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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그라운드] ‘맨발의 디바’ 이은미 “30년 가수생활은 기적의 연속이죠”

입력 2019-11-06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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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한 미소의 이은미<YONHAP NO-2774>
가수 이은미가 6일 오후 서울 덕수궁 인근에서 열린 데뷔 30주년 기자간담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

 

“세월이 차곡차곡 쌓여 30년이 됐지만 그 시간이 수월하지만은 않았어요. 한편으로는 기적같은 순간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죠. 어렵고 힘들 때마다 고비를 넘기게 도움 준 분들, 그리고 묵묵히 지켜봐 준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어요.”

6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만난 가수 이은미(53)는 30년 가수생활의 소회를 이렇게 밝혔다. 지난 1989년 신촌블루스 객원보컬로 데뷔한 이은미는 30년동안 6장의 정규앨범을 발표하며 자신만의 독특한 음악세계를 구축해왔다. 특히 2005년 발표한 ‘애인있어요’는 2008년 MBC 드라마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의 OST로 삽입돼 국민 애창곡으로 사랑받았다. 립싱크를 시키는 한국 방송사의 구조적인 문제에 반기를 들며 주로 라이브 무대에서 팬들을 만나온 그는 곧 1000회 공연이라는 대기록을 앞두고 있다. 무대 위에서 맨발로 공연하는 그에게 붙여진 별명은 ‘맨발의 디바’. 그럼에도 이은미는 “내 재능의 한계를 느낄 때마다 민낯이 드러나는 것 같아 두려웠다”며 “자신의 부족한 모습을 직관하며 사는 건 힘든 일이다”라고 여왕답지 않게 몸을 낮췄다.

타고난 디바같지만 실제 이은미는 노력형 가수다. 그는 “재능의 한계에 달하면 ‘왜 나는 이것밖에 안되지’라고 자책하다가도 꿈을 안고 녹음실에 가곤 한다”며 “음악에 빠지는 원동력은 역시 음악”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사람의 음악을 들으며 내가 부른다면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상상하는 순간, 내가 원하는 소리가 자극을 주고 다시 일어서게 해요. 타고난 체력도 좋지 않기 때문에 무대에 서기 위해 운동을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 운동이 꼭 지켜야 할 약속이 돼버렸죠. 이것도 50대 중반이 되니 쉽지만은 않네요.(웃음)”

그의 음악 인생은 평탄하지만은 않았다. 제작자가 음반 제작비를 들고 음반녹음비 마련을 위해 빚을 내고 공연수익으로 갚아나가는 과정을 반복했다. 6집 앨범을 녹음할 때는 원하는 소리가 나오지 않아 애를 먹기도 했다. 이런 지난한 시간을 거쳐 완성된 6집 타이틀곡이 국민히트곡인 ‘애인 있어요’다. 이은미는 “내가 가장 힘들고 어려웠을 때 ‘애인있어요’가 찾아왔다”며 “이 노래 덕분에 다시 무대에 설 수 있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은미는 평소 소신있는 행보로도 잘 알려져 있다. 가수에게 립싱크를 강요하는 방송사 라이브 시스템에 일침을 가했고 정치적으로도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전 정권에서는 광화문 광장에서 노래 불렀고 최근에도 서초동 집회에 참여해 애국가를 불렀다.

“두렵습니다. 그렇지만 두려운데 하는 것이죠. 대한민국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자랑스러운 나라가 됐으면 하는 바람에 무대에 선 것 뿐이죠. 그걸로 칭찬하는 분들도 있고 욕하는 분도 계시지만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권리와 의무를 다하는 것 뿐입니다. 앞으로도 제가 해야 할 일이라면 할 것입니다. 사회의 문제점들은 서서히 변해갈 것입니다. 다행히 요즘은 립싱크 하는 분이 거의 없는데 제가 예전에 시끄럽게 떠들던 효과가 아닐까요?”

이은미는 지난 9월 25일 데뷔 30주년 기념앨범 ‘흠뻑’의 수록곡 ‘사랑이었구나’와 ‘어제 낮’을 발매하고 지난 달 19일 광주를 시작으로 전국 11개 도시에서 데뷔 30주년 기념 전국투어 ‘30년 1000회 땡큐(30 years 1000th Thank You)’를 진행 중이다.

“이제 음악가로서 제 앞날도 노을을 바라보며 마무리 해야 할 시기죠. 그렇기에 매 번 무대에 오를 때마다 후회 없이 공연하자고 다짐하곤 합니다. 모든 공연이 다 생의 마지막 공연 같은 기분이 들곤 하죠. 이제는 저와 음악이 서로 존중하며 나이 들어가는 느낌입니다. 음악을 처음 시작할 때보다 지금이 더욱 음악에 솔직해졌죠. 제 삶 자체가 음악에 자연스럽게 스며 얼굴의 주름이 되고 목소리에 윤기를 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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