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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보고 싶은 걸 보는 자유, '코로나19'가 바꾼 일상

넷플릭스,왓챠,IPTV등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는 OTT서비스 연일 인기 상한가
'코로나19'여파로 사회적 거리 두기에 동참하는 주요 소비층 "나 홀로 보기"각광
'멜로가 체질','킹덤2'등 다시보기 혹은 오리지날 컨텐츠 흥행 역주행

입력 2020-04-10 07:20 | 신문게재 2020-04-1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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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의 시대는 과연 끝난 것일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이하 코로나19) 여파로 주말 일일관객수가 전국 3만명을 기록하는 요즘 관객들이 OTT(Over The Top) 서비스로 갈증을 풀고 있다.   

 

다중이용시설을 꺼리는 분위기, 사회적 거리두기와 자가격리로 많은 이들이 극장 대신 PC, 스마트폰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제공되는 스트리밍에 빠져 들고 있다. 정확히 시간을 맞춰 시청해야 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영화, 드라마, 예능 등 다양한 영상을 볼 수 있는 현실에서 ‘꼭 봐야 할 추천작’을 추려봤다.

 

 

◇넷플릭스, ‘잉글리시 게임’ ‘멜로가 체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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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급사회에서의 축구를 통해 사회적 차별과 스포츠 정신에 대해 다시금 깨닫게 만드는 ‘잉글리시 게임’의 배우들. (사진제공=넷플릭스)

2016년 넷플릭스가 한국에 진출했을 때만 해도 무시했던 방송사와 영화사들이 태도전환에 나섰다. 

 

넷플릭스 입장에서 한국은 작은 시장이지만 콘텐츠 가성비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해외 매출이 안방시장인 미국을 앞지른 지는 이미 오래다. 이에 넷플릭스는 마니아층의 지지를 받는 오리지널 시리즈 확보와 다양한 작품 계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각 나라에 맞는 인기작을 전면에 배치하고 취향에 맞는 장르 서비스를 구분해 제공함으로서 재미를 더한다. 

 

그 중 ‘잉글리시 게임’은 축구가 어떻게 전 세계적인 스포츠가 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잉글리시 게임’은 19세기 귀족들의 전유물이었던 축구가 계급의 장벽을 넘어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스포츠가 될 수 있었던 과정을 보여주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다.

축구는 원래 영국 상류층이 즐기던 스포츠였으나 점차 인기를 얻고 대중화되기 시작하면서 누구나 참여할 수 있기를 바라는 노동자층의 요구로 계급 간의 갈등이 심화되기도 했다. 두 계급 간의 갈등은 결국 모든 계급의 경기 참여를 놓고 상류층 대학생 팀과 공장 노동자 팀의 축구 대결로 이어졌다. 

 

이 작품은 ‘킹스맨’ 시리즈의 에드워드 홀크로프트가 상류층 대학생 팀을 대표하는 아서 킨레드 역을, ‘덩케르크’의 케빈 거스리가 공장 노동자 팀의 주장인 퍼거스 수터 역을 맡아 두 계급의 팽팽한 갈등을 보여준다. 

 

방영 내내 시청률 1%대에 머무르며 부진한 성적을 면치 못한 JTBC 드라마 ‘멜로가 체질’이 종영한 지 반년이 넘었는데도 넷플릭스 ‘오늘의 톱 10’에 진입한 것도 흥미로운 사실이다. 왓챠에도 동시에 서비스돼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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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 블록버스터라는 부제가 무색할 정도로 8할의 수다가 제 3의 주연인 JTBC의 ‘멜로가 체질’은 왓챠와 넷플릭스에서 동시에 서비스되며 흥행 역주행의 아이콘으로 꼽히고 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방영 당시 화제성은 떨어졌지만 ‘멜로가 체질’은 현실적인 캐릭터들이 등장해 ‘병맛’ 코드를 살린 에피소드, 수다에 가까운 많은 대사량을 모두 흡수한 배우들의 차진 연기력을 갖췄다. 잘난 척 만하는 스타 PD와 어디서나 볼 법한 장기연애 커플, 싱글맘의 고군분투기, 연하 인턴의 연애 오지랖까지 흔히 볼 수 있지만 전혀 어울리지 않는 상황들이 재미를 더한다. 게다가 드라마 사상 가장 ‘뜽금없는 PPL’을 가장 잘 살린 드라마로 2030 시청자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예를 들면 안마기가 등장해야 하는 상황에서 놀아달라는 아들을 등지고 의자에 앉아 “어차피 말도 안되는 상황이니 15초만 더 기다리렴”이라는 대사를 던치는 웃픈 상황이 그렇다. 매일 하는 대본 아이템 회의를 한 카페에서만 하는 이유에 대해 주인공인 드라마 작가(천우희)의 입을 통해 “그런 게 있다”면서 퉁치는 재기발랄함도 돋보인다. 그간 종영 드라마가 VOD 다시 보기 등으로 꾸준히 회자되는 현상은 종종 있는 일이지만 대부분은 방송 당시 신드롬을 몰고 오거나 기록적인 시청률을 올린 작품들이 주인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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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덤’의 한 장면.(사진제공=넷플릭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캐릭터, 대사 등 ‘멜로가 체질’은 완성도가 높아서 찾아보는 수요가 있는 드라마지만 이런 서비스에 얹히는 순간 찾아보게 되는 틀이 되는 것”이라면서 콘텐츠의 ‘재발견’을 가능하게 해 주는 플랫폼의 역할에 주목했다. 넷플릭스가 자체적으로 제작하고 독점하는 오리지널 시리즈는 연일 화제몰이에 성공하고 있다.  

 

‘기묘한 이야기’나 ‘킹덤’ 시리즈가 바로 그것이다. ‘응답하라’ 시리즈 같은 라이선스 작품들은 계약의 주체가 되는 제작사의 요청을 모두 수긍하는 편이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코로나19 현상으로 인해 역주행 혹은 인기작들을 추천하는 건 좋은 일이지만 마케팅으로 오해될까 조심스럽다”면서 유통과 계약 과정에 대해서도 “우리는 궁극적으로 구매자 중 한 곳일 뿐이다. 제작자의 입장에 따르고 콘텐츠 유통에만 집중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에서만 가능한 왓챠, ‘킬링이브’ ‘체르노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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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챠의 히트작중 하나인 ‘체르노빌’. 국가의 재난 사태에 따른 밀도있는 전개로 다시금 사랑받고 있는 작품이다. (사진제공=왓챠플레이)

 

왓챠는 지난 2012년 카카오벤처스가 첫 투자처로 선택한 스타트업 왓챠에서 출시한 개인화된 맞춤 콘텐츠 추천·평가 서비스다. 현재 영화, 드라마, 도서를 다루고 있으며 이용자가 콘텐츠에 대해 평가를 매기면 정교한 추천 알고리즘을 이용해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추천해준다. 왓챠플레이의 가장 기본적인 서비스 콘셉트는 ‘개인의 취향을 가장 잘 아는 OTT’다.

최신 콘텐츠나 독점 콘텐츠는 부족하지만 출시된 지 시간이 지난 콘텐츠들을 방대하게 보유하고 있는데다 국내외 거의 모든 주요 CP(콘텐츠 공급사)들과 콘텐츠 수급 계약을 맺고 있다. 왓챠플레이에 있는 콘텐츠 대부분의 계약은 수익 공유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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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링 이브’ (사진제공=왓챠플레이)

왓챠플레이의 매출 중 일정 부분을 콘텐츠 권리사에게 사후 정산해주는 방식을 따른다. 박찬욱 감독의 ‘리틀 드러머 걸’을 시작으로 ‘킬링 이브’ ‘체르노빌’ ‘퓨처맨’ ‘이어즈&이어즈’ 등의 독점작들이 공개됐고 앞으로도 매달 1편씩의 독점 작품이 공개될 예정이다. 

 

특히 ‘체르노빌’은 왓챠플레이 최고 히트작으로 재난 상황에서 국가의 대응 문제 등에 대한 관심으로 다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들이 상생의 길을 도모한다는 것도 눈에 띈다. 전체가입자수를 영업상 공개하지 않는 넷플릭스와 달리 왓챠의 총 가입자는 620만명으로 공개하고 있다. 

 

무슨 콘텐츠를 볼지 고민하는 시간이 더 길어지거나 고민만 하고 결국 콘텐츠를 보지 못하는 현상을 뜻하는 ‘넷플릭스 증후군’을 해결하기 위해 아예 자사의 추천 기술을 이용해 넷플릭스 콘텐츠를 개인별로 추천해주는 서비스 ‘왓플릭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왓플릭스’는 지난 1일부터 콘텐츠 추천·평가 서비스 ‘왓챠’의 정식 기능으로 추가돼 운영되고 있다. 추천의 정확도를 측정하는 RMSE 지수에서 왓챠의 정확도는 넷플릭스보다 36%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이 장기화되고 콘텐츠 소비 시간이 증가하면서 그만큼 ‘넷플릭스 증후군’에 대한 호소도 많아졌다. 왓챠는 신뢰할 수 있는 추천 기술이 이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왓플릭스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태훈 왓챠 대표는 “왓챠는 데이터와 기술을 통해 개인의 취향이 존중받는 더 다양한 세계가 만들어지는 데 기여해야 한다는 사명을 가지고 있다”며 “모두 같은 것을 볼 필요는 없다. 대형 전광판이나 광고를 점령하지 못한 다양한 콘텐츠들도 다양한 개인들과 더 잘 연결되어야 한다”고 서비스 취지를 설명했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 시리즈 # 즐거운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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