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잡형 창업으로 인기… 무인점포 성공하려면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일은 덜하고 돈은 짭짤하게 버는 것’이다. 최근 ‘무인점포’가 각광 받는 이유다. 도난·파손의 태생적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적은 초기 비용과 유지·관리 비용이 장점이다. 은퇴 전 창업도 가능해 ‘투 잡형 창업’으로 인기가 많다. 문구점부터 편의점, 코인노래방, 아이스크림 가게, 카페까지 업태도 다양하다.
◇ 은퇴 전후 소자본 창업 가능
무인점포는 소자본 창업이 가능하다. 매장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도 되니 임대료나 인테리어 비용이 적게 든다. 무엇보다 시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재택 및 육아 병행할 수도 있다. 인건비 부담이 거의 없으니 고정비용이 적고, 키오스크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니 효율성과 수익률도 높다.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주 소비층의 연령대가 낮고 무인 영업이다 보니 도난 방지가 난제다. CCTV 등 자체 보안 시스템이 필수다. 기물파손 우려도 있다. 비상 상황에서 즉각 대응이 어렵다는 점도 과제다.
무인점포지만 하루에 한 번 정도는 직접 매장에 나가 점포 관리를 해야 한다. 상품 진열부터 재고 정리, 유통기한 점검 등이 필요해서다. 특히 매장의 청결도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최근에는 자녀들이 은퇴한 부모들의 노후 생활을 위해 점포를 차려주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고 한다, 시간적 여유 속에 적당한 근로 활동이 더해져 노후 건강에도 좋다는 평가다.
가장 일반적인 무인점포는 무인 판매점이다. 문구점, 아이스크림 할인점, 반려동물 용품점, 밀키트점, 라면 편의점, 카페 등이 대표적이다. 무인문구점은 학교나 주거단지, 상업지구 주변에 많다. 10평 기준에 3000만 원대 창업 비용이 소요된다. 월 매출은 300만 원에서 1500만 원 정도라고 한다. 월세와 관리비 등 고정 지출을 제하면 수익률은 40~45% 정도다.
아이스크림 할인점은 10평 기준 창업비용이 2000만 원 정도다. 매출은 월 200만 원에서 1000만 원까지 다양하다. 마진율은 20% 정도다. 여름 매출이 많지만 24시간 냉동시설을 돌려야 해 전기료 부담이 적지 않다. 반려용품점은 사료나 간식, 장난감에 의류까지 팔아 마진율이 30%로 꽤 높다. 10평 기준 2000만 원 정도면 창업할 수 있다. 매출은 월 200만 원에서 1000만 원 수준이다. 연계 부대사업도 가능하다.
밀키트 판매점은 10~20평 정도면 창업이 가능하다. 10평 기준 2000만 원 정도의 초기비용에 월 매출은 200만 원에서 1000만 원 정도다. 수익률은 30~40% 정도다. 유통기한 관리가 관건이다. 24시간 카페는 10평 규모에 2500만 원 정도면 창업할 수 있다. 자판기 카페는 3000만 원 정도, 로봇 카페는 1억 원 수준이다. 월 매출은 입지에 따라 100만~300만 원에서 1000만 원대 까지 가능하다.
최근 맞춤형 점포로 각광을 받는 것이 ‘공간 임대업’이다. 특별한 파티나 소규모 이벤트에 공간을 빌려주는 형태라 별다른 노동력이 필요치 않다. 역시 ‘안전’이 최대 과제라 보험 가입이 필수다. 키즈 카페는 주거 지역이나 주차가 가능한 상업지역에 최소 20평에서 40평 정도면 충분하다. 초기비용은 4000만~6000만 원 정도다. 수익성이 80%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무인 스터디 카페는 인테리어 비용이 상대적으로 높아 초기 비용이 최소 6000만 원에서 1억 5000만 원까지 든다. 회원제 시스템을 통해 단골 이용자를 확보하는 식으로 상쇄한다.
무인 파티 룸은 최소 30평 이상 50평 정도가 적당하다. 최소 3000만~4000만 원 정도의 초기 비용이 필요하다. 매출은 500만~1000만 원 정도가 기대된다. 요즘 뜨는 것이 ‘무인 공유창고’다. 낚시나 캠핑, 골프 인구가 늘면서 관련 생활용품 보관 수요가 증가한 덕분이다. 최소 30평에서 최대 150평 정도가 일반적이다. 평수에 따라 최대 3000만 원에서 8000만 원 가량의 초기비용이 소요된다. 기대 매출은 월 400만 원에서 1000만 원 정도다.
1인 가구가 늘면서 오피스텔이나 원룸 촌 부근에 ‘셀프 빨래방’이 많이 들어선다. 세탁기 3대(17㎏)와 건조기 2대(20㎏) 정도에 최소 15평 정도 공간이면 가능하다. 창업 비용은 15평을 기준으로 7000만~1억 3000만 원 정도다. 매출은 월 500만~1500만 원대. 기계 오작동에 따른 시설 유지비에 수도세와 전기세 부담이 만만치 않다. 진입장벽도 낮다.
반려 동물 시장이 커지면서 ‘애견목욕 매장’도 덩달아 늘고 있다. 전문적인 목욕 및 미용 기술이 필수다. 자동화된 시스템 안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직접 목욕을 시킬 수 있어 인기다. 10평에서 20평 정도가 적당하다. 반려동물 산책로가 있으면 수요 확대에 도움이 된다. 창업 비용은 대략 5000만 원에서 8000만 원 정도에 매출은 월 400만~800만 원 수준이다. 카페나 반려동물 간식 판매로 부수입을 올리기도 한다.
코인노래방도 높은 회전율 덕분에 인기다. 미성년자 음주 및 파손 사고 등이 잦아 별도의 보안 및 안전 대책이 필요하다. 초기 비용은 1억~1억 500만 원 수준에 월 매출은 500만~1200만 원 수준이다. ‘무인 사진관’도 젊은 층이 많은 상권에서 확대일로다. 기계 고장이 잦아 예상치 않은 지출은 고려해야 한다. 최소 10평을 기준으로 총 창업 비용은 7000만 원 정도로 예상된다. 매출은 700만~1500만 원 수준이다.
좋은 입지의 최우선 조건은 ‘접근성’이다. 그래서 상권 분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부동산을 통해 인근 상가의 상권 상황과 동일 상권 내 동종업종의 점포 수, 주변 점포의 보증금이나 월세, 권리금까지 개괄적으로라도 파악해 두어야 한다. 자신의 창업 아이템으로 최소한의 소비 수준을 갖춘 장소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경쟁상대인 유사 업종의 유인 점포들까지도 충분히 살펴보아야 한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운영하는 상권정보 시스템(sg.sbiz.or.kr)을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 상권과 입지 분석은 물론 매출 및 경쟁 분석에 수익 분석까지 가능하다. 유동 및 주거 인구, 직장 인구 등 세분화된 인구 분석도 해 준다. 점포들의 월 평균 매출 건수 파악도 가능하다. 얼마나 창업 준비가 뒤어 있는 지 창업 자가진단도 도와준다.
‘마이프차(myfranchise)’에서도 상권 분석과 브랜드별 매출, 창업 비용 등을 한 눈에 비교할 수 있다. 창업하고자 하는 브랜드를 검색해 경쟁 매장 수를 쉽게 파악할 수 있고, 평균 창업 비용도 일러준다.
◇ 자신에 맞는 아이템 찾아야
어떤 업태가 유망하다고 해서 무작정 덤벼들어선 안된다.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템인지, 자신의 관심사와 어느 정도 맞는지부터 먼저 파악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사업 경험이 없는 창업 희망자라면 자신의 창업 방향에 부합하는 검증된 브랜드의 가맹점으로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낫다고 말한다. 거기서 경험과 노하우를 쌓아 궁극적으로 새로운 브랜드의 창업도 고려해 봄 직 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또 ‘탓 경영’을 절대 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안되면 손님 탓, 본사 지원 부실 탓만 하고 정작 자신의 노력 부족이나 경험 미숙, 서비스 부실은 간과해선 안된다고 말한다. 특화된 서비스로 승부하려는 노력은 않고 매출 확대를 기대할 순 없다는 것이다. 늘 ‘준비된 매장’을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만족감을 주는 ‘좋은 점주’가 되려는 노력 없이는 성공도 없다고 강조한다. 특히 무인 점포 창업을 ‘손쉬운 창업’으로 가볍게 봐선 안된다고 말한다. 절실함이 없다면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박성훈 기자 shpark@viva208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