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내성이 생긴 흑생종을 억제할 수 있는 핵심 기전을 국내 연구진이 규명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김택훈 KIST 박사 연구팀이 흑색종의 내성 발생을 억제하는 새로운 항암제 개발 전략을 제시했다”고 11일 밝혔다.
흑색종은 피부 속 색소를 만들어 주는 멜라닌 세포가 일으키는 암으로, 전이나 재발이 쉽게 발생해 피부암 중 가장 치명적인 암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피부암 환자 증가는 인구 고령화에 의한 세계적인 추세”라며 “피부암 환자의 60% 이상은 70대 이상으로, 향후에도 한국 인구 고령화에 따라 지속적으로 국민 건강에 위협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재 임상에서는 비라프(BRAF)라는 발암 유전자를 억제하는 표적 항암제로 흑색종을 치료하고 있지만, 약물에 대한 내성이 빠르게 발생해 치료 효과가 높지 않다는 한계가 있었다.
김 박사팀은 BRAF 항암제에 내성을 지닌 세포주 모델을 이용해 AMD(S-adenosylmethionine decarboxylase)1 유전자의 활성이 항암제 내성을 가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AMD1 유전자는 세포의 성장과 증식을 촉진하는 폴리아민(polyamine) 생합성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데, 일반적으로 암세포에서 폴리아민이 더 높은 수준으로 나타난다.
이번 실험을 통해 이 유전자의 활성을 조절한 결과, 폴리아민 생합성을 억제하면 BRAF 항암제에 대한 내성도 낮아져 흑색종이 사멸됨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항암제 내성 흑색종에서 발암 유전자(c-Myc)에 폴리아민 생합성의 증가를 유발하고 있음을 밝혔다. 이렇게 증가된 폴리아민이 미토콘드리아 단백질의 양을 증가시켜 미토콘드리아 활성을 높였고, 이로 인해 항암제에 내성을 지닌 암세포의 증식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흑색종 항암제 내성 발생 핵심 기전임을 규명했다.
김택훈 박사는 “가장 치명적인 피부암인 흑색종의 항암제 내성 발생의 핵심 기전을 규명, 대사항암제 개발을 위해 BRAF 돌연변이가 자주 나타나는 대장암·갑상선암 등에서 폴리아민 대사 조절을 통한 항암 효과 검증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KIST 주요사업 및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선행융합연구사업 및 창의형 융합연구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결과는 국제학술지 ‘몰레큘러 캔서(Molecular Cancer)’ 최신호에 게재됐다.
류용환 기자 latte100news@viva208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