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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몸무게가 제자리로 가는 '요요현상'이 아닌 'yoyo'

[Culture Board] 웰메이드 다큐 '요요현상'오는 14일 개봉

입력 2021-01-06 18:30 | 신문게재 2021-01-07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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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Board]
8년 간의 제작기간을 거친 다섯 명의 요요 청년(?)들.2011년 에딘버러 페스티벌을 접수했다.(사진제공=씨네소파)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됐을 때 어쩌면 그다지 행복하지 않을 수도 ‘있다’. 영화 ‘요요현상’은 인생의 전부인 존재를 두고 생업에 나가야 하는 젊은이들에 대한 이야기다. 진부한 답사지만 일단 그렇게 시작한다. 여기 자신의 인생 반을 요요에 심취한 다섯 남자가 있다. 대열, 동훈, 현웅, 동건, 종기는 취미와 특기가 모두 요요였던 사람들이다.

처음에는 그저 반에서 요요를 잘 돌리는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묘기를 넘어 영국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까지 진출했다. 그들이 떠난 2011년의 스코틀랜드행 비행기표는 누군가에게는 부푼 꿈이면서 잘라내야 할 계기였다. 영화는 등장인물들의 대화를 통해 요요에 대한 사랑과 집착, 후회와 미련을 담담하게 아우른다.

8년 동안 촬영한 영화 ‘요요현상’에 화려한 카메라 워크나 친절한 내레이션은 없다. 하지만 결정적 한방이 있다. 화면은 투박하지만 취미와 일에 대한 고민을 한번이라도 해 본 사람이라면 그저 빠져들 수밖에 없는 마성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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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4일 개봉을 앞둔 영화 ‘요요현상’공식포스터.(사진제공=씨네소파)

거짓말처럼 에딘버러 축제 후 한국을 대표하는 요요팀 ‘요요현상’은 각자의 길을 걷는다. 진짜 영화라면 이들은 서로를 부둥켜 안고 울고 있는 사이 그들의 실력을 눈여겨 본 라스베이거스 공연 담당자가 와서 명함을 건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선택은 지극히 현실적이다. 취업 준비를 하거나 자신의 가게를 차려 ‘살 길’을 찾아간다. 여러 축제에 초대되며 공연을 펼치는 멤버도 있지만 20대 후반이 된 그들에게 ‘요요나 돌리는 짓’은 여러 잣대가 드리워지는 일이 돼버렸다. 

 

여러 선택의 결과물이 나오지만 이 영화는 함부로 단정짓지 않는다. 다만 화려한 요요 퍼포먼스를 통해 보는 이를 즐겁게 만든다. 어린시절 모습이 담긴 홈비디오와 자료화면부터 현재의 모습에 이르기까지 요요의 역사를 집대성한 아카이브로 다양한 볼거리를 자랑한다.

다큐멘터리로서의 장점은 차고 넘친다. ‘요요현상’은 제45회 서울독립영화제, 제2회 평창국제평화영화제 등 유수영화제에 초청·상영돼 “작은 ‘요요’에 한국 사회 청년의 오늘이 응축되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정식 개봉까지 이어졌다. ‘요요현상’에 나오는 모든 사람들의 공통점은 요요가 손에 쥐어지면 눈이 반짝인다는 점이다. 세상 가장 행복한 표정으로 흡사 스파이더맨처럼 요요를 손끝에서 조련한다. 원래 한 몸이었던 것처럼.

누군가에게는 ‘한낱’ 요요일지 몰라도 이 둥글게 말리는 ‘요물’은 주인공들을 그 누구보다 빛나게 만든다. 이 영화를 보면 당신의 기억 속에 깊게 숨겨두거나 잊고있던 뭔가가 ‘훅’ 떠오를지도 모른다. ‘요요현상’의 단점은 그저 그 한 가지다. 92분.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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