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제7회 창원조각비엔날레, 도시에 축적된 사회상과 역사성 깎아 펼쳐보이는 ‘큰 사과가 소리없이’

허미선 기자
입력일 2024-09-18 18:30 수정일 2024-09-18 18:30 발행일 2024-09-19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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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Board] 27일 '창원조각비엔날레'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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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제7회 창원조각비엔날레 ‘큰 사과가 소리없이’ 출품작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익현의 ‘하나-둘-여럿’ 중 일부, 세바스찬 위커로스의 ‘무제 (전문적 변형), 안종연 ‘아마란스’, 키타가와 타카요시의 ‘열리는 표층’(사진제공=창원문화재단)

광주, 부산 등 지역을 대표하는 비엔날레가 한창인 가을 초입, 국내 유일의 창원조각비엔날레(9월 27~11월 10일 성산아트홀, 성산패총, 창원복합문화센터 동남운동장,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가 올해로 7회를 맞는다.

창원조각비엔날레는 문신, 김종연, 박종배, 박석원, 김영원 등 한국 대표 조각가를 배출한 창원 특화 프로젝트로 2년에 한번씩 치러진다. 2010년 창원이 배출한 조각가 중 문신을 기리는 문신국제조각심포지엄으로 물꼬를 트고 2012년 조각비엔날레 형식으로 출범해 동시대 조각예술 탐구를 비롯해 국제 조각 전시 담론 및 동향을 공유해 오고 있다.

제7회 창원조각비엔날레
제7회 창원조각비엔날레 주제 ‘큰 사과가 소리없이’ 포스터(시진제공=창원문화재단)

본 행사에 앞서 지난해 프롤로그 전시 ‘미래에 대해 말하기: 모양, 지도, 나무’로 워밍업을 마친 제7회 창원조각비엔날레의 주제는 ‘큰 사과가 소리없이’(Silent Apple)다.

첫해 ‘자연과 생명의 시메트리-애시메트리’를 시작으로 ‘Dreaming Island 꿈꾸는 섬’ ‘THE SHADE OF THE MOON 月影’ ‘억조창생(億造創生)’ ‘불각의 균형, 不刻의 均衡, The Balance of Non-Sculpting’ ‘비(非)조각 - 가볍거나 유연하거나’ ‘채널 : 입자가 파동이 되는 순간’에 이은 ‘큰 사과가 소리없이’는 김혜순 시인의 ‘잘 익은 사과’ 중 한 구절로 창원을 큰 사과에 빗댄 주제다.

사과 껍질이 깎이는 과정과 조각의 깎는 행위 및 시간을 통해 창원이라는 도시에 축적된 기억을 깎아내 펼쳐 보인다.

성산아트홀과 성산패총, 창원복합문화센터 동남운동장,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 등에서 동시대조각의 수평성을 비롯해 창원이라는 도시의 역사와 변화, 공동체의 움직임, 여성과 노동 등을 조각으로 형상화해 풀어낸다. 

이 주제에 대해 현시원 예술감독은 “동시대 조각을 창원 도시 전역에 수평적으로 배치해 조각 특유의 움직임을 조명한다”고 밝혔다. 국내외 60여명(팀)의 국내외 작가가 창원을 비롯한 마산, 진해 풍경, 50주년을 맞은 창원국가산업단지를 기념하는 도시의 시간성, 1973년 발굴한 조개무덤인 사적 제240호 성산패총이 상징하는 역사성 등을 아우른다. 

지난 7월 사전 프로그램을 통해 창원, 서울, 덴마크 코펜하겐 및 말뫼 독일 베를린 등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노순천, 쥬노 JE 김&에바 에인호른(Jeuno JE Kim & Ewa Einhorn)이 교환 프로젝트 ‘시청각X무하유’를 선보인 제7회 창원조각비엔날레는 전시와 심포지엄 ‘씨앗과 껍질’을 비롯해 워크숍, 국내외 예술가, 연구자, 시민, 관객 등이 어우러지는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