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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망원동', 배 채우러 갔다 마음까지 채웠다

[은밀한 서울 투어] (26)망원동

입력 2015-09-0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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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망원동에 위치한 ‘손탁커피’. 이곳에선 매주 주말 작은 음악회가 열린다. (사진 제공=손탁커피)

 

배를 채우러 갔다 마음까지 채운 느낌이다. 2호선 홍대입구역과 6호선 합정역에서 5~10분 거리에 있는 서울 마포구 망원동은 우선 ‘먹자 거리’로 통한다. 

 

이곳을 대표하는 ‘망원시장’은 재래시장 특유의 넉넉한 인심으로 방문객을 반긴다. 이미 입소문이 나 멀리서 찾아오는 닭강정부터 크로켓, 튀김, 국수 등 시장에는 맛있는 음식이 가득하다. 시장 밖에는 홍대 느낌을 그래도 가져온 식당들도 즐비하다. 

 

맛있는 틈 사이엔 방문객의 마음을 채우는 골목이 있다. 주택가 골목에 들어선 조그만 책방, 디자인숍, 갤러리 등 다채로운 문화 공간은 적당히 배를 채운 사람의 마음을 붙잡는다. 망원동을 제대로 즐기는 진짜 여행은 그때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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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동에 위치한 동네 책망 ‘만일’ 내부 모습. 책방을 찾은 방문객이 책을 둘러보고 있다.


◇마음까지 채우는 망원동 문화 볼거리

6호선 망원역 2번 출구로 나와 안쪽 골목으로 들어가면 이내 ‘망원시장’이 보인다. 많은 인파가 몰린 시장을 지나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한적한 거리가 나온다. 

 

그 한쪽에 동네 책방 ‘만일’이 있다. 5평 남짓한 공간에는 대형서점에서도 볼 수 있는 책부터 독립출판 간행물까지 다양한 읽을 거리가 있다. 지나가는 사람은 작은 가게라 잠깐 들렀다 가야지 생각하지만 안에 들어서면 마음이 바뀐다. 따뜻한 인테리어는 책 모두를 펼쳐보고 싶게끔 배치돼 있고 사이사이 만져보고 싶은 소품들이 놓여있다.

이곳 단골 김지원(26)씨는 “사는 곳은 합정역이다. 과일을 저렴하게 파는 망원시장을 자주 찾다가 우연히 이곳을 알게 됐다. 여기선 굳이 책을 사지 않아도 편하게 읽고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대형 서점에서는 느낄 수 없는 만족감을 준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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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책방 ‘만일’

 

‘만일’에 전시된 일부 소품은 근처 디자인가게 ‘제로 퍼 제로(ZERO PER ZERO)’에서 제작된 물건이다. 책들 사이에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예쁜 지구본도 그곳에서 가져왔다. 

 

‘제로 퍼 제로’는 ‘만일’에서 한강 쪽으로 5분 정도 걸어가면 찾을 수 있다. 안에는 세계 대중교통 노선과 주요 도시 랜드마크 소재로 활용한 디자인 제품이 전시돼 있다. 특히 흔치 않은 색감으로 덮인 세계 지도와 뉴욕·런던 등 해외 지하철 노선도는 집에 걸어두고 싶을 정도로 탐이 난다.



망원동이 유명해지면서 자연스레 커피전문점도 거리마다 생겨나고 있다. 그중 ‘손탁커피’는 뮤지션들에게 사랑받는 장소다. 유리로 된 벽 앞에는 음악가를 위한 무대가 있다. 일반 바닥보다 높게 마련된 무대 위에는 악보를 놓은 보면대와 스피커가 늘 준비돼있다. 공연을 하고자 하는 음악가는 매주 주말 저녁 그곳에서 자신의 실력을 뽐낸다. 그들의 노래를 바로 앞에서 들을 수 있는 좌석은 따로 예약해야 할 정도로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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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탁커피’에선 매주 주말 작은 음악회가 열린다. 공연이 열리는 날 좋은 자리를 앉고 싶다면 미리 예약을 하는게 좋다.

 

공연이 있는 시간대에 우연히 찾은 손님은 예상치 못한 이벤트에 즐거워하고 단골들은 기억하고 있다가 방문하곤 한다. 

 

‘손탁커피’의 김택수 대표는 “홍대와 합정동, 망원동 일대에 많은 음악가들이 살고 있다. 하지만 일부 유명한 사람을 제외하곤 설 수 있는 무대가 제한적이다. 비록 크지 않은 공간이지만 이곳은 음악가가 자신의 노래를 마음껏 부를 수 있는 공간”이라며 “음악과 카페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망원동을 찾은 방문객에게 맛있는 커피를 대접하고 좋은 음악을 들려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장미여관’ 육중완이 사랑 하는 망원동 먹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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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나 혼자 산다’에 소개된 ‘망원시장’ 모습. (사진 제공=MBC)

 

망원동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핫 플레이스가 된 데는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가 큰 몫을 했다. 

 

망원동 옥탑방에 혼자 사는 밴드 ‘장미여관’의 보컬 육중완이 그 주인공. TV 속 옥탑방은 궁핍하지만 낭만적이다. 그 옥상 저편으로 보이는 풍경은 흔하지만 동시에 정겹다. 

 

일상을 특별하게 바꾸는 것은 인기 TV 프로그램이 주는 힘이다. 망원동을 대표하는 망원시장에 들어서면 그 힘을 체감할 수 있다. 육중완이 먹은 닭강정은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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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동을 대표하는 관광명소 ‘망원시장’

 

‘무한도전’, ‘나 혼자 산다’ 등 TV 프로그램 이름이 적힌 가게 현수막 아래엔 한입에 쏙 들어가는 닭강정이 종류별로 놓여 있다. 

 

입에 넣으면 퍽퍽한 순살 치킨과는 다른 촉촉한 식감이 일품이다. 가격도 착하다. 종이컵에 담아주는 제일 작은 사이즈 3000원, 1마리는 1만원이다. 시장 여기저기 숨은 맛있는 먹거리를 생각한다면 작은컵 또는 4000원짜리 큰컵이면 충분하다.

망원시장에는 크로켓도 유명하다. 정준하가 출연하는 프로그램 ‘식신로드’에 방영되면서 더욱 인기가 많아진 먹거리다. 김치, 감자, 잡채, 팥 등이 들어간 크로켓의 가격은 1000~1500원 사이다. 판매대 옆에는 주방이 있다. 크로켓을 찾는 사람이 많아 제품은 빨리 순환되는 편이다. 덕분에 갓 구운 따뜻한 크로켓을 먹을 수 있다. 그 외에도 시장엔 손칼국수, 오징어 튀김이 들어간 오징어 김밥 등이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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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시장’에서 파는 닭강정.

 

망원시장 안이 친숙한 맛이라면 그 밖은 세련된 맛이다. 

 

직접 배양한 천연 발효종으로 매일 구워 내는 식빵을 파는 ‘라팡(LAPIN)’은 특히 동네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빵집이다. 가게는 주택가 사이에 있어 정확히 위치를 알고 가지 않으면 자칫 지나칠 수 있다. 하지만 가게 근처 즈음이다 싶을 때면 고소한 빵 냄새가 후각을 사로잡는다. 빵은 ‘당일 판매’를 원칙으로 한다.

먹거리 여행은 주택가를 지나 한강 쪽으로도 이어진다. 

 

망원동에서 한강으로 이어진 굴다리를 지나면 바로 자전거 마니아들이 좋아하는 코스가 나온다. 그래서 망원동은 라이더에게 코스의 출발점이자 다시 복귀하는 목적지이기도 하다. 

 

등산객이 산에서 내려와 막걸리를 찾듯 라이더는 이곳에서 맥주를 찾는다. 

 

그 안주로는 당연히 치킨이다. 매일 밤 가게 앞은 자전거 동호회 회원들로 인산인해다. 가격은 역시 착하다. 치킨 한 마리 기준 보통 1만원 내외. 가게 중 일부는 조각 치킨도 판매한다. 시원한 맥주 생각이 간절하지만 자전거로 소모한 칼로리가 아까운 일부 라이더는 500cc 맥주 한잔과 조각 치킨 하나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그렇게 망원동의 밤은 알차게도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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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호선 망원역에서 망원시장으로 이어지는길. 이곳은 매일 정오가 지나면 저녁 찬거리를 준비하는 지역주민과 방문객이 섞여 인산인해를 이룬다.

 

망원동 지역주민은 동네가 유명해지는 걸 달가워하지 않는다. 

 

오랫동안 이곳에서 월세·전세로 살아온 사람은 집값이 오른다며 투덜대고 수십 년 터를 잡고 살아온 주민은 시끄러워졌다고 혀를 찬다. 그런 불평 사이에 그들도 인정하는 사실 하나가 있다.

‘동네에 생기(生氣)가 넘친다.’

가끔 지나쳐서 문제지만 사람이 모여 분출되는 에너지는 없는 것보다 낫다. 다행히 망원동의 생기는 시끄러운 변화가 주는 인공적인 것이 아니다. 망원동을 사랑 하는 사람은 이제 변화를 받아들인다. 대신 ‘지금 이 느낌 그대로 나아가길…’ 빌며.

글·사진=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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