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비바100 > Leisure(여가) > 더불어 문화

[B그라운드] 이번엔 셔플댄스! 줄리안 오피 “일상을 비일상으로 만드는 특별함을 찾아서!”

입력 2023-05-04 18:30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Untitled-13
5년만에 부산에서 개인전 ‘OP.VR@kukje/F1963.BUSAN’을 개최하는 줄리안 오피(사진=허미선 기자)

 

“익숙하게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에서 항상 탈피하려는 습관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일상을 밥을 먹듯 그렇게 살아가죠. 하지만 그 일상을 굉장히 비일상적으로 만드는 특별한 요소들이 곳곳에 숨겨져 있어요. 그것을 발견하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에 예술은 아주 작은 계기가 될 수도 있죠.”

이번엔 셔플댄스다. 걷는 사람들의 조형물, 회화, 조각, 영상 등으로 유명한 영국의 현대미술가 줄리안 오피(Julian Opie)가 초당 100비트의 빠른 사운드에 맞춘 셔플댄스로 한국을 찾았다.  

 

줄리안 오피
5년만에 부산에서 개인전 ‘OP.VR@kukje/F1963.BUSAN’을 개최하는 줄리안 오피(사진=허미선 기자)
5년만에 ‘OP.VR@kukje/F1963.BUSAN’(7월 2일까지 국제갤러리 부산점, F1963 석천홀)으로 기자들을 만난 줄리안 오피는 “저는 예술가로서 어떻게 하면 우리가 일상에서 특별한 비일상을 찾을 수 있는지에 대해 계속 얘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만약 제가 예술가로서 그것을 알려드리지 못한다면 다른 아티스트 누군가라도 그런 시도를 계속 할 것”이라며 “어쨌든 중요한 건 우리가 습관적으로 일상에서 특별한 것들을 발견하려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번 ‘OP.VR@kukje/F1963.BUSAN’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거치면서 틱톡(Tik Tok)과 유튜브 등 SNS를 통해 우연히 접한 셔플댄스에 매료돼 작품화한 회화, 영상, 조각 등을 만날 수 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이 거의 끝나가는 시점에 제 작품을 통해 아주 빠르고 동적인 느낌의 에너지를 불어넣어드리고 싶었다”며 “온라인으로 이것저것을 검색하다가 누군가 올린 셔플댄스를 봤다”고 밝혔다.

“2020년대에 유행했던 셔플댄스를 추는 영상을 보고 엄청난 영감을 받았죠. 지금까지 탐구했던 걷는 행위가 아니라 이 춤추는 행위를 탐구해보자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드로잉과 영상촬영 등으로 발전시켜가면서도 “이것들이 회화나 조각 작품으로 구현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오피는 댄서인 딸 이모전과 그의 댄서 친구들이 직접 추는 셔플댄스를 보면서 5개 동작을 선별해 회화, 조각, 영상, 모자이크, VR, 라이브 퍼포먼스 등 다채로운 형태로 작품화했다.

줄리안 오피
줄리안 오피 개인전 ‘OP.VR@kukje/F1963.BUSAN’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하나의 동작을 구현하는 영상은 60개의 드로잉을 이어 붙인 것으로 그는 이를 “영상이지만 회화작품”이라고 했다. 오피는 “60개를 쪼개보면 각각의 작품이 회화가 될 수도 있고 스틸이미지가 되는 등 다양한 변주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영상은 간판에 사용되는 LED 다이오드 기술을 활용했고 회화들은 플라스틱을 사용했어요. 모자이크 작품들은 그리스 로마 시대 혹은 고대 이집트에서 사용되던, 돌·마블·타일 등을 쪼개 이어 붙인 기술을 그대로 활용했죠. 모자이크 작품의 타일이 움직이는 (영상형태의) 회화작품의 각 픽셀들과 상호작용을 하죠. 현재와 고대 버전이 교차되며 연관성을 가지는 효과를 누렸달까요.”
 

줄리안 오피
줄리안 오피 개인전 ‘OP.VR@kukje/F1963.BUSAN’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OP.VR@kukje/F1963.BUSAN’에서는 이번 전시를 위해 한국 사진작가를 고용해 해운대 해변을 촬영한 1000장의 사진을 모티프로 한 ‘워킹 인 부산’(Walking in Busan) 프로젝트도 만날 수 있다. 


“제 작품은 자잘한 단계들을 거칩니다. 첫 번째는 이 세상을 바라보는 저 그리고 그게 전시로 어떻게 구현될지를 아우르는 단계죠. 두 번째는 이해한 바를 형상화, 이미지화해 아주 간결하고 단순한 요소로 응축하는 단계예요. 세 번째는 각 이미지, 감각 등에 어울리는 언어를 기술적인 방식으로 구현하는 겁니다. 이 ‘워킹 인 부산’은 알루미늄과 자동차 도료로 만들어졌어요. 이집트 상형문자를 상기시키는 느낌으로 구현했죠.”

이 작품과 더불어 현실에 가장 가까운 방식으로 구현한 런닝머신 퍼포먼스도 직접 경험할 수 있다. 그는 직접 눈으로 감상하기 보다는 카메라, 스마트폰 등의 렌즈를 통해 인증샷을 남기는 행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아시아 관람객들을 위한 것으로 그는 “예술가로서는 굉장한 도전”이라고 털어놓았다.

“(직접 감상 보다는 인증샷을 중시하는) 이같은 경향을 거부하거나 저항하기 보다는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인증샷을 찍고 싶게 만들까를 고민했어요. (런닝머신 위를 걷는 것으로) 누구든 원하면 이 회화작품의 일부로 기능할 수 있어요. 사진을 찍으면서 관람객도 그 작품 자체가 되는 거죠.”

팬데믹 기간 동안 록다운된 영국 사람들이 공원에 앉아 햇빛을 쬐며 법적으로 허용가능한, 최소한의 자유라도 즐기는 풍경은 계단의 손잡이로 쓰이는 스테인리스 튜브로 구현됐는가 하면 목재로 만들어진 대형 조형물들은 그의 스튜디오 근처를 지나가는 이들에게 손을 숨겨달라 부탁하고 다양한 포즈를 취하게 해 조각화한 작품들이다.

줄리안 오피
개인전 ‘OP.VR@kukje/F1963.BUSAN’에서 VR부스 체험 중인 줄리안 오피(사진=허미선 기자)

 

“이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은 우리가 보는 세상이라기 보다는 저마다가 해석하는 세상을 이해한다고 생각합니다. 굉장히 다양한 요소들로 구성돼 있는 언어이자 스토리로 소재, 이미지, 경험 등 다양한 요소들이 있죠. 이 전시 역시 현실 그 자체가 아니라 현실에서 우리가 존재하는 감정, 인지하는 현실을 보여드리고자 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눈에 띄는 것은 VR부스다. VR안경을 쓰고 그의 8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으로 “아주 어려서 좋아했던 만화에 몰입하면서 지금 현실에서 벗어나 다른 차원의 스토리로 빨려들어간다는 느낌을 받았었다”며 “그 경험을 통해 우리가 발 딛고 있는 현실로 돌아왔을 때 (현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VR은 굉장히 새롭고 흥미로웠어요. 앞으로 이 프로젝트가 어떻게 발전할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 VR 프로젝트를 더 발전시킬지에 대한 아이디어 정도만 가지고 있는 상태죠.”

부산=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줄리안 오피
줄리안 오피 개인전 ‘OP.VR@kukje/F1963.BUSAN’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줄리안 오피
줄리안 오피 개인전 ‘OP.VR@kukje/F1963.BUSAN’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줄리안 오피
줄리안 오피 개인전 ‘OP.VR@kukje/F1963.BUSAN’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줄리안 오피
줄리안 오피 개인전 ‘OP.VR@kukje/F1963.BUSAN’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줄리안 오피
줄리안 오피 개인전 ‘OP.VR@kukje/F1963.BUSAN’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