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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그라운드] 보이는 것은 보이는 것이 아니다! 환상 너머 본질 속으로 '르네 마그리트 특별전'

입력 2020-04-28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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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 마그리트 특별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전시장 전경, ‘이미지의 배반’, 디지털 연대기, '잘못된 거울' '셰헤라자대' 그리고 체험형 '미스터리룸'(사진=허미선 기자)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Ceci N‘est Pas Une Pipe.)

눈에 보이는 것은 분명 ‘파이프’인데 그 아래 쓰여진 글은 파이프가 아니라 한다. 그림 제목 그대로 ‘이미지의 배반’(La trahison des images)이다. 얼굴을 초록 이파리가 달린 사과로 가린 중절모를 쓴 ‘사람의 아들’(Le fils de l’homme), 비처럼 쏟아지는 신사들 ‘골콩드’(Golconde), 얼굴을 가린 채 키스를 나누는 ‘연인들’(The Lovers) 등으로 익숙한 르네 마그리트(Lene Magritte)의 세계는 그렇다.

눈에 보이는 것과는 다른, 그래서 사유 혹은 상상으로 이어지게 하는 요소들이 기묘하게 어우러지고 부대낀다. 파이프, 돌, 신발, 중절모, 새, 우산, 달걀, 촛불 등 일상적인 대상들이 예기치 않은 것들과 결합하며 상식을 깨고 현실을 뛰어넘는다. 그가 이끄는 현실과 상상의 세계는 교묘하게 따로 혹은 같이 존재하며 보는 이들을 사유하게 하며 몽상가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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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 마그리트(사진=허미선 기자)

‘화가’이면서도 사유자이며 철학자들의 탐구대상이자 몽상가인 르네 마그리트가 아시아 최초 멀티미디어 체험형 전시 ‘르네 마그리트 특별전’(Inside Magritte, 4월 29~9월 13일 인사 센트럴 뮤지엄)으로 한국 관람객을 만난다.

유명 뮤지션의 앨범 재킷, 영화 ‘매트릭스’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의 영감이 된 데페이즈망(Depaysement) 기법과 그의 작품들은 이탈리아 영상 디자인 스튜디오 페이크 팩토리와 크로스미디어 그룹, 브뤼셀 마그리트 재단의 기획으로 마련됐다.

회화, 사진, 다큐멘터리 등 160여점이 ‘어바웃 르네 마그리트’ ‘플레이 르네 마그리트’ ‘마그리트와 시네마’ ‘인사이드 마그리트’ ‘마그리트의 초현실주의’ 5개 섹션에 나뉘어 전시된다.

그의 연대기와 ‘초기 초현실주의’ ‘입체 미래주의’ ‘암흑기’ ‘파리에서’ ‘친화력’ ‘햇빛 아래 초현실주의’ ‘바슈시대’ ‘마그리트의 헌신’까지 8개의 시대별 챕터에서는 디지털 이미지와 그 작품에 대한 사연, 이해를 돕는 영상들이 함께 전시된다.

입구부터 르네 마그리트의 세계로 이끄는 ’연인들‘과 자살한 어머니, 그에게 큰 영향을 주었던 ’팡토마스‘ 소설 등의 관계를 설명하는 식이다. 마지막 챕터인 ’마그리트의 헌신‘은 ’빛의 제국‘ 연작을 감상할 수 있는 사유의 공간이다. 하나의 이미지 안에 공존하는 낮과 밤이 대비되고 결합되는 ’빛의 제국‘ 시리즈 17점의 유화와 10점의 과슈 작품 중 5개를 음악, 영상으로 재해석한다.

 

더불어 특수 효과 및 AR 증강현실, 대형 파이프 포토존,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미스터리 룸’, 영화인으로서의 르네 마그리트, 색과 빛의 존재 및 역할을 재조명하는 ‘미러 룸’ ‘라이트 룸’ 등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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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 마그리트 특별전’ 전시장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마그리트의 초현실주의’ 섹션에서는 작가 앙드레 브르통을 중심으로 시작된 프랑스 초현실주의와 마그리트가 속한 벨기에 초현실주의의 예술적 특성을 비교 설명하는가 하면 막스 에른스트, 호안 미로, 이브 탕기, 살바도르 달리, 메레 오펜하임과 그들의 작품을 소개하기도 한다.

‘셰헤라자데’(Scheherazade), ‘행복한 기부자’(The Happy Donor) 등 증강현실 포토존과 미러 룸, ‘금지된 재현’(La Reproduction Interdite) 등의 체험을 통해 “나에게 있어 ‘세상’은 상식에 대한 도전이다” “그림을 다 그렸다고 하여 작품이 완성된 것은 아니다”라고 했던 르네 마그리트 예술세계의 일부가 될 수도 있다. 

 

주관과 객관, 실체인 나와 거울 속 나, 보이는 것과 보이는 것이 아니라는 글…극과 극의 것들이 부딪히는 듯 어우러지면서 르네 마그리트가 창조해낸 환상의 세계는 이끈다. 그 환상 너머의 본질 혹은 진짜 현실에 대한 사유로!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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