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본사에서 올해로 10주년을 맞는 연례개발자회의 ‘구글I/O 2016’을 개최했다. 7000명 이상의 개발자들이 참석한 이번 회의에서 구글은 기술을 활용해 ‘어디서나(ubiquitous) 대화로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길’을 제시했다. 이번에 공개된 스마트홈기기 등 인간의 언어로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한 기술의 핵심에는 인공지능(AI)이 있다. 구글이 올해 I/O에서 발표한 기술들을 살펴보자.
구글은 전세계 14억대 이상의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탑재되고 있는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의 한 차원 발전된 플랫폼을 올 가을 발표한다. 가상현실(VR) 콘텐츠에 대응하는 새로운 안드로이드의 개발 코드명은 ‘N(엔)’으로 250개 이상의 새로운 기능이 지원될 예정이다. N은 화면을 이중 분할하는 기능 외에도 큰 화면에서 작은 화면을 동시에 표시하는 ‘픽처인픽처(picture-in-picture)’ 기능도 탑재된다.
◇ VR 플랫폼의 미래, ‘데이드림’
구글이 공개한 가상현실(VR) 플랫폼 ‘데이드림(Daydream)’은 모바일 기반에서 작동하는 VR 플랫폼이다. 데이드림 플랫폼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은 VR 전용 센서 등을 탑재하게 된다. 수개월 내로 데이드림용 헤드셋과 컨트롤러가 등장하고 올 가을 삼성전자를 비롯해 LG전자, HTC, 에이수스, 화웨이, 샤오미, ZTE, 알카텔루슨트 등 세계적인 IT업체에서 이 플랫폼에 대응하는 기기가 쏟아져 나올 것으로 보인다.
◇ 챗봇 탑재된 메시징앱 ‘알로’·영상통화 전용앱 ‘듀오’
AI 기술이 채택된 메시징앱 ‘알로(Allo)’는 메시지를 주고받는 일반적인 기능 외에 구글의 어시스턴트(가상비서) 기술이 탑재된 것이 특징이다. 사용자는 알로에서 질문을 하거나 친구와 채팅을 하는 동안에도 가상비서를 호출할 수 있다. 알로는 사용자 채팅 내용이나 공유 이미지를 해석해서 사용자가 답변할 내용을 자동으로 제시해 주기도 한다. 모든 메시지 내용은 2단계로 암호화된다. 영어를 포함해 78개 언어에 대응하며 올 여름부터 안드로이드, iOS 모두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시작한다.◇ 아마존 에코와 경쟁, 구글홈
스마트홈 비서 ‘구글 홈(Google Home)’은 사람과 대화하는 작은 원통형의 스피커다. 구글의 가상비서 기술이 채택됐으며 기계학습과 AI를 활용해 사용자 행동패턴과 취향에 따라 사용자 특성을 이해한다. 아마존의 ‘에코(Echo)’와 다른 점은 여러 방에서 다수의 기기들이 함께 작동할 수 있게 디자인됐다는 것이다.
◇ 구글 I/O 2016 의미VR, 메시징앱, 스마트한 가상비서 등 구글 I/O 2016에서 공개된 내용들은 두말할 것 없이 현재 IT분야에서 가장 핫한 것들이다. 구글은 I/O를 통해 이 모든 분야에서 큰 움직임을 보여줬다. 그러나 의문점 또한 남는다. 구글의 챗봇은 아마존의 에코나 페이스북 메신저를 극복하기에 충분할까. 구글의 데이드림 플랫폼은 HTC 바이브나 오큘러스리프트를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인가. 이에 대한 답을 얻으려면 앞으로 시장에 등장할 구글 제품을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회장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