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문화 > 방송 · 연예

[B그라운드]이소정 KBS 앵커 "앵커 하나 바뀐다고 뉴스 변하지 않지만..."

입력 2019-11-27 15:12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20191127144840
KBS ‘뉴스9’의 이소정·최동석 앵커 (사진제공=KBS)

지상파 최초 메인뉴스 여성앵커, 출입처폐지...최근 조국 전 법무부장관 보도와 관련, 곤욕을 겪었던 KBS가 대대적인 뉴스 혁신을 시도했다.

KBS는 25일부터 간판 뉴스인 ‘KBS뉴스9’의 메인앵커로 이소정 기자와 최동석 아나운서를 발탁했다. 남자 기자, 또는 아나운서가 메인앵커를 맡고 여성 아나운서가 보조앵커를 맡는 그간의 구도에서 확연히 벗어난 시도다.

이소정 앵커는 2003년 KBS에 입사해 사회부와 경제부, 탐사제작부 등을 두루 거쳤다. 멕시코 반군 ‘사파티스타’(Zapatista)를 현지에서 전 세계 언론 중 가장 먼저 단독 취재해 2006년 ‘올해의 여기자상’을 수상했다.

 

3·1운동 100주년 특집 ‘조선학교-재일동포 민족교육 70년’으로 2019년 ‘한국방송대상’ 작품상을 받기도 했다. KBS 2TV ‘아침뉴스타임’과 1TV ‘미디어비평’을 진행한 바 있다.

이소정 앵커는 27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진행된 신임앵커 기자간담회에서 “KBS가 이런 과감한 시도를 한 것에 대해 스스로 놀랐다”며 “그만큼 시청자들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 앵커는 최근 KBS의 보도가 연이어 시청자들의 질타를 받은 것과 관련, “조직원으로서 KBS뉴스에 가슴 아파하고 실망한 순간도 있었다”며 “시청자들이 KBS에 쓴 소리를 하는 건 그만큼 기대한 게 많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미디어환경이 급변하는 시대에 공영방송이 중심을 못 잡고 실망시켰기 때문에 질타를 받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앵커 하나 바뀐다고 뉴스가 다 바뀌지는 않지만 이런 과감한 변화와 선택이 주는 메시지에 주목해달라. 하루 아침에 바뀌지는 않지만 시청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 대화할 수 있는 앵커, 후배들과 이야기하는 중간자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다짐했다.

지상파 메인뉴스가 여성 앵커를 내세운 건 이소정 앵커가 처음이지만 종합편성채널 MBN은 김주하 앵커가 메인뉴스인 ‘MBN종합뉴스’를, 김은혜 앵커가 ‘뉴스&이슈’를 진행하고 있다.

이소정 앵커는 “김주하 앵커는 존경하는 선배지만 외부스타앵커를 영입한 케이스라 내부 기자를 발탁한 경우와 다르다”며 “KBS가 여기자를 앵커로 발탁한 것은 보도국이 변화를 고민하고 치열하게 성찰중이라는 의미다”라고 차이를 설명했다.

또 “작은 변화부터 시작하는 게 스토리텔링이라고 생각한다. 시청률을 생각했다면 故 구하라 씨의 안타까운 소식을 단발성으로 전했겠지만 의미를 짚었고 시청률이 떨어질 것 같은 아이템도 집중적으로 다뤘다”고 전했다.

앞서 KBS 엄경철 통합뉴스룸국장은 보도국 기자들의 출입처 폐지를 선언한 바 있다. 이 앵커는 “전면적인 폐지는 힘들겠지만 출입처에서 일방적으로 배포하는 보도자료에 근거한 기사는 시청자들이 속보로 수십 번 접할 수 있는 만큼 KBS에서만 볼 수 있는 기사를 제작하도록 중점을 두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하나하나 짚어나가며 공동체의 문제점을 해결해나가는 대화의 장을 마련하겠다. 그런 시도를 계속 하다보면 뉴스 포맷도 자연스럽게 바뀌지 않을까 싶다”고 예측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양승동 KBS 사장은 “형식이 메시지라는 말이 있다. 형식의 변화가 중요하다는 의미”라며 “KBS가 최근 크고 작은 실수들로 시청자들의 질책을 받았지만 뉴스 앵커 교체로 새로운 변화를 알리는 신호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종명 보도 본부장은 “이소정 앵커의 발탁은 KBS가 지향해야 할 변화의 방향을 뜻한다”며 “기성언론이 신뢰의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새로운 저널리즘으로 돌파구를 모색하려는 상징이 이소정 앵커가 아닐까 싶다”고 자평했다.

엄경철 통합뉴스룸 국장도 “이소정 앵커는 여성이라서가 아니라 앵커로서 능력이 검증됐기 때문에 발탁된 것”이라며 “내부 구성원들이 위기감과 고민 속에 집단적으로 변화를 모색 중이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