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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빠르지 않아도 꾸준히"…20대 농부가 전하는 수확의 의미

입력 2019-07-16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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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골의 한가로운 풍경, 영농이 한창인 한여름. 농촌서 요즘 보기 힘든 20대 청년이 일손을 진두지휘합니다.

주인공은 올해 24세 3년차 농부 이경환 씨.

선대의 가업을 잇고자 전북 정읍에서 일찍이 농부의 길로 뛰어들었습니다.

고구마, 팥, 쌀, 파 오리농장 등 복합영농업을 하는 경환 씨는 늘 24시간이 모자랍니다.

대학 졸업 직후, 20대 초반부터 본격적인 농부가 된 경환 씨. 도시로 향하는 또래와 달리 농사를 시작한 계기는 무엇일까요?

“저는 병역도 농업과 관련해 산업기능요원으로 신청했기에 경력과 소득을 꾸준히 이을 수 있었어요. 또 요즘 같이 어려운 시기에 직업이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2018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 농업 종사자는 231만명. 이 중 65세 고령인구 비율은 44.7%. 비농업 평균(14.3%)의 3배를 웃돌고 있는 현실입니다.

그러나 최근 소년농부 한태웅 군, 처녀농부 강보람 씨 등의 삶이 대중에게 알려지며 청년농부에 대한 시각도 긍정적으로 바뀌었습니다.

정부도 이에 맞춰 청년층의 농업 분야 진출 장려와 농촌 적응을 위한 정책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청년창업농 영농정착지원사업 (만18세~40세 대상)

▲지난해부터 1600명씩, 올해까지 3200명 선발 완료 ▲월 최대 100만원 3년간 지원 ▲창업자금·농지임대·영농기술 교육 등 연계 지원

◇후계농업경영인 육성자금 지원 (만18세~50세 대상)

▲자금·농지임대·기술 교육 등 지원 ▲최대 3억원 대출(금리2%)

그러나 프로농사꾼 경환 씨는 정부 정책들이 현실과 다소 동떨어졌다고 비판합니다.

“후계농업경영인 자금지원을 보면 대출한도가 3억원밖에 안됩니다. 부지 매입에만 이 돈을 다 쓰는데 농사에 필요한 기구, 비료, 인부 임금 등은 다른데서 끌어와야 하는 게 현실입니다. 또 정부에서 하는 것이다보니 서류 절차나 필수교육 등 시간소요가 많아요. 농부가 밭에서 일해야하는 시간을 따로 빼야하니 좋은 제도임에도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경환 씨는 농사를 선택하며 얻은 장점도 많다고 말합니다.

“여러모로 농사가 쉽지않은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꾸준히 노력한만큼 결실이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에요. 준비부터 수확까지 모두 제 손을 거치는 점도요.”

경환 씨의 농사 사랑은 SNS에서도 나타납니다.

“일하다가 틈틈히 사진을 찍으면 제가 한 일을 돌아볼 수 있어서 좋아요. 또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오늘은 ‘파’한다, 내일은 ‘고구마’한다 등을 사진으로 보여주면 의사소통도 쉽고요.”

이렇게 어느덧 프로농사꾼이 된 경환 씨는 농사의 본래 덕목을 늘 되새깁니다. 당장의 어려움이 있어도 그만의 목표가 있기 때문이죠.

“많이 배우고 빠르지 않아도 꾸준히 버텨보려고요. 몇 십 년 일해도 어려운 게 농사지만, 저만의 브랜드를 시장에 알리는 그 날을 생각하면 힘이 납니다.”

사진=연합뉴스, 이경환, 한태웅, 강보람, 게티이미지뱅크

기획: 이종윤 기자 yagubat@viva100.com
디자인: 김세희 기자 popparrot@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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