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노후 위한 조건 '남녀 시각차' 은퇴 남편들 부인에 애착 커져
KDB대우증권 미래설계연구소는 14일 '2014 시니어 노후준비 실태조사'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 보고서는 우리 사회 시니어들의 노후준비현황과 인식, 필요한 서비스를 파악해보고자 50세 이상, 잔고 1000만원 이상인 대우증권 고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 그 결과를 분석한 것이다. 일부 항목은 2012년 일본 시니어를 대상으로 실시한 한 조사결과와 비교해 흥미를 높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은퇴 후 행복한 노후를 위해 꼭 필요한 것으로 '건강'이 29%로 최우선으로 꼽혔다. 그 뒤를 이어 돈(24%), 배우자(20%), 취미생활(10%), 친구(7%) 순으로 나왔다. 그러나 남녀를 분리해 보면 다소 차이가 있다. 남녀 공히 건강(남 29%, 여 28%)을 최우선으로 꼽았지만, 2, 3순위는 달랐다. 남자는 배우자-돈 순이었지만, 여자는 돈-배우자 순이다. 돈은 남성 응답자의 22%, 여성은 26%로 여성이 더 필요성을 느꼈다. 하지만 배우자 비중은 남성이 23%인데 반해 여성은 16%로 큰 차이를 보였다. 상대적으로 여성이 배우자에 대한 필요성을 더 느끼지 못하고 남성이 배우자에 대한 애착이 강한 것.
은퇴 후 같이 살고 싶은 동거인 질문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전체 답변은 배우자(87%)가 혼자(6%)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하지만 혼자 살기를 원하는 응답비율은 여성(11%)이 남성(3%)보다 높았고, 배우자를 택한 사례는 남성(93%)이 여성(77%)보다 훨씬 많았다.
남성의 배우자 애착은 사후 유산상속과 관련해 극명하게 나타났다. '전액 자녀에 상속한다'는 응답이 남성은 16.4%에 불과했지만 여성은 45.0%에 달했다. 반면 '전액 배우자에 상속한다'는 응답은 남성이 18.8%였지만 여성은 5.7%에 그쳤다.
아내가 남편에게 바라는 가사 도움 첫째는 청소(37%)였지만 그 다음은 '가만히 있어주는 것(14%)'으로 여성이 남성의 가사활동도 크게 바라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현상은 일본에서도 마찬가지다. '은퇴 후 여성의 가장 큰 스트레스 원인'으로 일본 여성 시니어는 '남편'을 가장 많이 꼽았다. 한국 여성이 가장 많이 선택한 것은 '질병'이었다.
상대적으로 여성이 배우자에 대한 집착이 덜한 것은 가정생활 속에서 충분히 타인과의 교류를 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봉사활동 참여 이유'를 묻는 질문에도 남성은 '타인과의 교류'를, 여성은 '성취감과 일의 즐거움'을 가장 많이 꼽았다. 타인과의 교류를 위해 봉사활동에 나설 필요가 적다는 의미다.
김종태 대우증권 미래설계연구소장은 "남성은 직상생활을 오래했지만 그동안 남편과 아버지 역할을 못하다가 은퇴 후 가정생활에 적응을 못하면서 더욱 배우자에 애착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며 "이에 비해 여성은 동네 사람 등 어울릴 사람이 많기 때문에 배우자에 집착이 덜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지호 기자 better502@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