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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그라운드] ‘편지’로 진심 전하는 레트로 뮤지컬 ‘시라노’…문학적 대사와 낭만으로 무장한 희비극

프랑스의 시인이자 극작가 에드몽 로스탕의 시극 ‘시라노 드 베라주라크’ 무대화한 뮤지컬 '시라노', 배우 류정한의 프로듀서 데뷔작
레슬리 브리커스 대본·작사, 프랭크 와일드혼 작곡, 김동연 연출, 류정한·최재웅·이규형·조형균, 박지연·나하나, 송원근·김용한 출연
프로듀서 류정한 “3연부터 시라노 역할은 안합니다!”

입력 2019-08-0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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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시라노’가 연습실을 공개했다.(사진제공=RG, CJ ENM)

 

“힘들다면 힘든 세상에서 ‘시라노’는 저 역시 연기하면서 위안과 위로는 받는 작품입니다. 레트로 감성으로 편지로 전하는 진실한 마음을 엿볼 수 있죠.”

데뷔 22년차를 맞은 배우이자 2년만에 다시 돌아오는 뮤지컬 ‘시라노’(8월 10~10월 13일 광림아트센터 BBHC홀)의 프로듀서이기도 한 류정한은 “위안과 위로 그리고 잊고 있던 사랑을 담아가시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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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시라노’ 연습실 공개에 참석한 시라노 역의 배우이자 프로듀서 류정한(사진제공=RG, CJ ENM)

“사랑 이야기이면서 시라노가 가진 신념과 정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많이 고민하고 생각할 수 있는 작품이죠.” 

 

지난달 31일 광림아트센터 리허설룸에서 진행된 연습실 공개에서 이렇게 소개한 배우 류정한의 프로듀서 데뷔작인 뮤지컬 ‘시라노’는 프랑스의 시인이자 극작가 에드몽 로스탕(Edmond Rostand)의 시극 ‘시라노 드 베라주라크’(Cyrano de Bergerac)를 무대화한 작품이다.

‘다른 세상, 혹은 달나라와 제국들’ ‘태양의 나라와 제국들’ 등을 집필한 문장가이자 검객인 실존인물을 모티프로 한 시라노의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다.

 

뮤지컬 ‘시라노’는 레슬리 브리커스 대본·작사, ‘엑스칼리버’ ‘웃는 남자’ ‘지킬앤하이드’ ‘드라큘라’ 등의 프랭크 와일드혼이 작곡한 넘버로 꾸려 2009년 일본에서 초연됐던 작품이다.

지난 2017년 ‘지붕 위의 바이올린’ ‘살짜기옵서예’ 등의 구스타보 자작 연출로 한국에서도 초연됐다. 2년 만에 돌아온 재연에는 류정한을 제외한 새로운 캐스트와 ‘어쩌면 해피엔딩’ ‘프라이드’ ‘알앤제이’ ‘시데레우스’ ‘신흥무관학교’ 등의 김동연 연출이 힘을 보탠다. 시라노는 류정한을 비롯해 최재웅이규형·조형균, 록산은 박지연·나하나, 크리스티앙은 송원근·김용한이 번갈아 연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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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시라노’ 연습실 공개에서 시연 중인 시라노들. 왼쪽부터 최재웅, 이규형, 조형균(사진제공=RG, CJ ENM)

 

김동연 연출은 “새로운 작품 준비하는 마음으로 새로운 배우와 연습 중”이라며 “각색, 캐릭터 등이 변화됐다. 고전에서 가져올 수 있는 주제나 아름다운 면은 살리고 현대적 해석을 보태 새로운 ‘시라노’가 되기 위해 연습 중”이라고 전했다.  

 

이날 공개되는 현장에서는 ‘록산’(Roxane, 이규형·최호중·육현욱·가희), ‘누군가’(Someone, 박지연·이규형), ‘완벽한 연인’(The Perfect Lover, 조형균·김용한), ‘만약 내가 말할 수 있다면’(If Only Had The Words, 송원근), ‘안녕, 내 사랑’(Farewell My Love, 최재웅), ‘마침내 사랑이’(Love is Here At Last, 나하나), ‘그의 입술이 닿은 나의 이야기’(My Words Upon His Lips, 최재웅), ‘가스콘 용병대’(조형균·김용한 외) 8곡이 하이라이트 시연됐다.


◇프로듀서 류정한 “3연부터 시라노 역할은 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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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시라노’ 연습실 공개에서 시연 중인 크리스티앙 김용한(왼쪽부터), 록산 나하나·박지연, 크리스티앙 송원근(사진제공=RG, CJ ENM)

“초연 ‘시라노’ 당시는 데뷔한 지 20년을 맞는 해였어요. 20주년에 뭘 할까 고민이 많았죠. 콘서트 제의는 많았지만 의미 있고 도전적인 일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어려서부터 꿈인 일을 저질렀죠.”

2017년 데뷔 20주년을 맞아 ‘시라노’로 프로듀서에 도전장은 던진 류정한은 “행복하려고 한 일인데 기존의 제작자들이 왜 뮤지컬 프로듀싱을 할까 싶을 정도로 힘들었다”고 당시 어려움을 털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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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시라노’ 연습실 공개에 참석한 김동연 연출(사진제공=RG, CJ ENM)
“프로듀서로서 뮤지컬 한편을 올리는 게 얼마나 힘든지를 배웠죠. 초연 첫 공연 날 브로드웨이에서 일하는 프로듀서랑 나란히 앉아서 관람을 했어요. 제가 ‘지금 본 저 역할(시라노)을 한다’고 했더니 ‘아 유 크레이지’(Are You Crazy)라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전한 류정한은 “그 친구가 ‘전세계에서 프로듀싱을 해봤지만 타이틀롤을 맡은 제작자는 처음 봤다’면서 ‘정신차리라’고 했다”며 “무슨 얘기인지 몰랐는데 공연 후 2주 정도 지나고 나서 왜 그랬는지를 알았다”고 덧붙였다.

“재연에는 출연을 안하려고 했어요. 하지만 초연에서 연기가 부족했다는 느낌이 들어서 욕심이 생겼어요. 프로듀싱만 하려고 했다가 마지막으로 한번 해보자 싶어 참여했어요. 3연부터는 시라노 역할은 안할 겁니다. 프로듀싱할 다음 작품 계획도 있기는 한데 앞으로는 출연이랑 (프로듀싱을) 같이 하는 건 안하기로 제 자신과 약속했죠.”

이렇게 토로하는 류정한에 대해 2007년 ‘쓰릴 미’부터 인연을 이어온 최재웅은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다. 12년 전에도 이미 어르신”이었고 밝혔다.

“프로듀서이기 전에 배우이시니까 그 누구 보다 배우들 마음을 잘 헤아려 주세요. 작품적인 부분은 물론 외부적인 부분까지 챙겨주시죠.”


◇문학적 대사와 낭만 그리고 희비극, 뮤지컬 ‘시라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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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시라노’ 연습실 공개에 참석한 시라노 최재웅(사진제공=RG, CJ ENM)

 

“고전은 제가 워낙 좋아하는 장르예요. 어마어마한 스마트 시대에 연습실에서 시를 읊고 문학적 대사를 할 때마다 너무 좋습니다. 요즘답지 않게 낭만적이죠.”

큰 코를 콤플렉스로 가진 시라노 역에 새로 합류한 최재웅은 뮤지컬 ‘시라노’의 매력을 “스마트 시대의 낭만”으로 꼽았다. 이규형 역시 “희비극, 고전을 좋아해서 출연을 결정했다”며 “많은 분들이 쉽고 친숙하고 재밌게 보시길 바라면서 그런 방향으로 다가가려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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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시라노’ 연습실 공개에 참석한 시라노 이규형(사진제공=RG, CJ ENM)

 

“웃길 때 제대로 웃기고 진정성 있게 한 인물의 생애를 마무리 짓는 내용들이 매력적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쉼 없이 이끌어 가야 한다는 게 새로운 도전이자 극복해야할 점인 것 같아요.”

또 다른 시라노 조형균은 “기술이 발달하면서 미래적이고 앞서 가는 이야기가 많은데 ‘시라노’는 옛날 시대의 이야기지만 요즘도 볼 수 있는 것들”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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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시라노’ 연습실 공개에 참석한 시라노 조형균(사진제공=RG, CJ EN

 

“편지를 쓰면서 한 글자, 한 글자에 얼마나 공들이고 많은 생각을 하는지, 얼마나 값진 선물인지가 다가 왔어요. 자신의 부족한 부분, 트라우마 등을 커다란 코로 극대화했지만 요즘도 비슷한 것 같아요. 요즘도 ‘뭐 때문에 사랑, 연애를 못해’라고 스스로를 가두잖아요.”

이렇게 밝힌 조형균은 “시라노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사랑하게 됐고 그 소재들이 현대판으로 만들어도 이상하지 않은 것 같다”며 1막 엔딩곡인 ‘나 홀로’(Alone)를 “가장 힘들면서도 좋은 곡”이라고 꼽았다.“

“시라노가 참고 참고 참다가 텅빈 무대에 홀로 부르는 곡이죠. 그 어려운 곡으로 혼자 무대를 채우는 게 힘들긴 해요. 하지만 드라마가 쌓이면서 시라노가 처음으로 원망하고 폭발하는 장면이 드라마와 어우러지면서 오래 남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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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시라노’(사진제공=RG, CJ EN

 

김동연 연출은 네 명의 시라노에 대해 “점점 나이가 들어가나 싶게 다양한 나잇대가 전혀 다른 시라노를 만든다”며 “(같은 배역에) 네 명이 캐스팅되면 다 맞춰야 해서 좀 힘든데 그걸 못느끼면서 만들고 있다”고 귀띔했다.

“누구라고 밝힐 순 없지만 연륜 묻어나는 시라노가 있는가 하면 혈기 넘치는 젊은 끼를 가진 시라노도 있어요. 유머러스하면서도 애처로운가 하면 단단하면서도 종합적인 매력을 가진 시라노도 있죠. 전혀 다른 매력을 시라노들을 만나실 수 있을 겁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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