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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그라운드] 성소수자, 여자, 남자 등 모두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뮤지컬 ‘펀홈’

입력 2020-07-2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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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펀홈(20)_최재웅,방진의,유시현
뮤지컬 ‘펀홈’. 왼쪽부터 브루스 벡델 역의 최재웅, 43세 앨리슨 방진의, 9세 앨리슨 유시현(사진제공=달컴퍼니)

 

“원작가도, 음악을 쓴 사람도 모두 여자인 작품이에요. 겉으로 보기엔 레즈비언을 소재로 한 뮤지컬이지만 이 작품을 공연하게 된 가장 큰 동기 중 하나는 ‘가족이야기’여서입니다. 43살이 돼서 글과 그림으로 아버지를 회상하면서 치유받고 인생을 돌아보는 이야기죠.”

뮤지컬 ‘펀홈’(10월 11일까지 동국대학교 이해랑예술극장)의 박용호 프로듀서는 작품에 대해 이렇게 소개했다. 동국대학교 이해랑예술극장에서 22일 열린 프레스콜에 참석한 박소영 연출과 채한울 음악감독은 “좋아하는 작품(의 한국 초연)을 함께 하게 돼 좋다”고 털어놓았다.

뮤지컬 ‘펀홈’은 레즈비언 작가 앨리슨 벡델의 동명 그래픽 노블을 무대화한 작품이다. 그의 자전적 이야기로 커밍아웃한 마흔셋의 레즈비언 앨리슨 벡델(방진의·최유하, 이하 가나다 순)이 클로짓(Closet, 성 소수자임을 밝히지 않은) 게이였던 아빠 브루스 벡델(성두섭·최재웅)을 이해하기 위한 여정을 담고 있다.  

 

뮤지컬-펀홈(20)_이지수,이아름솔
뮤지컬 ‘펀홈’. 왼쪽부터 19세 앨리슨 벡델 역의 이지수, 엄마 헨젤 이아름솔(사진제공=달컴퍼니)

 

앨리슨 벡델의 원작을 바탕으로 ‘섹스 앤 더 시티’(Sex and the City), ‘로 앤 오더’(Law&Order) 등의 배우이자 연극 ‘웰’(Well), ‘2.5 미니트 라이드’(2.5 Miunte Ride) 등의 작가이기도 한 리사 크론(Lisa Kron)이 대본을 집필했고 영화 ‘나이트 인 로댄스’, 디즈니 애니메이션 ‘인어공주: 아리엘의 시작’ ‘슈렉3’ ‘뮬란 2’ 등과 뮤지컬 ‘슈렉’ ‘소프트 파워’ 등의 작곡가 지닌 테소리(Jeanine Tesori)가 16곡의 넘버를 꾸렸다.



2014년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후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에 입성한 ‘펀홈’은 토니어워즈 작품상·극본상·음악상·남우주연상·연출상을 휩쓸며 주목받았다. 한국 초연의 박소영 연출은 “미국에서 먼저 보고 좋아했던 작품”이라며 “한국어로 바뀌면 어떨까 궁금했다”고 전했다.

“소재에 대한 부담이 없을 수는 없었어요. 하지만 작품을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가족에 대한 이야기이며 앨리슨 마음의 여정을 따라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니 소재에 대한 생각은 좀 적어졌죠. 관객들이 그 여정을 잘 따라와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연출했습니다.”

이어 “불친절한 극이니 어려울 수도 있다”면서도 “사건 진행형이 아닌 개인의 기억 위주의, 본인의 상태에 따라 기억나는 과정을 좇아가는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뮤지컬-펀홈(20)_이경미,유주혜
뮤지컬 ‘펀홈’. 19세 앨리슨 벡델 역의 유주혜(왼쪽)와 첫사랑 조앤 이경미(사진제공=달컴퍼니)

 

“가족이 가진 모순적인 부분, 앨리슨이 아빠에게 가진 모순된 감정 등 이해하고 싶지만 이해할 수 없었고 사랑하지만 증오하는 모든 감정에 대한 이야기를 풀고 싶었어요.”

‘펀홈’에는 6인조 밴드가 현과 크고 작은 타악 등 23개의 악기를 연주하며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표현하다. 이에 대해 채한울 음악감독은 “드라마적으로 섬세한 편곡을 따르고 있다”며 “악기를 다양하게 쓰는 것도 드라마를 풍성하게 만들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드라마를 충실하게 잘 구현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어요. 악보에 워낙 연기자 지시문이 많아요. 연주를 할 때도 ‘머뭇거리면서’ ‘에너지 있게’ 등 지시문들을 잘 따르도록 했죠. 배우들에게는 단어 위주로 표현하면 좋겠다고 했어요. 영어에 밀접한 멜로디와 음악이다 보니 한국어와 붙었을 때 낯설게 느껴지거든요.”


◇앨리슨 기억 속 아빠로 보이기 위한 노력, 브루스 벡델 최재웅·성두섭

뮤지컬-펀홈(20)_설가은,성두섭
뮤지컬 ‘펀홈’. 9세 앨리슨 벡델 역의 설가은(왼쪽)과 아빠 브루스 성두섭(사진제공=달컴퍼니)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어쨌든 아빠처럼 보이느냐 안보이느냐 였어요. 대본이나 캐릭터 분석보다는 배우가 아빠처럼 보이느냐 안보이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이에 “아빠처럼 보이려고 노력했다”는 최재웅은 “실제 아빠이기도 해서 제가 아이들에게 실제로 쓰거나 훈육할 때의 말투를 대입하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브루스는 앨리슨 기억에 의해 표현돼야하는 인물이라서 그 부분에 중점을 뒀어요. 처음엔 43세의 앨리슨이 내레이션으로 표현하는 이외의 것을 하는 게 나은지, 그대로 하는 게 나은지를 고민했었죠. 하지만 대사가 정확해요. 그래서 앨리슨이 표현하는 아빠의 모습을 위주로 표현하려고 노력했죠.”

최재웅의 말에 성두섭 역시 “아빠 역할이 처음이라 아빠처럼 보일까에 신경이 많이 쓰였고 부담이 됐다”며 “어떻게 하면 아버지의 모습과 아버지처럼 이야기할 수 있을까를 연구했다”고 털어놓았다. 

 

펀홈
뮤지컬 ‘펀홈’ 앨리슨 벡델 역의 방진의(사진제공=달컴퍼니)
“앨리슨의 기억 속 모습이기 때문에 표현하기가 어려웠어요. 스토리로 연결되는 연기가 아니라 조각조각들을 연기해야했거든요. 아버지의 예민한 불안함, 왜 이렇게 날카로울까, 섬세함 등에 집중하면서 고민하고 표현하려고 노력했죠. 너무 어려운 작품이에요.”


◇누구와도 호흡하지 않는 앨리슨 최유하·방진의 “남녀 모두가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이 역할 자체가 저한테도 도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처음 대본 봤을 때는 딱히 그런 생각을 못했는데 막상 연습을 시작하니 누구와도 호흡하지 않고 연기해야 하는 역할이더라고요. 이런 역할은 처음이었어요. 이 작품을 하면서 제가 호흡을 나누는 걸 굉장히 좋아하는 배우임을 깨달았죠.”

뮤지컬 ‘펀홈’ 출연을 “도전”이라고 표현한 최유하는 “철저하게 기억과 떨어져 있고 싶어하는 앨리슨이라는 인물이 결국 어떻게 기억 속으로 들어가게 되는지를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실제 인물에 대한 정보를 얻어오면서 캐릭터 구축에 도움을 받았어요. 화자가 기억해 내는 것들이 과연 객관적일 수 있을까 싶었고 모든 이야기는 주관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진짜 벡델 집안에서 일어나지 않은 일들도 실제로 일어난 것처럼, 느꼈던 감정들처럼 받아들이는, 주관적인 이야기 속 복잡한 캐릭터 같아요.”

방진의는 “그래픽 노블을 먼저 읽었는데 저와 닮아서 인상 깊었다. 어려서 목욕탕을 가면 머리가 커트라는 이유로 남탕표를 주는 경험을 했다”며 “저의 어린시절과 맞닿는 지점이 있어서 가족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실제 아빠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최근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공연계 여성 캐릭터 다양화에 대해서는 “브로드웨이에도 아빠와 딸 이야기 없다고 하더라”고 말문을 열었다.

뮤지컬-펀홈(20)_최유하
뮤지컬 ‘펀홈’ 앨리슨 벡델 역의 최유하(사진제공=달컴퍼니)

 

“그런 의미에서 이제는 얘기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해요. 남녀 모두가 자기 이야기를 편하게 할 수 있어야 하고 다양한 이야기를 해야한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전한 방진의에 최유하는 “많이 나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여성 캐릭터가 한정적이지 않고 다양하게 변하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을 보탰다.

“지금까지 공연에서 보여진 판에 박힌 캐릭터에서 벗어나 여자, 남자를 한정 짓지 않고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면 좋겠어요. 여자든 남자든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고 시각이 넓어진다면 좀 더 즐거운 공연이 나올 거라고 생각해요. ‘펀홈’이 더 이상 특이한 작품이 되지 않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런 역할을 하게 돼 행복하고 기뻐요. 특히 엄마(류수화·이아름솔)가 노래할 때 그걸 듣고 있는 19세의 앨리슨(유주혜·이지수)과 피날레에서 9세(설가은·유시현), 19세, 43세 앨리슨이 함께 노래하는 모습에서 변하고 있고 모두가 행복하다고 생각해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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