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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영화 '테넷'을 보느니 이 영화! '후쿠오카'

[Culture Board] 장률 감독의 '후쿠오카', 배우들 본명으로 등장해 재미 더해
시공간 넘어들며, 한국과 중국, 일본 배우들의 앙상블 매력적

입력 2020-08-26 18:00 | 신문게재 2020-08-27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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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1
15세 관람가인 영화 ‘후쿠오카’.(사진제공=㈜인디스토리,㈜률필름)

 

“우린 너무 긴장하고 살아서 그래요.”

27일 개봉한 영화 ‘후쿠오카’의 소담이 말하는 대사다. 이 작품은 사실상 동시개봉하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테넷’의 유일한 경쟁작이자 가장 매혹적인 영화다. 두 작품 모두 시공간을 넘나든다는 공통점을 굳이 우겨넣지 않더라도 천문학적인 제작비와 현란한 액션이 담긴 ‘테넷’에 비해도 ‘후쿠오카’의 매력은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박소담을 필두로 권해효, 윤제문이 실제 본명으로 영화적 캐릭터에 등장해 한국 관객들에게는 더욱 보는 재미가 있다. 극중 28년간 의절한 선후배 사이인 해효와 제문. 둘 사이에는 재일동포 출신의 순이가 있다. 동시에 두 사람을 사랑한 여자는 고향으로 떠나버리고 두 사람은 각자의 방식으로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해효는 순이의 고향 후쿠오카에서 술집을 운영하고 제문은 한국에서 셋이 자주 갔던 서점을 인수했다. 

‘후쿠오카’에 정작 순이는 등장하지 않지만 그 사이의 연결고리는 꽤 깊다. 중국 출신의 장률 감독은 한국에서 활동하는 자신의 정체성을 그간 ‘망종’ ‘경주’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를 통해 표출해 왔다. 대륙과 반도의 경계에서 세 나라의 아픔과 역사를 문학과 영화, 그림을 통해 은유했다. ‘후쿠오카’ 역시 윤동주 시인의 ‘사랑의 전당’과 ‘자화상’ 두 작품을 직접 등장시켰다. 후쿠오카는 수많은 재일 동포가 살아가고 있는 항구도시이자 민족 시인 윤동주가 숨을 거둔 곳이기도 하다.

후쿠오카
매혹적이고,기묘한 러브 스토리.영화 ‘후쿠오카’의 한 장면.(사진제공=㈜인디스토리,㈜률필름)

 

극 중 가장 아름다운 장면은 정전된 술집에서 촛불을 소품 삼아 술김에 하는 연극이다. 꿈인지, 진심인지 모를 상황에서 세 사람은 각자의 진심을 토해 낸다. 시종일관 어린애 수준으로 싸우는 두 남자의 유치함이 극에 달하는 찰나 영화는 그렇게 연극을 품고 색다른 장르의 확장을 뽐낸다.

 

극중 박소담이 순이의 딸인지 혹은 두 남자 중 한 사람의 숨겨둔 자식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신파가 아니다. 영화 ‘기생충’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박소담은 ‘후쿠오카’를 통해 연기적 카타르시스마저 느꼈을 것이 분명해 보인다 배우가 가진 소녀와 여성 사이의 모호한 경계를 가장 탁월하게 확장시킨 건 봉준호 감독이 아닌 장률이다. 적어도 박소담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대선배인 권해효와 윤제문은 거대한 산 보다 작은 개울과 도랑 같은 존재로 후배의 연기에 ‘판’을 깔아 준다. 절정은 영화의 엔딩이다. 구조와 장소를 막론하고 핸드헬드 기법을 동원해 롱테이크샷으로 배우들을 찍은 장률 감독은 마지막 신에서 장르를 로드무비에서 호러로 변화시킨다. ‘후쿠오카’는 3시간 짜리 ‘테넷’을 IMAX로 보는 재미와는 또 다른, 혹은 그에 못지않은 잔상으로 관객들의 뇌리에 박힐 것이다. 85분.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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