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찍고 아세안 향하는 재계 총수들 ‘바쁘다 바빠’

박철중 기자
입력일 2024-09-19 06:48 수정일 2024-09-19 06:48 발행일 2024-09-1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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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최태원정의선구광모
(왼쪽부터)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사진= 각 사 및 연합뉴스)

삼성전자, SK, 현대차·기아, LG 등 국내 4대 그룹을 비롯한 주요 그룹 총수들이 이달 체코에 이어 내달 아세안 국가를 잇따라 방문해 신규 사업 모색과 현지 사업 점검에 나선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이번 체코 방문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과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등도 여기에 함께한다.

경제사절단은 이들 총수를 비롯해 대기업, 중견·중소기업 관계자 등 50∼60명 규모로 꾸려졌다.

특히 대한상의 회장을 겸하고 있는 최태원 회장은 대한상의가 체코상의 등과 함께 개최하는 한·체코 비즈니스포럼을 주재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첨단산업, 고속철도, 우크라이나 재건 등에서의 양국 협력 방안과 함께 국내 기업의 체코 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민간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양국 기업인들은 이번 교류를 계기로 양국 간 원전 협력을 강화하는 것을 비롯해 미래차, 배터리, 수소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할 예정이다.

체코 측도 산업구조 고도화를 추진하면서 첨단 기술을 보유한 한국과의 협력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33년 탈석탄 정책을 추진 중인 체코는 수소와 원전 등 대체에너지 개발 수요가 크다.

아울러 양국 경제계는 철도와 도로, 병원 등 인프라 재건에 필요한 기술을 보유한 한국 기업과, 우크라이나 진출 경험과 네트워크 등이 풍부한 체코 기업 간 협력 방안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체코는 유럽 비즈니스의 거점으로, 한국과는 1990년 수교 이래 꾸준히 경제협력을 확대해 왔다. 현재 현대차를 비롯해 100개 이상 기업이 진출해 있다.

삼성은 앞서 1980년대 후반 동유럽 국가들의 경제 개혁이 빨라지자 기회 선점을 위해 헝가리, 폴란드, 체코, 불가리아 등에 진출했다. 삼성전자는 1992년 2월 체코 국영기업 칼렉스와 합작법인 ‘삼성 슬로바키아’를 설립해 냉장고를 연간 46만대씩 생산하기도 했다. 현재는 체코에 판매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SK그룹은 체코와 현재 직접적인 사업 관계는 없지만, 배터리와 반도체, 수소 등의 분야에서 향후 사업 협력 기회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체코 노소비체에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공장을 운영 중이다.

LG는 LG전자가 1992년 프라하에 판매지점을 설립한 이후 30여년 동안 가전을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해 왔으며, 최근 전장 부품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어 추가 협력 기회를 모색할 전망이다.

포스코그룹은 수소프로젝트가 활발히 진행 중인 체코에서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청정수소 생산 사업 등을 체코 내 수소프로젝트와 연계하는 방안 등 수소 사업 기회를 모색할지 주목된다.

두산은 체코 신규 원전 수주가 최종 확정되면 핵심 기자재를 공급하고 시공을 맡게 된다. 원전에 들어가는 증기터빈 등 2차 계통 핵심 주기기는 두산에너빌리티와 그 협력사가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회장, 정의선 회장을 비롯한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등은 내달 6~9일로 예정된 ‘2024 아세안 경제사절단’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경제사절단은 10월 라오스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정상회의’ 시기에 맞춰 각국 기업인들의 교류와 경제협력 확대를 위해 추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총수들은 싱가포르와 필리핀 등 유관 사업을 벌이고 있는 국가를 찾아 현지 정부·기업과의 협력 강화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기업은 현지 사업 확대 관련 업무협약(MOU) 체결을 예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철중 기자 cjpark@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