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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그라운드] 한편의 느와르 영화처럼! 뮤지컬 ‘영웅본색’

뮤지컬 ‘영웅본색’(英雄本色), 1996년 오우삼 감독, 적룡·주윤발·장국영 등의 동명영화 무대화
'프랑켄슈타인' '벤허' 등의 왕용범 연출, 이성준 음악감독, 유준상 그리고 민우혁·임태경, 이장우·박영수·한지상, 최대철·박민성, 김대종·박인배 등 출연
1000여장의 LED패널로 실제 영화장면 방쿨케 하는 장면 구현

입력 2020-01-0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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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영웅본색
뮤지컬 ‘영웅본색’(사진=허미선 기자)

 

“영화 같은 뮤지컬로 실제로 100장면이 넘게 흘러갑니다. 매신 영화 한편을 찍는 마음으로 모든 배우들이 무대 뒤에서 기다리고 있죠.”

송자호 역의 유준상은 뮤지컬 ‘영웅본색’(英雄本色 3월 22일까지 한전아트센터)에 대해 이의 유준상은 “혁신적인 무대로 영화 속에서 실제 배우가 움직이는 뮤지컬”이라고 표현했다. 2일 한전아트센터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유준상은 “연습을 할 때는 과연 이 무대와 함께 움직일 수 있을까 했다”며 “너무 빨라도 느려도 안된다. 끊임없이 함께 하며 속도를 조절 하면서 한편의 영화를 만드는 것처럼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송자걸 역의 한지상 역시 “유준상 선배님이 자주 말씀하시는 부분이 템포 싸움”이라며 “편집없는 무대예술에서는 인간이 편집을 한다. 야무지고 차지고 맛있는 템포 위해서 힘쓰며 하고 있다”고 동의를 표했다.

뮤지컬 ‘영웅본색’은 홍콩 느와르의 르네상스를 열었던 1986년 오우삼 감독, 적룡·주윤발·장국영 등의 동명영화를 무대에 올린 작품이다. 1000여장의 LED패널로 실제 영화를 보는 듯한 장면들이 무대 위에 구현되는 뮤지컬이다., 

 

뮤지컬 영웅본색
뮤지컬‘영웅본색’(사진=허미선 기자)

암흑가의 전직보스 송자호(유준상·민우혁·임태경, 이하 관람배우·가다나 순)와 형제 같은 마크(박민성·최대철), 두 사람을 배신한 아성(김대종·박인배) 그리고 자호의 동생이자 형사인 송자걸(박영수·이장우·한지상)이 엮어가는 유혈낭자한 느와르로 ‘프랑켄슈타인’ ‘벤허’ 등의 왕용범 연출과 이성준 음악감독 신작이다.



◇의리는 남자의 전유물? 우리 모두가 가질 수 있는 감성

“의리는 남자들의 상징이라고 하지만 2020년 이 시점에서는 남자들의 전유물이 아닌 우리 모두가 가질 수 있는 공통된 감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영웅본색’에 대해 “1990년대 남성분들에게 충격을 주고 진한 감성을 심어준 작품”이라며 “남자들의 진한 우정과 이야기를 여성이 대부분이 뮤지컬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는 송자걸 역의 민우혁은 작품을 관통하는 감정인 ‘의리’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마크 역의 박민성 역시 “느와르 역시 남성들의 전유물이 아니다”라며 “우리 주변을 조금만 돌아보면 늘 있는이야기”라고 말을 보탰다.

“가족, 형제, 우정 등 관계는 일상의 것들이기 때문에 단정 짓지 않으셔도 다 함께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처음 등장하는 메인 테마나 ‘당년정’ 등은 딱 한소절만 들어도 아는 명곡들,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레트로 감성이 곳곳에 포진해 있죠.”

또 다른 마크 최대철은 “연습할 때 저도 모르게 대사 한마디 한마디에 눈물이 울컥하곤 했다”며 “그게 무엇일까 생각해 봤는데 결국 감성의 문제”라고 동의를 표했다. 이어 “내 마음 속 감성 하나만 건드리면 남자든, 여자든 공감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마크의 매력은 표현을 못한다는 거예요. 형 자호에, 동생 자걸에 대한 마음은 미치겠는데 마크는 그 표현이 안되죠. 제 마음에도 그게 있어서 마크가 너무 많이 다가왔어요. 살면서 친구, 부모·자식, 부부 등 인간관계는 다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진심, 마음이 통했을 때 사랑이 느껴지거든요. 내 다리 하나쯤, 목숨 따위 중요하지 않아요. 형이 알아주지 않아도 상관없어요. 마크가 드러내지 못하는, 하지만 관객들은 분명 알고 있을 그걸 전달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퀵체인지 자걸, 첫 뮤지컬 이장우 “수족관 신에 주목!”
 

뮤지컬 영웅본색
뮤지컬 ‘영웅본색’(사진=허미선 기자)

 

“자걸은 1, 2막 열몇번 의상을 갈아입어요. 노래를 부르기 위해 준비되고 호흡이 정리되면 좋은데 의상을 갈아 입다가 급하게 들어가야하는 신이 너무 많죠.”

자걸을 연기하면서 힘든 부분에 대해 퀵체인지를 꼽은 박영수는 “주옥같은 멜로디를 들려드려야 하는데 거친 호흡인 상태에서 등장해야하는 하는 부분이 많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너무 익숙한 멜로디의 곡들이다 보니 조금은 조심스러워지기도 하죠. 아름다운 멜로디를 각자 배역에 맞게 잘 들려드리기 위해 고민이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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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영웅본색'으로 뮤지컬 데뷔하는 이장우(오른쪽)(사진=연합)

‘영웅본색’ 송자걸 역으로 뮤지컬에 데뷔하는 이장우는 “이 작품을 하기 전까지는 영화나 드라마나 뮤지컬이나 같은 연기라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뮤지컬에 맞는 연기와 영화 등 매체 연기는 따로 있다고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정말 ‘왜 얼굴로만 연기해?’라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발끝까지 해야한다’고 하시는데 이제 무릎까지 내려온 것 같아요. 뮤지컬 배우분들을 존경하게 됐죠. 제가 좋아하는 장면은 ‘거짓말처럼’(Unreal Reality)이라는 수족관 신입니다. 유일한 멜로 신으로 이 장면을 주목해서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이장우가 가장 주목하길 바라는 ‘거짓말처럼’은 형사인 자걸이 정보를 얻기 위해 일부러 접근한 전 마약왕의 딸 페기와 수족관에서 데이트를 즐기는 장면으로 1000여장의 LED패널로 낭만적이고 사랑스럽게 표현된다.


◇‘스탠드업’으로 흥겨움 전하는 견숙 문성혁과 ‘아성’에 매료된 박인배
  

뮤지컬 영웅본색
뮤지컬 ‘영웅본색’ 주요 출연진(사진=허미선 기자)

 

“(출연하는 작품마다) 항상 재밌는 역할을 하다 보니 웃음 정도 조절이 가장 힘듭니다. ‘영웅본색’에서도 휴식이나 웃음이 필요해서 원작과는 다르게 견숙이 즐거운 캐릭터로 변주됐죠. 진지한 영화의 색을 해치치 않으면서도 기분 좋게 쉬어가는 타이밍을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자걸이 교도소에서 출소한 후 취직을 위해 찾은 자동차 정비소에서 부르는 ‘스탠드업’(Stand Up)으로 분위기를 흥겹게 하는 견숙 역의 문성혁은 이렇게 전하며 “책임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제가 50분 있다가 등장해서 ‘스탠드업’을 불러야 해서 밑에서 엄청 준비를 합니다. 복고 감성이어서 문성우 안무감독과 이야기를 하면서 시너지를 발현했죠. 저는 ‘영웅본색’ 뿐 아니라 마이클 잭슨의 광팬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스탠드업’ 안무에) 마이클 잭슨 춤 코드를 넣기로 합의하면서 신나게 작업했죠.”

이렇게 전하는 문성혁에 대해 유준상은 “반백한살(51세)에 저 몸놀림이 나오는 게 놀라울 따름”이라며 “휴게소 같은 배우”라고 극찬했다.

송자걸과 마크를 배신하며 조직 보스 자리에 오른 아성 역의 박인배는 “(아성 캐릭터가) 멋있었고 매료됐다”며 “정글 같은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기만의 원칙을 따르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가야할 방향이 명확했는데 음악이 들어오면서 혼란을 느꼈어요. 음악을 가진 결이 영화에서 본 악역이 가졌던 묵직함과는 차이가 있어서 접합점을 찾는 데 애를 먹었습니다. 나쁜 짓을 하는 역할이다 보니 쉽진 않지만 아성의 갈 길이 나름 명확해서 재밌게 하고 있죠.”


◇아직 끝나지 않은 우정, 의리, 사랑이야기

영웅본색
뮤지컬 ‘영웅본색’ 전 출연진(사진=허미선 기자)

 

“저도 모르게 2020년에 와 있습니다. 어려서는 SF에나 나올법한 시대였는데 실제 2020년에 ‘영웅본색’을 하고 있어요.”

이렇게 전한 유준상은 “메말라가는 사회에서도 진실되고 (영웅본색) 무대에서 구현되는, 이런 세계가 있구나를 느낀다”고 덧붙였다.

“아직 끝나지 않은 우정, 사랑, 의리가 무대에서는 계속 되고 있구나를 느낍니다. 그걸 본 관객분들은 삶에서 풍요로움을 느끼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런 관계들을 통해 메말라가고 각박해지는 세상을 극복하지 않을까 싶어요. ‘영웅본색’을 보신 중국, 홍콩 등의 분들이 계약하자고 많은 의뢰들이 오고 있습니다. 중국, 홍콩 등 많은 나라에서 사랑받는 뮤지컬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이제 시작입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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