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증권이 ‘손님’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하는 사내 정책을 본격적으로 확장하기 위해 전담 부서를 만드는 등 독특한 경영 행보에 나서 눈길을 끈다. 손님을 단순한 거래대상이 아닌 파트너로 여기는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을 이어가겠다는 게 회사측 방침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은 고객 대신 ‘손님‘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한편 고객중심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회사에 ‘손님가치본부’를 두고 있다. 전사 차원의 손님 정책을 기획, 관리하는 이 부서는 총 70명 조직으로 손님과 관련된 관계 형성부터 분석, 관리까지 손님가치 향상을 위한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한다. 성평기 하나증권 상무가 본부를 총괄하고 있다.
본부 조직은 △전사 차원의 손님 정책 기획과 관리, 손님 분석 및 관리 전략을 수립하는 손님가치전략실(10명) △온라인·영업점 미관리 손님 영업 및 관리를 지원하는 프라임PB센터(23명) △온라인(비대면 손님) 대상 콜 센터 손님 불만을 접수, 처리하고 온·오프라인 영업을 지원하는 손님케어센터(36명)로 구성된다. 특히 프라임PB센터는 온라인 고객을 대상으로 국내주식과 관련된 다양한 투자정보를 MTS와 HTS, 문자서비스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멘토스’를 운영 중이다.
증권업계는 하나증권이 다른 증권사들과 달리 ‘손님’이라는 표현을 고수하는 배경에 관심을 보인다. 이에 대해 하나증권은 “경제적 이익의 대상인 ‘고객’을 넘어서, 방문하는 모든 사람을 소중하게 응대하겠다는 철학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객’은 물건을 사러 오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사용되지만, ‘손님’은 다른 곳에서 찾아온 사람인 ‘손’의 높임 표현으로 모든 손님을 진심으로 대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손님’이라는 표현은 1991년 윤병철 하나은행 초대 행장 당시부터 설립정신으로 이어져오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통합한 직후인 2016년 3월 ‘고객’ 대신 ‘손님’이라는 표현을 공식적으로 사용한다고 공표한 이후 하나금융그룹 전 계열사가 계승하게 됐다.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부회장)도 ‘손님 중시’ 철학을 바탕으로 영업점 현장을 찾아 임직원들과 소통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부임 후 첫 행보부터 영업점 방문으로 잡았다. 일선에서 근무하는 영업점 임직원들을 만나 현장의 소리를 청취하고 자산관리(WM) 영업 부문 활성화를 위한 대화의 시간을 갖는 등 자유로운 소통을 기반으로 즐겁게 일하는 열린 조직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또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정책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며, 직원들의 자발적인 기부 참여를 독려하는 등 손님뿐만 아니라 사회와의 상생을 도모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강진으로 피해를 입은 튀르키예, 시리아 일대를 지원하기 위해 손님과 직원, 회사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기부 캠페인을 실시하기도 했다. 기부금은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강진 피해 구호 활동에 전달됐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강 대표이사의 철학이 임직원들에게 전파돼 회사의 ESG 정책을 넘어 직원 개인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어지는 등 긍정적인 시너지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