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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그라운드]베일벗은 김태호PD 신작 ‘같이 펀딩’ “같이 시청만으로 충분히 가치있죠”

입력 2019-08-14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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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새 예능 '같이펀딩' 파이팅<YONHAP NO-2180>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열린 MBC 새 예능프로그램 ‘같이펀딩’ 제작발표회에서 참석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노홍철, 김태호, 현정완, 유희열, 유준상.(사진=연합)

 

배우 유준상은 2003년 동료 배우 홍은희와 결혼할 때 예식일을 삼일절로 잡았다. 식장에 대형 태극기를 걸고 예식을 치렀고 신혼여행은 중국 상하이로 떠났다. 상해 임시정부를 보고 싶다는 마음에서다. 그는 지금도 국경일에 어김없이 태극기를 달고 두 자녀에게는 애국가 4절까지 외우게 교육시킨다. 

 

이런 유준상의 남다른 애국심은 ‘무한도전’ 종영 후 새 프로그램을 준비 중인 김태호 PD의 귀에 들어갔다. 김PD는 반신반의하면서도 유준상의 뮤지컬 공연장에 찾아갔다. 공연이 끝나면 ‘칼귀가’하는 유준상이지만 평소 좋아하던 김태호PD의 방문 소식에 새벽까지 이야기를 나눴다.

“처음에는 저희도 유준상씨의 진정성을 의심했어요. 그런데 만나면 만날수록 ‘진짜’라는 생각이 들었죠. 첫 녹화를 마친 뒤 이건 ‘진짜’라고 확신했죠.”(김태호PD)

14일 서울 마포구 MBC사옥에서 열린 ‘같이 펀딩’ 제작발표회에서 김태호PD가 들려준 섭외 뒷이야기다. 유준상이 내놓은 아이템은 다름 아닌 태극기함 제작. 진행자이기도 한 유희열은 “유준상 씨가 첫 녹화에서 ‘태극기 어디서 사는 줄 아냐’고 물었을 때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3~4월에는 아이템에 대해 고민하다 5월이 돼 유준상 씨와 첫 만남을 가졌을 때만 해도 올해가 임시정부 100주년이라는 점에 방점을 뒀어요.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국제 관계가 변하면서 자연스럽게 이 시기에 필요한 아이템이 됐어요. 태극기의 이미지가 정치적으로 변질되기도 했지만 포기할 수 없었죠. 첫 방송에서 왜 우리가 태극기를 소중히 생각하고 아끼고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옵니다.”(김태호PD)

‘같이 펀딩’은 유준상의 태극기함처럼 혼자서 실현하기 어려운 ‘가치’있는 아이디어를 방송을 통해 시청자들이 확인하고, 크라우드 펀딩으로 ‘같이’ 만들어가는 예능이다. 평소 포털 사이트에서 진행하는 크라우드 펀딩에 종종 참여한다는 김태호PD는 후배PD들과 투표를 통해 이 아이템을 결정했다. 

 

그는 “입사 연차가 10여년 밑인 후배PD들도 이 아이템을 지지했다”고 전했다. 첫 펀딩은 유준상의 태극기함을 비롯, 노홍철의 소모임 특별전, 유인나의 오디오북이 선정됐다. 팝에 박식한 배철수와 함께 팝과 관련한 펀딩을 준비 중이며 배우 이동휘도 새로운 펀딩 주자로 나설 예정이다. 이 밖에도 공연이나 환경을 주제로 한 아이템이 마련돼 있다. 펀딩으로 발생한 수익금은 전액 기부한다.

김PD는 “작은 공감 하나가 하나의 기업을 세우기도 하고 꿈을 현실화하기도 한다”며 “분절되고 단절된 현대사회에서 인터넷상에서, 방송상에서 이를 체험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마음에 이 아이템을 택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그는 “함께 하는 후배PD들 역시 각기 다른 프로그램에서 각자의 몫을 하다 ‘같이’ 실현하려고 하는 상황이 감정이입이 되면서 각자 역할을 찾아가려고 노력 중이다”고 덧붙였다.

노홍철이 이끄는 소모임 ‘특별전’은 그가 평소 SNS를 통해 일반인들과 함께 하는 모임을 방송과 펀딩의 영역으로 끌어낸 것이다. 김PD는 “노홍철이 ‘특별전’을 통해 모은 참가비로 아프리카에 학교를 설립하는 모습을 보며 그간 노홍철한테 보지 못한 모습을 보게 됐다. 이 모임을 통해 좋지 않은 생각을 품었던 참가자가 마음이 건강해지는 모습을 지켜보며 소모임의 가치를 되새겼다”고 말했다. 이 소모임은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같이 펀딩’ 플랫폼에서 참가 신청을 받는다. 김PD는 “참여를 통한 펀딩”이라고 강조했다.

김PD는 ‘무한도전’을 통해 군함도와 일본 우토로 마을을 재조명하거나 ‘위대한 유산’ 프로젝트로 아이돌에게 역사교육을 하는 등 예능의 공익적인 가치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같이 펀딩’은 김PD가 ‘무한도전’에서 선보여 온 공익 예능의 연장선에 놓인 작품이다. 그러나 감동과 당위성을 강조하다보니 재미가 담보될지 미지수다.

김PD는 “주제에 따라 공익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캐주얼한 것들도 준비돼 있다. 또 스튜디오 녹화분위기가 좋아서 걱정과 부담은 덜었다”며 “모니터링하면서 행복한 느낌이 많이 났다. 시청자들과 이 행복함을 나눴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제작발표회에서는 ‘같이 펀딩’에 앞서 방송한 토요예능 ‘놀면 뭐하니’의 평가와 관련한 질문도 나왔다.

김PD는 “지금까지 다소 거친 부분이 남아있었지만 이번 주부터 제작진이 개입하면 방송이 점차 확장돼 가며 방향성이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무한도전’ 그림자가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나도, 유재석 씨도 예능 프로그램의 프런티어라는 책임감을 갖고 임하고 있다. 많은 공감을 받지 못하더라도 우리가 만족하고 시행착오를 겪어야 도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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