공-완공-입주까지 원스톱으로 진행하고 있는 디벨로퍼 회사다. 서울로 출퇴근이 가능한 경기도 양평에 ‘양평 숲속마을’이라는 이름으로 2011년 1차 앙덕2리에 73세대, 2016년 2차 옥천4리에 33세대가 거주할 수 있는 마을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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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앙덕2리 양평숲속마을 풍경(레이어드홈 제공)

 

“2011년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 아파트 전세 가격이 급등해 주거비 부담이 정점을 찍었죠. 3040 젊은 층들의 주거 불안이 가중될 수 밖에 없었고, 이들 젊은세대들에게 주택 구입은 꿈도 못꿨죠. 전세대출 자금 마련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어요. 여기에 최근에도 여전히 이슈가 되고 있지만 당시에도 층간 소음과 관련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죠. 부담없는 가격에 아이들이 마음놓고 뛰어 놀 수 있는 집을 만들어 보자 생각하다 양평 숲속마을을 기획하게 됐습니다.”

고 대표는 2011년 젊은 층을 대상으로 공동체 구성이 가능한 마을을 기획했다. 3040 젊은 세대들이 쉽게 서울로 출퇴근 가능한 거리인 양평에 전세가격으로 마당이 딸린 주택에 살수 있도록 제공했다. 토지와 토목공사, 주택시공까지 모두 합쳐 2억원대로 330m²이상 규모의 3층 주택(1층+2층+다락)을 입주자가 직접 참여하는 방식으로 원하는 집을 건축 할 수 있도록 했다. 무엇보다 공동체 구성이 형성된 마을인 만큼 꼭 필요한 입주 조건도 제시했다. 실제 거주를 조건으로 내건 것이다.

“대부분 입주자들이 3040세대들이다 보니 주택대출을 받지 않으면서 전세금만으로 토지와 주택을 소유할수 있는 금액을 고민했죠. 최대한 거품을 없애기 위해 외부팀 없이 직접 회사가 제공할 수 있는 것들을 제공해 가격을 맞추려 노력했어요. 당시 수도권의 아파트 전세가격 수준으로 제시하는 게 제 목표였으니까요.”

고 대표의 노력이 통했던 것일까. 당시 양평숲속마을에 대한 입소문이 나면서 73세대 주택 필지 분양에 열 배가 넘는 사람들이 몰렸고 2014년 양평 숲속마을이 만들어졌다. 방송, 신문, 잡지 등 언론에서도 양평숲속마을에 대한 관심이 이어질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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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혁 레이어드홈 대표(사진=레이어드홈)

 

“양평 숲속마을에 입주를 해서 ‘정말 살기 좋아요’, ‘겨울에 집이 너무 따뜻해요, 여름에 정말 시원해요’ 라는 말을 해 올때 기분이 좋아지죠. 특히 마을에서 아이들의 웃고 떠드는 소리가 울려 퍼질때 정말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2016년~2019년에는 경기도 양평 옥천4리에 33세대로 구성된 두 번째 마을도 성공리에 만들어 냈다. 가격도 100평대 기준 3억 5000만원대인 전셋값 수준으로 집을 지을 수 있도록 제공했다.

실제 이 마을에 거주 중인 초등학생 남매를 둔 한 40대 부부는 서울에서 층간소음으로 이웃의 눈치를 보며 사는 아이들을 보고 양평 숲속마을에 터를 마련했다고 한다. 마당에 수영장까지 갖춘 3층 주택에서 아이들이 밤낮으로 자유롭게 뛰어노는 모습을 보며 만족한다고 귀뜸했다.


◇주거비 부담 없앤 ‘100평대 2억원대 주택’

고 대표는 경제·금융학을 전공했지만, 2004년 부동산에 흥미를 갖게 되며 외국계 기업 등에서 일을 시작해 디벨로퍼로써 18년째 일을 하고 있다. 그런 그에게 철칙이 있다면 “사회나 주변에 쓰임이 있는 사람이 되자”다.

“주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돼야지 해를 끼치는 사람은 되지는 말자는 게 제 신념이죠.”

그는 3남매 중 둘째 차남으로 태어나, 어린시절 비행기가 매일 뜨고 내리는 강서구 개화동 개화산을 접한 동네의 ‘마당 있는 주택단지’에서 성장했다. 그러다 빌딩이 가득한 여의도의 한 아파트단지로 이사를 가서 초중고 학창시절을 지냈다. 그는 아파트의 엘리베이터와 도심 생활이 처음에는 좋았다. 하지만 아랫집에서 잇따른 층간 소음 항의 전화가 잇따랐고, 3남매는 매일같이 부모님께 꾸중을 듣고 급기야 까치발로 마음 졸이며 지냈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한국은 국토가 작아서 아무래도 일반 주택보다는 아파트 문화가 당연하다고 할 수 있죠. 일반적으로 요즘 아이들에게 집은 아파트라는 개념이 크고, 층간 소음이나 주차문제, 이웃간의 소통에 대한 어려움 등 아파트 생활의 단점을 당연한 삶의 일부로 해석하는 경향도 있습니다.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의·식·주는 절대 변하지 않습니다. 그 중에서도 ‘주’는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집에서 성장하는지에 따라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며, 그 아이가 커서 사회의 주역이 되어도 그 영향은 여전할 것입니다. 제 아이를 비롯해 많은 아이들이 층간 소음 걱정없이 마음껏 뛰고 노래하는 그런 주택의 삶, 자유로운 마을을 경험하게 하도록 해주고 싶었습니다.”


◇가족이 소통이 잘되는 집을

그간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나만의 공간에 대한 욕구도 커지고 있다. 여기에 급등한 집값 피로감에 탈도시화 현상도 가속화 되고 있는 상황이다. 고 대표는 이런 틈을 타 또 하나의 프로젝트로 양평에 세 번째 마을 만들기에 나섰다. 35세대 규모로, 이번엔 양평역과 시내 인프라를 쉽게 접할 수 있는 곳에 터를 마련했다.

주택을 지을 때 문제가 되는 상수도, 가스, 전기 시설부터 금융 대출 기관 연계까지 그간 시행착오를 겪으며 쌓아온 노하우들을 이번 세 번째 마을에 접목시켰다고 했다. 벌써 입소문에 절반 가량 분양이 완료된 상태다.

“양평숲속마을 2차 옥천마을에 세명의 자녀와 함께 입주했던 한 가족이 있었죠. 소중한 생명이 한명 더 늘면서 집이 작게 느껴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기존 집을 팔고 이번 3차 마을에 네 자녀를 위한 새집을 짓기로 결정했죠. 현재는 네 자녀를 위한 집을 설계중이고 내년 상반기 완공되면 입주할 예정이예요.”

아내와 두 딸의 가장인 고 대표에게 가족은 삶의 원동력이다. 가족간의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고 대표는 ‘소통이 잘 되는 집’이 그가 생각하는 좋은 집이라고 했다.

“소통이 잘되는 집은 우리 조상들이 살았던 한옥 모습과 가깝습니다. 중정을 두고 서로 쉽게 소통할 수 있는 집이죠. 실용적인 적당한 크기의 가족들과 즐길 수 있는 마당, 어디서든지 소통 가능한 주택에서 아이들이 자랄 수 있는 그런 집을 이번 세 번째 마을에서 그려보고자 합니다.”


채현주 기자 183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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