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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여행사 직원에서 캠핑카 여행 유튜버로… "은퇴 후 삶을 즐기는 방법 배웠죠"

[열정으로 사는 사람들] 실버 유튜버 '비비새' 김금녀씨

입력 2019-09-23 07:00 | 신문게재 2019-09-2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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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유튜버 김금녀씨가 10일 서울 마포구 50플러스재단 중부캠퍼스에서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철준 PD)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함께 유튜브는 이제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플랫폼이 됐다. 특히 시니어 계층에게는 더욱 그렇다.

한때 젊은 층이나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여겨졌던 유튜브는 지금은 시니어 계층에게 더욱 일상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한국에서 50대 이상 중장년층은 전 연령층 가운데 유튜브를 가장 많이 보는 세대가 됐다.

이제 시니어들은 유튜브를 보는 데만 만족하지 않는다. 100만 구독자를 거느린 ‘막례쓰’ 박막례 할머니, 방송 출연 한번으로 전 국민적 인기를 얻은 ‘할담비’ 지병수 할아버지를 비롯한 시니어 세대들은 적극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해내는 공급자 역할을 하고 있다.

아직 유튜버로 불리기에 어색함을 느낀다는 김금녀씨(65)는 ‘비비새’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 초보 유튜버다. 주력 콘텐츠는 캠핑카를 이용한 주말 국내 부부 여행. 캠핑카를 산 것은 남편의 결단이었고 여행에서 남긴 사진과 영상 등을 이용해 유튜브를 제작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김 씨의 아이디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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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금녀 씨 부부가 여주 이포보 오토캠핑장에서 기념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채널 ‘비비새’ 영상 캡쳐)

 

◇ 남편과 주말 캠핑카 여행이 시작

“정년퇴직 후에 무슨 일을 하는 게 좋을까 고민하고 있던 시기 남편이 떡하니 캠핑카를 구매해 온 거에요. 어이가 없기도 했는데 여행을 다녀보니 또 재미있더군요. 이걸 추억으로 남겨놓으면 재밌겠다 싶어서 핸드폰으로 영상을 찍게 됐죠. 그게 시작이었어요.”

김 씨는 국내 여행사에서 관광통역안내사로 근무했다. 성실하고 열정적으로 근무한 결과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여행사에 근무하다 보니 여행은 휴식이 아니라 일의 일부였다. 회사와 자택만을 쳇바퀴 돌듯 하던 일상에서 벗어나게 되면서 김 씨가 최우선으로 꿈꾼 삶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었다.

“막상 퇴직하고 혼자 쓸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지니까 무슨 일을 해야하는 게 좋을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재취업을 하기보다는 매일 아침에는 출근하고, 저녁에는 퇴근해 집에 돌아오는 일상을 벗어나 보자고 생각했어요. 집 근처에 퇴직자들이 쉽게 도움을 얻을 수 있는 곳이 있다고 해서 서울시50플러스재단에 가보게 됐죠.”

 


◇ 밴드 활동·전시회 등 사회와 지속 소통

김 씨는 서울시50플러스재단을 비롯해 기업의 시니어 프로그램 등을 적극적으로 이용했다. 평소에 예술에 관심이 많았던 김 씨는 도심권50플러스센터를 통해 포토샵을 이용해 작품을 만드는 문화프로그램을 수강, 수강생들과 함께 전시전을 열기도 했다.

그녀와 마찬가지로 열정이 있는 퇴직자들과 뜻을 모아 사회공헌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은 끝에 타악기 밴드를 만들기도 했다. KDB나눔재단의 지원을 받아 강사를 초빙하고 단체의상 등을 갖췄다. 지금도 서울 시내 노인 장기요양 시설 등에서 지속적으로 자원봉사 연주를 지속하고 있다.

“은퇴를 한 이후에 오히려 더 바쁘게 살고 있어요. 주변인들과 함께 활동하면서 오히려 더 활력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원동력을 얻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지금 하고 있는 그림 전시전도, 타악기 연주회도 물론 제가 좋아하는 일이긴 하지만, 이 활동을 같이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제가 은퇴 후에도 사회 속에서 고립되지 않고 소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 씨가 그저 추억 기록용이라고 생각했던 여행 영상을 본격적으로 유튜브 콘텐츠로 기록하게 될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LG유플러스과 함께 진행한 ‘50+ 유튜버스쿨’에 참가하게 되면서부터다. 총 10팀을 선발하는 이번 유튜버스쿨에 신청자만 700여팀 가량이 몰렸다. 7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김 씨는 50플러스재단 중부캠퍼스에서 진행된 유튜버스쿨을 통해 유튜브 운영에 필요한 기본 교육부터 촬영·편집·자막 등 콘텐츠 제작 및 채널 운영에 필요한 필수 강의는 물론 인기 유튜브 스타 사례연구와 채널 노하우를 전수받았다. 영상 촬영과 편집 등 기술적인 부분은 물론이고 영상의 길이와 업로드 빈도수를 조절해야 한다는 운영적인 부분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점을 배웠다는 게 김 씨의 설명이다.

“콘텐츠가 캠핑카 여행이다 보니 한 번 촬영할 때마다 영상 길이가 매우 길어요. 영상을 편집하고 자막 작업 등을 거쳐 최종본을 만드는 데 평균적으로 사흘 정도가 걸리는 것 같아요. 특히 유튜브스쿨을 진행하면서 캠핑카를 바꾸고 여주 캠핑장에 첫 여행을 다녀왔는데, 그 여행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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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유튜버 김금녀씨가 10일 서울 마포구 50플러스재단 중부캠퍼스에서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철준 PD)

 

◇ 콘텐츠 다양화·구독자 1000명 목표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진행된 유튜버스쿨 교육 중 김 씨는 15개 가량의 새 영상을 업로드했다. 초반 지지부진하던 구독자 수도 콘텐츠가 안정화되면서 빠른 속도로 늘며 400명을 돌파했다. 구독자들이 영상을 보며 댓글을 남기는 것이 가장 신기하다는 김 씨의 목표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처음에는 그냥 추억 기록용으로 시작한 만큼 수익 창출이나 그런 건 불가능할거라고 생각했는데, 유튜버스쿨을 들으면서 영상 퀄리티가 좋아지면서 구독자 수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어요. 수익 창출 조건이 구독자 1000명 이상, 재생시간 4000시간 이상인데 올해는 가능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남편에게 수익이 발생하면 출연료를 지급하겠다고 얘기했었는데, 적더라도 수익이 발생하면 영상 퀄리티를 더 높인다거나 장기적으로는 제가 참여하고 있는 봉사활동에 사용하는 등 더 많은 활동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가 됩니다.”

유튜브에 푹 빠져있는 김 씨는 앞으로도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다. 특히 캠핑카 여행에 국한돼 있는 콘텐츠를 다양화하는 것이 가장 우선적인 과제라고 털어놨다.

“이번 여름에는 유튜버스쿨을 다니느라 여행이 대부분 좀 짧고 단조로울 수밖에 없었는데요. 아무래도 캠핑카 여행이라는 콘텐츠는 여러 번 반복하면 한계가 있어서 이런 것들을 보완하려고 하고 있어요. 제가 그림을 그리거나 악기도 다룰 줄 아니까, 길게 여행하면서 좋은 경치를 그림으로 그려보거나 지역 축제에 참가해서 남편과 함께 젬베 버스킹을 하는 등 여러 재밌는 활동도 많이 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전혜인 기자 hy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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